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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7회 교육주간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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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5-12 ㅣ No.454

2012년 제7회 교육주간 담화문

(2012. 5.21-27)


새로운 복음화와 학교 교육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지난 2006년 춘계 정기 총회에서 가톨릭 교육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청소년 주일인 5월 마지막 주일을 포함해 그 전 주간을 ‘교육 주간’으로 제정했습니다. 올해는 그 일곱 번째 해입니다.

 

교회가 제시하는 올바른 교육은 인간의 완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구원의 신비와 신앙의 은혜를 더 잘 의식하도록 돕는 것입니다(그리스도인 교육 선언 2항 참조). 이러한 교육은 교회의 자녀들을 전인적인 성장으로 이끌고, 신앙과 생활이 일치된 삶으로 인도하며, 그들이 신앙의 힘과 지혜가 스며 있는 공동체 안에서 영원한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요한 14,6 참조) 따르고 닮아가게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교적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교회는 이러한 신자의 교육권을 위해서 온갖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별히 공의회는 교육 기관 가운데 ‘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는 학교가 학생들의 지적, 문화적, 인격적 성장뿐 아니라 영성적 성장을 도모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그리스도인 교육 선언 1.2.5항 참조). 

 

올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막을 올린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에 바탕을 둔 ‘새로운 복음화’(New Evangelization)라는 말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1979년 처음 사용하신 이래로 교회 안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었으며,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도 세계주교대의원회의 2012년 정기 총회(10월 7∼28일)의 주제를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 복음화’로 정하셨습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현대 사회와 문화들이 중대한 변화를 겪으며 그리스도 신앙과 그 선포와 증언에 반대하는 도전들에 맞서 교회가 기울이는 새로운 노력을 함축적으로 표현합니다. 새로운 복음화가 ‘새로운 복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히브 13,8)이시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새 신자 복음화의 의미를 넘어서서 기존에 세례 받은 우리 신자들이 세례 때의 복음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선임 교황이신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우리 신자들이 신앙생활 안에서 타성에 젖은 무기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제19차 라틴 아메리카 주교 총회, 1983년)으로 활력이 넘친 신앙생활, 충만한 복음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새로운 복음화를 요청하는 보편 교회와 함께 우리도 교육의 본질과 학교 교육 본연의 사명을 성찰해야 합니다. 지금의 교육은 세속화와 도시화,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개인주의, 외모 지상주의, 물질주의, 배금주의에 물들어 있습니다. 세속주의에 빠진 교육은 출세 지향적 학벌주의로, 학벌주의는 지나친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은 과다한 경쟁과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같은 비인간화를 가속화하는 모습으로 우리 교육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날 학교에 만연된 학교 폭력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해 우리는 새로운 복음화의 입장에서, 열정을 가지고 젊은 세대를 키우는 일에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겠습니다. 

 

가톨릭 학교 교육은 현대 사회의 세속주의, 학벌주의, 비인간화의 풍조 때문에 공교육 안에 만연된 경쟁주의, 입시주의, 학교 폭력과 같은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 학교들이 간직하고 있는 ‘영성의 가치’는 경쟁적 세속주의를, ‘평화·공존의 가치’는 학벌 위주의 입시주의를, 그리고 ‘생명의 가치’는 학교 폭력과 반생명적 문화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올바른 학교 교육을 위해서 교회, 교사, 학부모들이 협력하여 영성, 평화, 생명의 가치에 입각한 올바른 종교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서로 협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은 시작과 마침이신 그리스도를 상기하며 영적인 성화와 인간화를 위한 전인 교육과 새로운 복음화라는 교육 본연의 자세로 회귀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 시대에 새로운 복음화를 요청하는 교황 성하와 일치하며 우리 한국 교회와 그 구성원들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으로 열성을 다해 그분을 닮은 삶을 살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새로운 복음화와 종교 교육의 봉사자들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혜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 은총이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2012년 5월 교육 주간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최기산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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