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08년 수원교구장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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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3-23 ㅣ No.279

2008 예수 부활 대축일 메시지


거룩하다 부활이여! 기쁘도다 알렐루야!

 

 

사랑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죽음을 물리치시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셨습니다. 우리에게 구원의 희망을 안겨다 준 주님 부활의 기쁨이 여러분 가정과 본당 공동체, 그리고 각 기관에서 봉사하는 모든 이와 함께 하길 빕니다. 또한 주님의 부활을 전하고자 하는 여러분의 이웃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 기쁜 소식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1. 역사적 사건인 예수님의 부활

 

그리스도 부활의 신비는 성경이 증명하듯이, 역사적으로 분명한 사실을 보여 주는 실제적인 사건입니다. 빈 무덤을 발견하고 두려움에 가득 찬 여인들은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6)는 천사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러 갔습니다. 더욱이 그리스도께서는 여인들에게 뿐만 아니라 베드로와 이어서 열두 사도들에게 나타나셨고, 이를 체험한 사도들은 이를 세상에 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대부분 그들 가운데 사시다 돌아가신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사람들의 직접적인 증언에 기초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이 증언은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중심 진리로 믿고 실천한 사실이며,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요일을 ‘주님의 날’로 정하고 함께 모여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기념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 신앙 진리의 정수”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638).

 

 

2. 부활은 우리에게 생명을 되찾아 준 사건

 

주님의 부활 축제를 지내는 교회는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으로 고백합니다. 그분은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부활로 우리 생명을 되찾아 주신 분이십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빛의 자녀들이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났고, 이는 곧 믿는 이들에게 하늘나라의 문이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희생되셨으나 다시는 죽지 않으시고, 처형되셨으나 영원히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죄와 죽음이 사라지고 타락하였던 만물이 새로워지며 그리스도 안에서 저희 생명이 온전히 회복될 것입니다(부활 감사송 참조).

 

결국 주님의 부활로 우리는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는 예수님의 몸이 영광스러운 상태로 하느님 생명에 참여하셨기에 가능해졌습니다. 이 생명에의 참여는, 예수 부활의 승리가 죽음을 삼켜 버렸기에(1코린 15, 55 참조) 이루어졌습니다. 마치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이 이제는 더 이상 죽음의 세력이 우리를 지배할 수 없습니다. 이는 곧 죄의 상태에서 은총의 상태로, 불의에서 정의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옮겨감을 의미합니다.

 

 

3. 부활을 증거하고 전파한 사도들

 

스승 예수님이 돌아가신 다음 제자들은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조차도 “침통한 표정을 한 채”(루카 24,17) 두려워하였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따르던 그들이었지만 그들은 이미 여인들의 증언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사람이 부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거듭 만나 뵙고 나서 그들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묻히신 예수님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날 저녁에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시고는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5)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체험은 모든 사도들을 새로운 시대, 신약의 새 교회의 건설에 참여시킵니다(CCC 642 참조). 특히 오순절에 제자들이 체험한 모든 일들은 주님의 부활을 세상에 알리는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사도들은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는 이 증언을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전파하였습니다. 주님께서 특별히 간택하신 바오로 사도도 신명을 다바쳐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우리들의 구원자가 되셨다는 복음을 이방인들에게 널리 전파하였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선조들에게 하신 약속을,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어 그들의 후손인 우리에게 실현시켜 주셨습니다”(사도 13,32-33).

 

 

4. 주님의 부활은 증거 해야 할 우리의 사명 - 가정에서부터

 

교회는, 올해 6월 28일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 전날 제 1저녁 기도부터 교황 성하께서 선포하신 <바오로 해>를 지내게 됩니다. 올해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발표한 본인의 사목서한에서도 밝혔듯이 이 <바오로 해>의 중심에는 ‘선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선교의 핵심 내용은 ‘주님의 부활’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습니다: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 준 복음은 이렇습니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베드로)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5,3-5). 

 

주님께서 사도들을 통하여 온 교회에게 주신 사명은 이것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이 사명은 곧 우리 모두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일마다 주님의 부활 축제를 지내는 우리는, 주님의 이 말씀을 신앙생활의 중심에 두고, 주님의 부활하심을 세상에 증거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 선교사명 실천의 전초기지는 우리 가정입니다. 우리 가정이 선교사명을 활발히 수행하려면, 먼저 올바른 가정문화의 회복 즉, 가정의 부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 교구에서 실시하는 ‘성가정 운동’은 바로 여기에 그 목표가 있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인 가정의 올바른 회복과 부활이야말로 세상 복음화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묻히셨던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이 먼저 치워지고 나서야 여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우리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막고 있는 무거운 돌을 먼저 치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안에서, 여인들이 본 부활하신 주님을 우리도 만나 뵈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가정에서의 부활 체험입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부활을 체험한 사람이야말로 주님의 부활을 잘 전파하는 선교사들이 될 것입니다.

 

 

5.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는 성찬례를 거행하며 ‘신앙의 신비’ 앞에 매일 소리 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이 외침 속에는 우리의 신앙 고백과 다짐이 담겨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신앙의 근거이며 장차 우리 부활의 근거와 원천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살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1코린 15,22), 그리스도 안에서 “앞으로 올 세상”(히브 6,5)을 믿으며,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생명 안으로 이끌려 갈 것입니다. 교회는 ‘완성’의 그날까지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고 또 살아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우리 교회의 사명입니다. 먼저 우리도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죽고, 용서와 사랑을 실천하며, 가정 안에서, 이웃 안에서 부활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 삶을 확장시켜 우리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세상에 힘차게 전하는 용기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됩시다!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

 

2008년 3월 23일

예수부활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최덕기 바오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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