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7일 (월)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강론자료

2015-0118.....연중02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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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1-17 ㅣ No.1681

연중02주일 (나해)

1사무엘 3,3.4-10.19      1코린 6,13-15.17-20     요한 1,35-42

2015. 1. 18. 이태원.

주제 : 다른 이의 말을 통하여....

듣지 못하는 사람은 말을 하지 못한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귀머거리나 벙어리로 살아야 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말을 듣는 여러분은 그 뜻도 충분히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도 하고 응답도 하는 사람은 귀머거리도 아니고, 벙어리도 아니니세상에서 활기 있게 사실 것입니다. 현실이 이러하다고 진단하고 나면, 괜히 노파심(老婆心,=남의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에서 하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나는 정말로 귀머거리도 아니고, 정말로 벙어리도 아닌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하고 한 번 더 질문하고 그 대답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누구나 바라는 것처럼, 정말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으면 참 좋을 일입니다.

 

오늘은 연중2주일입니다. 우리가 주일을 맞이하면서, 하나나 둘을 세거나 그 숫자를 더해가는 것은 별로 의미 없는 일이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정말로 중요하게 여겨야할 것은 다른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세례자요한은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서 들었기에 확인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 성경을 근거로 말할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기록을 믿기가 어렵다고 말한다면, 세례자요한이 세상에서 한 일을 전하는 내용을 한꺼번에 살핀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세상에서 태어나 자기 목숨을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파견된 사람답게 살았다는 얘기입니다. 사람이 흔히 갖는 욕심도 없고, 목숨도 자기가 원하는 만큼이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만큼만 살았기 때문입니다.

 

세례자요한은 자신이 선포하는 하느님의 종/구원자/말씀이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해야 할 일에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자기제자 두 사람에게 저기에 가는 저분은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놀라운 표현으로 선언합니다.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였더라면 그 다음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텐데, 스승의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새로운 스승을 찾아갑니다.

 

스승의 말을 듣고 움직인 두 사람은 귀가 열려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귀가 열려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늘 듣던 소리와는 다른 소리를 들어도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을 준비가 돼 있던 사람이라는 뜻이고, 신앙인으로 산다는 우리도 그런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들 각자가 나는 올바른 신앙인(!)’이라고 말하면서, 세상의 소리들 가운데서 하느님의 말씀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복음보다 먼저 들은 사무엘역사서는 성전에 살던, 어린 소년 사무엘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과정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소년 사무엘을 생각하면서 퍼뜩 떠오르는 생각은, 세상살이에서 당연한 권리가 있는 것처럼,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자격이 있는데, 하느님은 나에게만침묵을 지키는 답답한 분이라고 우기거나 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그런 소리와 사무엘소년이 해야 할 소리를 일러주는 사제 엘리의 대답을 겹쳐서 보면, 우리가 같거나 비슷한 상황에서 행동해야 하는 방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친숙한 소리로 올 수도 있고, 낯선 소리로 올 수도 있습니다. 친숙한 소리이면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쉽게 인정할까요? 아니면 낯선 소리이면 하느님의 뜻으로 쉽게 인정할까요? 둘 다 아닐 것입니다. 전자를 인정하기도 어렵고, 후자를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가 드러내는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귀로 듣는 수많은 소리들 중에서 하느님의 뜻을 구별해서 우리가 하느님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무엘역사서의 말씀은 하느님께서 사무엘을 불렀다는 얘기만 전합니다. 그 다음에 계속되는 얘기는 우리가 성경을 직접 읽어야만 아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본보기를 대하면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어떤 자세로 들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몸은 하느님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는 뛰어나고 귀중한 존재이고, 우리들의 몸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할 수 있는 귀한 존재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지식이야 누구나 갖겠지만, 그렇게 지식을 갖춘 사람으로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저희를 귀한 존재로 창조해주신 주 하느님, 당신의 아들 예수님이 세상에 펼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저희가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 모습을 행동으로 드러내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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