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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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하느님이 주신 공평한 에너지, 햇빛은 평화의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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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4 ㅣ No.1053

[빛과 소금] 하느님이 주신 공평한 에너지, 햇빛은 평화의 에너지


접시나 위성안테나 모양의 태양열 조리기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볼록렌즈가 빛을 모으듯 빛과 열을 모으는 원리를 이용하는 태양열 조리기는 보통 300도까지 온도가 올라갑니다. 햇빛으로 굽거나 튀기는 모든 요리가 가능한 것이지요. 가장 성능이 좋다는 쉐플러 조리기는, 태양의 위치를 따라 반사판이 자동으로 움직이고 1,450도의 온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이 혁명적인 햇빛아궁이는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산이나 광야로 땔감을 주우러 나가야 했던 아프리카 등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과 어린이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에너지가 곧 생존인 이런 곳에서 하느님이 주신 공평한 에너지인 햇빛은 평화의 에너지입니다.

또 하나의 좋은 사례로 인도 남부에는 티루말라라는 힌두교사원을 들 수가 있습니다. 수천 킬로 떨어진 인도 전역에서 매일 수만 명이 성지순례를 오는 곳입니다. 수많은 순례자는 이곳에서 반드시 식사를 하는데, 그 규모가 한 끼에 3만 명이 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하루 평균 10만 명 분의 식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부 태양에너지로만 요리한다는 것입니다. 이곳 지붕에 9.4㎡의 태양열 조리기가 106개나 설치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뜨거운 증기를 압축해서 식당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한 번에 대량의 식사를 조리합니다. 많은 기름을 아끼고 매캐한 연기도 없이 온실가스도 나오지 않는 성능 좋고 값싸게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태양열 조리기는 인도에만 50만 개가 넘게 오늘도 조리 중입니다.

한편, 이미 에너지전환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재생 가능에너지 산업에서 앞서 가고 있는 나라인 독일은 학교 옥상이나 교회건물 지붕에 수백만 개의 태양광 패널을 올려놓고 전기를 생산 중입니다. 나아가 오래전에 이미 도시의 모든 건물 지붕의 넓이와 각도, 굴뚝이나 시설물의 유무 등을 조사해서 태양광발전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태양광지도인 솔라맵이 만들어졌고요. 또한, 태양에너지산업에 서로 먼저 투자하려고 하는 덕분에 이미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명차 산업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이 더 높은 경제효과와 고용 효과를 보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탈핵을 결정하는데 바탕이 되겠지요.

사실 전기는 깨끗하기는 해도 참 비효율적인 에너지입니다. 화력이나 원자력발전소들은 공해와 위험성 때문에 지방의 바닷가에 대규모로 세우고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과 대도시로 수백 킬로의 먼 거리를 송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나 손실 때문에 최종 소비되는 곳에서는 30% 정도의 효율밖에 얻지 못하고 송전탑 등 크고 작은 갈등을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독립적이고 분산적이며 안전한 신재생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 전기도 핵발전소 전기와 가격 면에서도 비슷한 수준까지 기술적인 진보를 이뤘고 앞으로 더 발전하겠지요. 최근 서울시의 원전 1기 줄이기 시민햇빛발전소나 시흥, 안산, 인천 등지의 시민햇빛발전소 건설을 통한 독립적이고 분산적인 에너지 독립운동 움직임들이 여기에 더 탄력을 받게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성당, 교육관, 학교, 피정 센터 등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개축할 때 꼭 신재생에너지를 고려했으면 합니다. 햇빛, 바람, 물처럼 창조주께서 공평하게 주신 자연에너지원을 적극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이라크 전쟁과 같은 에너지 전쟁과 지구촌의 많은 자원 갈등을 평화로 이끄는 길이기도 하거든요.

[2012년 7월 8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연중 제14주일) 인천주보, 권창식 베드로(인천교구 환경 사목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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