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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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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45회 군인주일 군종교구장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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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9-05 ㅣ No.464

천주교 군종교구

제45회 군인주일 담화문

(2012년 10월 7일)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은 45회째 맞는 군인주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후방 각지에서 조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애쓰는 국군 장병들과 또 이들과 함께하는 군종사제들의 사목활동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믿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

 

군종교구는 올 한해 ‘믿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라는 사목목표를 가지고 믿음 안에서 성숙한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도와 진리의 탐구, 복음 선교에 집중하여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통해 군 복음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안에서 매년 군에서 세례를 받는 청년 신자 수는 약 2만 8천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청년들이 하느님을 찾는다는 사실은 마땅히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역 후 신앙생활을 지속하는 이들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씨 뿌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군종사제들은 믿음의 씨앗을 청년들의 마음에 정성스럽게 심어주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지만, 전역 후 사회 안에서 겪게 되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많은 유혹에 가려져 그들 안에 심어진 믿음의 씨앗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농부들은 한해 농사를 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매년 씨를 뿌리고, 가꾸고, 거두고를 반복할 수 있는 것은 희망을 보기 때문입니다. 희망 안에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씨를 뿌리고 가꾸면 그 결과가 기쁨을 준다는 것을 알기에 농부들은 씨 뿌리기를 결코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청년들의 마음 안에 심어진 믿음의 씨앗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군 안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과 교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가정과 교회 안에서 지속되는 신앙생활을 통해 교회의 미래와 희망인 청년들이 믿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들

 

최근 우리나라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침체와 더불어 북한의 체제 변화와 도발위협 등 국내외의 여러 가지 불안정한 상황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 고취와 ‘군대다운 군대’의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확고한 국방태세와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평화를 원합니다. 일반적으로 평화는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 없이 평온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평화란 역사적인 사실에 비추어볼 때 그저 분쟁이 없는 상태만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 모두는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성경과 계시에 따르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는 생명의 충만함이며,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선물이자 축복입니다. 이 평화는 각자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하느님이 부여하신 창조질서가 지켜질 때 누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행복선언에서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라고 말씀하셨고,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어떤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5)고 당부하셨습니다. 또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라고 인사하시며 평화를 빌어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화를 추구하며 이 세상 안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 파견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말씀과 기도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현존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생명력은 넘치게 되고 그분의 평화로 가득 차, 세상 속에 나아가 모두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며 완전한 기쁨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장병들이 신앙 안에서 기쁨을 찾고 주님께서 약속하신 평화가 머무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도와 아낌없는 관심을 가져주시길 청합니다.

 

 

군종사제의 역할과 중요성

 

오늘날 군종사제의 역할은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하느님을 만날 기회를 점점 잃어가고 있으며, 삶의 참된 의미를 가져다주는 귀한 가치들을 얼마나 많이 상실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힘차게 인생의 여정을 걸어가야 할 젊은이들이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고, 기쁨과 희망으로 살아갈 힘과 이유를 잃어버리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처럼, 병영 안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상실한 채 방황하는 이들을 만나고 그들을 주님의 참된 사랑의 길로 인도하며, 주님을 찾는 이들에게는 영적인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목자로서의 군종사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이룰 수 없는 청년들만의 하느님 찾기가 군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종사제는 군 사목의 중요한 사명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입니다. 군인이자 사제로서, 그들의 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형제와 친구가 되어주며 인격적이고 영적인 풍요로움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미사성제를 비롯한 성사와 기도, 친교를 통하여 장병들로 하여금 군 복무 기간을 유익한 시간으로, 그리고 자유와 평화를 위한 가치 있는 시간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군 사목 현장에서 장병들과 함께하는 가운데 그들의 기쁨과 고통을 같이 나누는 군종사제와 지휘관, 장교, 부사관, 군무원과 군 가족들을 기억해 주시고, 이들이 자신이 맡은 사명에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군인주일을 맞으면서 우리 교회와 신자 모두의 특별한 기도와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전국 모든 교구의 형제, 자매들이 보내주신 기도와 후원에 감사드리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언제나 여러분에게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2012년 10월 7일

한국 천주교 군종교구

교구장 유수일(F. 하비에르)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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