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이주사목] 다문화가족 자녀 현황과 교육과제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5-24 ㅣ No.527

[달라도 우리, 다문화] 다문화가족 자녀 현황과 교육과제

 

 

다문화가족의 현재

 

보건복지가족부가 최근에 조사 발표(2010. 3.)한 바로는, 결혼이민자의 생활만족도가 높다(여성 57.0%, 남성 53.8%). 특히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다(배우자 74.8%, 자녀 88.1%, 배우자의 부모관계 64.8%, 배우자의 형제자매관계 60.1%). 하지만 국제결혼은 그 출발부터 여러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결혼이민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결혼이민여성들의 경우 대부분 가난을 벗어나고자 국내 입국이 손쉬운 국제결혼을 택한다. 한국인 남성 역시 결혼중개업체에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나이, 직업, 건강, 경제력과 같은 결혼의 중대한 요소들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외국인 여성을 구하려고 한다. 이렇게 결혼한 다국적 결혼이민자들은 가정 내 언어소통의 어려움과 상이한 문화에 대한 부부 상호간 부적응으로 초기 가정생활의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갈등 요소에 상습적 가정폭력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이혼율이 증가하고, 그로 인한 가정해체는 자녀들의 학습능력의 저하와 육체적 심리적 부적응의 원인이 된다. 또한 결혼이민여성의 34.8%,  결혼이민남성의 52.8%가 한국생활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경험했고,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학교 내 ‘따돌림’은 아동의 정체성혼란을 야기한다.

 

결혼이민자가 한국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언어문제(22.5%), 경제문제(21.1%), 자녀문제(14.2%)이고, 자녀양육 및 학습지원(62.7%)과 한국어교육(60.4%)에 대한 복지 서비스를 가장 원하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결혼이민자의 73.5%가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다문화가족의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59.7%)인 저소득가정이 많기 때문에 생활만족도에 비해 자녀교육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다문화가족 자녀 현황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2009. 3.), 167,090명의 결혼이민자가 다문화가족을 이루어 우리 이웃으로 살고 있다. 그동안 다문화가족 자녀들도 증가하였다. 행정안전부의 통계를 보면 2008년에서 2009년 한 해 동안에만도 58,007명에서 103,502명으로 45,495명(43.9%)이 증가하였다. 하지만 아직은 만 6세 미만의 아동이 61,700명(59.6%)으로 대다수이고, 만 7-12세가 27,586명(26.7%), 만 13-15세가 7,785명(7.5%), 만 16-18세가6,431명(6.2%)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통계자료를 보면(2008. 4. 1.), 다문화가족 취학아동의 학교 급별 비율은 초 84.2%, 중 11.7%, 고 4%로 초등학교 재학생 비율이 월등히 높다. 지역별로는 경기(20.7%), 서울(12%), 전남(10%), 경남(8.2%), 충남(7.9%)이며, 부모 국적별 비율은 일본(41.0%), 중국(22.3%), 필리핀(14.3%) 순으로 나타났다. 국제결혼의 역사가 오래된 중국인(조선족 포함)이나 필리핀인 그리고 일본인의 경우 자녀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있는 반면에, 비교적 최근에 한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태국, 몽골, 중앙아시아의 결혼이민자 자녀는 취학 전인 경우가 많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

 

첫째, 가정해체(이혼증가)에 따른 아동들의 분리장애가 심각하다. 특히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 부부의 이혼은 ‘한국인 부부’ 간의 이혼율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통계청 2009. 3.). 다문화가족 자녀들에게 부모의 이혼은 심각한 정신적 상처가 되어 다방면의 발달장애 원인이 된다. 따라서 부부상담, 가족상담을 통해 가정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자녀들의 전문적 심리치료와 행동치료를 위한 복지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한국어 능력발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학교에 진학한 뒤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쳐 학습부진과 자신감의 결여를 가져온다. 물론 전체 결혼이민자 자녀들이 ‘학습지체’ 문제를 갖는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베들레헴 어린이집(다문화가족 자녀 보호 쉼터)에서 전문의료기관에 의뢰하여 36개월 된 아동들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는 언어 ? 인지 ? 행동발달 등 다방면에서 전국평균치보다 우수하게 나왔다.

 

결국 아이들의 잠재력이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곧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능력 향상, 교육의 기회제공, 경제적 여건의 향상 등 건강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이 문제는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따돌림과 정체성의 문제이다. 이는 다문화가족 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차별과 따돌림은 한국인이면서도 이중문화의 잣대로 살아가야 하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에게 건강한 정체성 형성에 큰 장애가 된다. 따라서 다문화가족 자녀이기에 ‘다르다’는 시선을 버리고, 새롭게 다가온 다문화에 대한 환대와 배움의 자세가 확산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엄마나라 말을 익히게 하여 이중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또한 원어민교사의 활용으로 학습적응을 향상시키는 지원책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교육

 

유아기는 언어와 사회성 발달의 결정적 시기이다. 경험으로 볼 때, 다문화가족 자녀의 경우 일반가정에 비해 언어발달이 늦어 학습부진의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다문화가족 자녀의 언어발달을 촉진하고 학습 및 사회생활적응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보건복지가족부는 영유아 언어발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중언어 교육에 대한 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교회기관에서도 언어발달 지도사를 통해 취학 전아동들의 언어발달 진단을 실시하여 교육 서비스가 필요한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언어발달 및 어휘 구문발달 촉진, 대화 ? 의사소통, 사회성 증진과 부모상담, 부모-자녀관계 향상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

 

 

우리의 과제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해도 결국 자녀들에 대한 최일선의 교육자는 다문화가족의 부모이다. 따라서 가정의 생활안정과 부모의 자존감이 아동양육의 가장 중요한 환경이다. 저소득가정이 대부분인 다문화가족이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복지혜택을 늘리고, 점점 가정경제의 주체가 되어가는 결혼이민여성의 자존감을 높이고자 언어교육과 직업훈련의 기회를 제도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은 우리와 구별되는 ‘다른 가정’이 아니라 우리와 말을 섞고 사는 다정한 이웃이라는 이해와 배려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아이들은 어떻게 잘 키우나?’ 고민하는 우리네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문화가족 자녀들에 대한 부족한 부모 역할을 사회와 이웃이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봉사와 나눔과 사귐의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출생부터 소외의 위험을 안고 있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이상한 아이’로 보지 말고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 자녀들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경제적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국가와 개인, 기업과 교회의 장학제도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특히 우리 신앙인의 입장에서 보면, 다문화가족과 자녀들은 신앙의 가족이 될 수 있는 하느님의 백성이다. 이들이 사회와 교회에서 제 몫을 다하는 인재로 자라도록 교회공동체가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고, 성직자 ? 수도자 ? 신자 공동체가 인자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아낌없이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경향잡지, 2010년 5월호, 허윤진 안드레아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98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