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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21: 잃어버린 성사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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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8 ㅣ No.463

[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공동기획 -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21) 잃어버린 성사들 ②

인간 삶 주요 순간에 구원 은총으로 이끌어


한 신자가 세례성사를 받고 있다. 구원의 은총은 탄생, 성장, 결혼, 죽음 등과 같은 인간 실존의 중요한 순간에 세례 · 성체 · 병자 · 혼인성사 등을 통해 선사된다.


#모태신앙으로 부모님으로부터 신앙을 물려받은 이모(프란치스카ㆍ31)씨는 자신의 신앙생활에 불만이 없었다. 성사에도 충실했다. 첫영성체와 견진성사를 받으면서 우수한 출석과 성적(?)을 자랑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판공성사 기간이 되면 누구보다 먼저 성당에 갔을 정도로 모범 신앙인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정작 그동안 받아온 성사의 의미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김모(요셉ㆍ35)씨는 일반 예식장에서의 결혼식 대신 성당에서의 혼인성사를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양가 부모님을 비롯해 자신과 예비 신부 모두가 신자이기에 어쩌면 의무적이고 당연한 결정이었다. 게다가 일반 예식장과는 다른 성스럽고 거룩한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세우고 교회에 맡긴 은총의 효과적 표지’로 정의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은총을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바로 성사인 셈이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서 만난 신자들은 ‘마음의 평안’을 위해 신앙생활을 영위할 뿐, 그 의미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성사’를 살아가고 있었다.


의미를 잃은 성사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결실 중 하나(‘신앙의 문’ 11항)로 꼽히는「가톨릭교회 교리서」에는 성사의 은총에 관련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성사는 합당한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서 열매를 맺는다”(1131항)는 것. 의미를 모른 채 행동으로만 옮긴다고 해서 성사의 은총이 신자들에게는 전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성사의 의미를 강조하는 가르침과는 달리 신자들은 ‘의무’에 의해 성사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가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기획으로 서울대교구 구역장·반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사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이러한 사실이 잘 드러난다. 성사가 중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과반수이상이 ‘하느님의 은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적지 않은 응답자가 ‘가톨릭 신자의 의무이기 때문’ 혹은 ‘교회가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설문 대상자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소공동체 여성 봉사자들임을 감안하면, 일반 신자들의 경우 그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실제로 취재 현장에서 만난 신자 대부분은 칠성사가 가지는 의미보다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의식이 더 컸다. 한 신자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만 나오면 주님의 기도를 무의식적으로 외우는 것과 같이 성체를 영하는 것 또한 아무 생각 없이 행한다”고 고백했다. 성당에서 결혼한 또 다른 신자는 “혼인성사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그저 신자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 같아 성당에서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답변을 내놓은 신자들이 대부분 청년층이기에, 잃어버린 성사들의 의미를 찾기 위한 교회의 고민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박선용 신부는 “교회 내에서 성사의 표면적 의미가 아닌 진정한 의미를 강조하는 기회가 적지 않았나 싶다”면서 “성사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함께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 성사

“교회의 성사성은 인간 삶의 구체적인 여러 상황에서 일곱 성사로 실현된다.” 손희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장)는 2011년 발간한 「일곱 성사, 하느님 은총의 표지-성사 각론」에서 이 같이 설명한다. 손 신부는 이어 “인간 삶의 중요한 순간에 교회의 성사 예식을 통해 그리스도가 당신 죽음과 부활로 이룩한 구원의 은총을 우리에게 전한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탄생, 성장, 결혼, 질병, 죽음과 같은 인간 실존의 중요한 순간에 세례·견진·성체·고해·병자·성품·혼인성사를 통해 선사된다고도 했다. 성사가 인간의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는 「성사란 무엇인가」(1994년)를 통해 인간 실존의 절정의 때에 교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당신의 착함으로써 우리의 삶에 동반하고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밝혀준다고 했다. 교회는 여기서 중요한 신앙 예식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삶의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성사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일곱 성사는 개별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입문성사에 해당하는 세례로부터 견진과 성체·고해성사로 연결되며, 인간은 삶을 성찰하는 과정과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이는 미사를 통해 완성된다. 또한 병자 · 혼인 · 성품성사는 생로병사의 과정으로써 표석을 세우며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이 모든 성사의 의미 뒤에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이 담겨 있음을 제삼천년기를 준비하는 신자들이 알아야하는 핵심이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19일, 이지연 기자]


성사 Q & A


Q. 유아세례는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적어도 탄생 100일 이내 권고


교회는 어린 아이가 태어나면 빠른 시간 내에 세례받기를 권고합니다. 교회법은 태어나자마자 받도록 가르치며,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100일이 되기 전에 받도록 권고합니다. 이는 어린 아이의 구원과 더불어 소중한 신앙을 잘 물려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유아세례 예식은 어른들의 세례식과 큰 차이가 없지만, 어린 아이를 대신해서 부모와 대부모가 신앙을 고백하며 신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돌보아 준다는 점이 다릅니다. 각 본당에서는 정해진 때에 유아세례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고해성사를 미루고 성체를 모실 수 있는지요?
A. 대죄 상태서는 미룰 수 없어


성체를 모심으로써 주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처지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대죄를 지었을 경우에는 성체를 모실 수가 없습니다. 대죄란 십계명과 교회가 정한 지켜야 할 가르침을 완전한 자유의지로 어긴 행위를 말합니다. 만약 성체를 모시기에 부당한 대죄 상태에 놓여있다면 고해성사를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소죄를 지었을 경우에는 성찰과 통회, 결심을 하고서 성체를 모실 수 있지만, 고해성사를 드리는 것이 신앙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Q. 세례명은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요?
A. 성인의 삶 기준으로 정해야


세례명을 정할 때에는 성인의 삶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지향하는 삶 또는 본받고 싶은 삶을 살아가신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르거나 듣기에 아름다운 이름이라는 이유만으로 세례명을 정하거나 너무 많은 사람이 정한 흔한 이름이라는 이유 때문에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축일과 자신의 생일이 같은 날이라는 이유로 세례명을 정하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성인의 삶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습니다. 새로 교황이 되거나 수도서원을 할 때 어린 시절부터 주어진 세례명을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소임이 주어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처음의 세례명을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특히 견진 때에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주보성인의 삶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울러 자신에게 세례명이 주어졌을 때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바람직하겠습니다.


Q. 관면혼인 후 배우자가 세례를 받았을 경우, 다시 혼배성사를 받아야 하나요?
A. 다시 받지 않아도 무방


관면혼은 가톨릭 신자가 그리스도교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과 혼인을 하려 할 때, 본인과 자녀들의 신앙생활에 대한 서약을 한 후, 미신자 장애에 대한 관면을 받아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관면혼 때 비신자였던 배우자가 혼인 후에 세례성사를 받게 되면 관면혼은 자연스럽게 성사혼이 됩니다. 그러므로 새로이 혼인성사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혼인성사는 같은 배우자와의 사이에서는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성사이기 때문입니다. 혼인과 가정생활에 도움을 드리기 위하여 본당 사목구 주임 사제의 사목적 배려로 혼인서약 갱신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혼인성사는 아닙니다.


Q. 병자성사는 한 번만 하는 건가요? 혹은 언제 해야 하는 건가요?
A. 질병·사망 위험 시 여러 번 가능


병자성사는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거나 신체적 결함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 또는 죽을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위로와 희망을 베푸는 성사입니다. 그러므로 환자들이나 죽을 위험이 있는 신자라면 누구나 여러 번 받을 수 있습니다. 병자성사를 이미 받은 환자라고 하더라도 병이 더 중해지는 경우, 또는 다른 중병에 걸리게 되는 경우 병자성사를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19일, 조성풍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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