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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바람의 선물 풍력발전과 땅속의 착한 에너지 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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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4 ㅣ No.1054

[빛과 소금] 바람의 선물 풍력발전과 땅속의 착한 에너지 지열


강원도 대관령은 양떼목장과 함께 풍력발전 단지가 유명합니다. 풍력발전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희소성으로 전기를 만드는 시설이라기보다 커다란 바람개비라는 좋은 구경거리입니다. 세계최대를 지향하는 영흥도의 유연탄화력발전소나 얼마 전 개통한 경인 아라뱃길 주변에 세워진 풍력발전기처럼 녹색과 환경의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한 광고 대용품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바람의 선물인 풍력발전은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있는 신재생에너지입니다. 정부도 현재 2% 남짓한 신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전체에너지의 11%까지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때 우리나라의 핵발전 의존율을 59%까지 늘려 지금의 두 배가 되게 한다는 겁니다. 반면 독일이나 스코틀랜드 같은 나라들은 100% 신재생에너지로만 발전하는데 말입니다. 재생 가능에너지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하는 이유지요.

최근 풍력발전산업은 나라 안팎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관련 선구자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분에, 지난 5월, 강원도 태백시에 순수 국내기술로 100메가가 넘는 풍력발전단지를 세웠고, 제주도에서는 100여 기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 중입니다. 우리 인천에도 덕적도 인근에 에코 아일랜드 사업을 통해서 신재생에너지를 추진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또 그간 풍력발전의 약점으로 지목되어온 소음과 저주파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 도시형 탑 모양 풍력발전기도 빌딩과 아파트에 채용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풍력발전 기술은 프로펠러 관련 조선업과 해상구조물 관련 토목 기술이 모두 세계최고수준인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기도 하니, 이젠 풍력 바람개비가 우리네 일상과 풍경 속에 있어도 낯설지 않을 날이 머지않았네요.

하지만 화석에너지와 핵에너지가 아니라고 모두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는 아닙니다. 최근 강화지역에 계획된 조력발전소들은 그 규모와 환경 파괴적인 성격 때문에 청정에너지나 기후변화방지에 도움이 안 됩니다. 강화 남쪽 장봉도와 영종도를 잇는 18km의 조력 댐을 만드는 인천만 조력발전소나 강화 서쪽 석모도와 교동도를 잇는 강화조력발전소는 두 개 모두 재생에너지의 탈을 쓴 대규모 토목사업일 뿐입니다. 엄청난 갯벌파괴와 생태계 교란을 무릅쓰고 할 만큼 가치가 있는 사업이 아니지요. 더구나 전국 최고의 젓새우 어획량을 자랑하는 지역민들에게도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원래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는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로, 지역 분산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에너지를 생산할 때 그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의미라면, 차라리 최근 한 신문에 소개된 수원가톨릭대학교의 지열 냉난방과 같은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5년 건물 노후화로 증·개축을 하면서 우리 천주교 내 학교에서는 전국 최초로 지열시스템을 갖췄다고 합니다. 지열이라고 꼭 화산지대나 온천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보통 땅에도 가능합니다. 땅속은 평균 15℃ 내외로 일정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지하 150~450m 깊이에 여러 개의 파이프를 묻어 그 안으로 물이 지나가도록 하는 지열시스템으로 열을 증폭하여 강제로 돌려주는 방식으로서 겨울에는 물을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냉각을 시키는 원리입니다. 수원 가톨릭대는 본관, 강의실, 기숙사, 성당 등 건물 7개 동을 전부 지열시스템으로 냉난방합니다. 결과 연 1억 2천만 원의 난방유류비를 절반가량 크게 줄였고, 여름에는 시원한 지하수 덕에 공짜 냉방 효과도 본다고 합니다. 우리 인천 교구에서도 하루빨리 자랑할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2012년 7월 15일 연중 제15주일 인천주보, 권창식 베드로(인천교구 환경 사목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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