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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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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44회 군인주일 군종교구장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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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9-21 ㅣ No.425

제44회 군인주일 담화문

(2011년 10월 2일)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18)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전후방 각지에서 국토방위의 임무에 충실한 우리 장병들과 이들을 위해 기도와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형제자매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2011년 군선교 60주년을 맞이하는 군종교구는 “감사와 정화의 삶”이라는 사목 목표 아래, 무엇보다 지난 60여 년 동안 군선교 활동에 많고도 귀중한 결실들을 맺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또한 하느님 사랑의 섭리로 군종교구에 많은 도움을 주신 전국의 신자 여러분과 군종후원회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감사(感謝)는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나 고마움을 행동으로 드러내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저는 이 감사의 덕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세 가지 덕이 맺어주는 가장 큰 열매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선교활동을 도와준 이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던(로마 16,3-15) 감사의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도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콜로 3,15)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감사의 삶을 독려하고 있으며, 또한 “선교의 수호자”이신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도 우리에게 감사하라고 권고하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제일 많이 이끌어내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릴 때, 하느님께서는 감동되어 서둘러 우리에게 열 배의 은총을 더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분께 다시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감사를 드린다면, 그 은총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 때문에 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2테살 1,3)

 

군선교 60주년을 맞이하는 군종교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은총들을 체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오로와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권고에 따라, 군선교 60년 동안 군종교구에 사랑을 베풀어주신 은인들께 기도 안에서 감사드립니다. 특히 6·25전쟁 중인 1951년 4월에 군종 활동을 시작한 11명의 사제가 이제는 94명으로 증가했고, 현재 9개 교구에 산재된 군종후원회 회원들은 6만여 명이 되었습니다. 선구자적 역할을 하신 신부님들과 군종후원회 회원 한 분 한 분을 기억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군종교구와 헌신적으로 함께 하셨던 여러분의 도움으로, 군선교 60년 동안 386,180명이 구원의 복음을 받아들여 세례를 받았고, 이들이 함께 모여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고 형제적 친교를 나누며, 복음 선포의 준비를 갖춘 본당이 93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본당에 부속된 공소들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2코린 9,15)

 

군선교 60년 동안 저희가 체험한 이 벅차오르는 감사는 성령께서 보내신 충만한 은총이었습니다. 군선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실시한 “신앙체험수기” 공모를 통해 이런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그러기에 주님의 은총에 더욱 감사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극의 6·25전쟁과 더불어 시작된 군선교는 그 시작부터 참으로 험난한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하신 영원하신 주님의 선하심과 자비는, 복음의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기에는 너무나도 척박하고 딱딱한 길, 돌밭, 가시덤불 속과 같은 신앙의 불모지인 군에서 오묘하게 싹을 틔우고 가지들을 뻗어 수천, 수만 배의 생명의 열매를 맺어 군을 “선교의 황금어장”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분께서는 선하시고 그 자비는 영원하시다.”(다니 3,89)

 

하지만 감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 군종교구는 이 감사의 정신 안에서 “신앙과 구원에 대한 열망”과 “선교를 향한 열정”이라는 교구의 존재 이유를 굳건히 살아가며, 60주년을 넘어 새로운 군선교의 장(場)을 열어갈 것입니다. 감사가 있는 마음에는 행복이 열매 맺고, 감격이 있고, 따스함이 있고, 내일의 창조적인 꿈과 희망이 꽃핍니다. 또한 감사는 매사에 긍정을 불러오고, 그로 인해 매일의 삶 속에서 자신에게 베풀어지는 은혜를 깨닫고, 행복하게 자신의 소명을 살아갈 힘을 얻게 해 줍니다.

 

그러하기에 아직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아파하면서도, 군종교구는 2011년을 “감사의 해”로 정하여 하느님과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삶을 살고자 하며, 더 나아가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시편 51,12)라고 기도하는 시편 저자의 복음 정신으로 “정화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이 두 가지 마음이 군종교구를 내적으로 변화시켜 더욱 복음적인 삶을 살게 하며,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투신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군선교 60주년과 제44회 군인주일을 맞아, 이 시각에도 묵묵히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는 전후방 각지의 장병들과 군지휘관들, 그리고 군종사제와 수도자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형제자매 여러분께 겸손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모든 형제자매들께서 보내주신 기도와 격려에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 넘치기를 기도드립니다.

 

2011년 10월 2일

천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F. 하비에르)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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