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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남미 가족연맹 크리스틴 마르셀러스 데 볼머 총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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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2-22 ㅣ No.818

[가톨릭 인터뷰] 남미 가족연맹 크리스틴 마르셀러스 데 볼머 총회장


“우리 모두가 생명수호 활동의 주인공”

 

 

“하지 말라는 강제가 아니라 생명의 긍정적인 면을 알려주는 방향으로 생명운동과 교육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볼머 총회장은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며 특히 “각 가정을 바로 세우는 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정성화와 생명수호 활동을 펼치는 대표적인 단체로 ‘남미 가족연맹’(The Latin American Alliance for the Family)이 꼽힌다. 남미 가족연맹은 낙태와 시험관아기시술 반대, 장애아동 보호, 에이즈 예방 등을 위해 베네수엘라를 구심점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는 생명수호단체다. 이 단체의 창설자이자 현재 총회장으로 활동 중인 크리스틴 마르셀러스 데 볼머(Christine Marcellus de Vollmer·71)씨는 그동안의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생명의 신비상 활동 분야 본상을 수상했다.

 

볼머 총회장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과 정책 제안 등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온 생명운동가다. 특히 생명수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사회적 홍보 활동에도 적극 투신하는 인물이다. 가톨릭인터뷰에서는 시상식 참여와 생명수호 특강 등을 위해 방한한 볼머 총회장을 만나봤다. 그는 현재 남미 가족연맹뿐 아니라 국제가정회의와 베네수엘라 프로라이프연합회 대표, 교황청 가정사목평의회와 생명학술원 위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교회는 진리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진리를 실천할 주체는 바로 평신도들입니다. 생명수호 활동의 주인공 또한 바로 평신도들입니다.”

 

남미 가족연맹(The Latin American Alliance for the Family) 창설자이자 총회장인 크리스틴 마르셀러스 데 볼머 총회장은 생명수호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왜 교회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보다 실질적인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나쁘다’ 혹은 ‘해야 한다’는 식의 설명으로는 개개인의 의식과 마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지적한다.

 

볼머 총회장은 “일반 대중들은 물론 신자들도 교회가 발표하는 각종 회칙이나 가르침 등을 잘 듣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리를 보다 이해하기 쉽고 논리적으로 밝혀줄 때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고 설득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볼머 총회장과 생명운동가들이 베네수엘라 국회에 낙태 반대법을 발의했지만 의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생명 관련 현안들에 대한 의견은 ‘종교적인 활동’으로 국한돼 뒤로 밀렸다. 대중들도 낙태 반대는 일부 가톨릭 신자들이 말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일 뿐이라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베네수엘라가 가톨릭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적 가치관이 가장 외면당하는 현실과 맞닥뜨린 것이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생명 존중 등의 보편적인 가치를 점점 외면하는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다.

 

이에 대해 볼머 총회장은 과학적인 활동으로 대응했다. 우선 명망 있는 과학자, 대학기관 등과 연대해 낙태 문제의 폐해와 생명의 중요성을 사회에 널리 알리는 활동에 돌입했다. 특히 매스미디어를 통해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전파하는 활동에 힘을 실었다. 본인 스스로도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각종 생명문제들을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하는데 동참했다. TV 등 각종 매체마다 선정적이고 무분별한 성적 묘사들이 넘쳐나 윤리적 가치와 종교적 가르침 등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볼머 총회장은 이러한 대사회적 홍보 활동을 펼치며 동시에 발걸음을 학교로 돌렸다.

 

“1980년대 베네수엘라 사회경제도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물질주의의 폐해를 심각하게 겪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등지에서 들어온 왜곡된 성문화 등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교육이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생명문제로 떠오른 낙태는 단지 가난이나 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행하는 행동이 아니다”며 “낙태의 이면에는 성적 문란함이 큰 문제로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의식이 변화되도록 돕지 않으면 생명문제들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생명교육을 펼치는 노력의 하나로 어린이와 청소년 연령에 따라 지원하는 생명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총 12단계로 이어지는 보편적인 일상생활을 예로 들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보편적인 미덕, 가치, 실천방법 등의 습득과 인격 발달을 도와, 신자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과 교육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평가에 힘입어 볼머 총회장이 개발한 교육 교재들은 현재 남미 14개 국가에 이어 영국과 아프리카에까지 확산,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쿠바 가톨릭교회에서도 교육과정 운영 강사를 초빙, 지도교사들을 양성해 관심을 모았다.

 

“보편적인 가치를 잘 설명해주면 신앙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생명수호의 진리를 쉽게 받아들입니다. 신앙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설명으로, 하지 말라는 강제가 아니라 생명의 긍정적인 면을 알려주는 방향으로 생명운동과 교육이 이어져야 합니다.”

 

볼머 총회장은 앞으로 10여 년 안에 극단적인 여성주의 등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범세계적으로 펼쳐지는 환경 운동처럼 인간 생명 수호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범세계적인 연대 안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생명수호가 올바로 실현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가정을 바로 세우는 노력이 필수”라고 역설한다.

 

“현대는 정신적인 가치들을 매우 소홀히 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생명의 중요성과 공동선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들의 중요성은 결코 작아지지 않는 진리입니다. 그 진리를 교육하고 살려나갈 가장 중요한 기반이 바로 가정입니다.”

 

아울러 볼머 총회장은 “개개인이 생명수호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고 체계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한 연대도 효율적”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생명을 수호할 용기와 끈기, 관용, 정의, 인내 등의 미덕을 확산하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가톨릭신문, 2011년 2월 20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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