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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시복시성 추진 대상자 확정: 시복시성 추진 대상자 선정 경위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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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1-25 ㅣ No.321

시복시성 추진 대상자 확정


시복시성 추진 대상자 선정 경위와 의미

 

 

지난 1984년 선포된 103위 성인 중에는 초기 순교자들이 포함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시성식 이후 제2의 시복시성운동을 꾸준하게 추진해왔다. 특히 프랑스 선교사들의 주도로 이뤄졌던 103위 시성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국교회가 주도적으로 시복시성을 추진했고 그 성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시복시성 추진은 시성식 이전인 1982년부터 이미 시작됐다. 1980년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의 시복시성 추진위원회로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103위 시성식과 맞물려 중단됐다가 이내 재개돼 1985년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 98위」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을 주교회의로부터 인준받았다. 하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위원회가 해체됐고 각 교구별로 시복시성 추진이 시작됐다.

 

전주교구가 1987년 윤지충 등 5명을 「하느님의 종」으로 선정하고 교황청 시성성으로부터 시성 청원에 이의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수원교구는 96년 주문모신부 등 8명의 시복추진을 결정하고 교황청으로부터 추진 허락을 받았다.

 

수원교구는 이어 강완숙 골롬바 등 9명의 시복을 한데 묶어 추진하기 시작했고 천진암에서는 정약종을 비롯한 창립 선조 5명의 시복을 추진해왔다. 대구대교구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시복시성을 추진, 98년 교구장이 23명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을 선언했다.

 

교구별로 이뤄지던 시복추진은 97년 주교회의 차원의 통합 추진이 결정돼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다. 99년 1월 제1차 통합추진위원회에서는 각 교구별로 조사 및 현양 운동을 전개하되 제반 절차는 주교회의 차원에서 통합해 추진함을 확인했다.

 

이후 주교회의 의장 박정일 주교를 시복시성을 공동으로 추진할 교구장 주교로 선출했으며 지난해 10월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에서는 「한국순교자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9월에는 「하느님의 종 선정위원회」가 설치돼 첫 모임을 가졌다.

 

「하느님의 종 선정위원회」는 이후 선정 작업을 계속해왔으며 이번에 최종적인 대상자를 선정, 위원장 박정일 주교의 확정 인준을 받음으로써 대상자가 최종 확정된 것이다.

 

 

어떻게 선정됐나

 

주교회의 차원에서 시복시성을 통합 추진하기로 한 이후 각 교구에서 조사한 선정 대상자와 관련 자료들은 「하느님의 종 선정위원회」에서 중복 및 누락 대상자를 검토했다. 위원회는 각 교구에서 제출된 자료와 시복시성통합추진위원회에서 조사한 자료, 그리고 지난 1984년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서 시복시성을 추진했던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비교 검토했다. 

 

이렇게 해서 제출된 대상자는 모두 222명으로 그 중에서 126명이 선정되고 29명이 보류, 67명이 아예 제외됐다. 보류된 대상자는 추후 재확인과 검토 연구 작업을 통해 계속 추진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순교자 선정 보류자는 28명으로 세례명 미상으로 인한 보류자가 13명, 순교 사실 미비로 인한 보류자가 15명이다. 200주년 시복 추진 심사 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이번에 보류된 사람이 2명으로 정약용(요한)은 증거자 선정에서 보류됐고 이가환은 순교자 선정에서 제외됐다.

 

 

전망

 

이제 임박한 한국교회의 추진 절차는 올 가을께 교황청 시성성에 「기존 청원자 13명에 대한 통합 인준」과 「교회 법정의 권한에 관한 교령」 및 「장애 없음 판정」을 신청하는 일이다. 시성성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결정이 내려지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추진 일정이 좌우된다.

 

하지만 이는 순교자 124명에 대한 건이고 증거자 2명은 각각 완전히 별개의 안건으로 추진되며 현재 보류하기로 결정한 「한국 천주교회 창립 주역」을 중심으로 한 제2차 시복시성 추진 안건도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한국교회 창설의 주역들은 일부 이번 건에 포함돼 있기도 하지만 여러 명이 빠져 있는 상태이다.

 

또 병인박해 이후의 서울 지역, 충청남도, 수원교구 지역의 순교자들의 명단이 아직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서 앞으로 2차 시복시성 추진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쨋든 이제 한국교회는 이 시복시성 추진 작업을 통해 단지 더 많은 수의 한국성인을 얻게 된다는 것보다는 순교자들의 신심을 본받고 순교 신심이 한국교회와 이 땅위에 정착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진 경과

 

97년 교구별 추진에서 주교회의 차원의 통합 추진 결정

99년 제1차 통합추진위원회서 제반 절차 통합 재차 확인 

2001년 9월 ‘하느님의 종 선정 위원회’설치 

2001년 10월 ‘한국순교자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설치 결의

 

[가톨릭신문, 2002년 5월 26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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