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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3: 왜곡된 생명 의식에 대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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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6-01 ㅣ No.1063

[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 (3) 왜곡된 생명 의식에 대한 반성

인간 생명에 대한 현대적 위협과 생명문화 등으로 구성


천상의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지상의 생명 봉사자들에게 주신 편지

들어가며 : '생명'과 '인간'에 대한 해묵은 오해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역사의 명령에 겸허해야 한다. 생명 위기와 삶의 황폐화를 낳게 한 현대 문명의 오류를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몇 년 전 '생명 평화를 위한 탁발 순례의 길'을 이미 9000리쯤 걸으셨다는 어느 스님의 말씀입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스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십니다. "모순된 현대 문명을 자초한 인간 중심의 왜곡된 가치 의식과 삶의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

생명 평화를 위하는데 그 장애물이 '인간 중심의 왜곡된 가치 인식과 삶의 방식'이랍니다. 그러면 인간 중심이 아니고 '자연 중심'이면 온전한 가치가 될까요? '동ㆍ식물 중심'이면 생명 평화가 활짝 열릴까요? 과연 제대로 된 인간 중심의 가치가 구현된 적은 있기나 했나요?


♂♀: 무슨 이유로 회칙을 반포하셨나요?

본 회칙의 탄생 배경에는 1991년 4월 4~7일 로마에서 개최된 특별 추기경회의가 자리합니다. 그 회의는 오늘날 '인간 생명을 위협하는 세계적인 현실'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고, 그래서 교도권의 최고 책임자이신 교황님께서 권위 있게 가르침을 내주시도록 청원했던 것입니다. 그런 심각성을 깊이 공감하고 계셨던 교황님께서는 마침내 105개 항목으로 구성된 본 회칙을 1995년 3월 25일 발표하셨습니다. 당시 필자는 로마에서 박사 과정을 마무리하는 중에 꼭 필요한 회칙인지라 기다리고 있었고, 다행스럽게 가톨릭교육성 장관 라기(Laghi) 추기경님께 학교에서 그 배경까지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공식 문헌을 한국에서 번역,보급할 책임을 맡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의 법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CK)는 약 여섯 달 후 1995년 9월 20일에 우리말 번역본을 출간했습니다.


♂♀: 어떤 구조로 구성이 되었나요?

크게 보자면 1장에서는 현실 이해로서 인간 생명에 대한 현대적 위협(7항-28항)을 다루고, 2장에서는 생명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핵심 메시지(29항-51항), 3장에서는 하느님의 신성한 법(52항-77항), 4장에서는 새로운 생명문화(78항-101항)를 위한 가능한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6개 항의 서론과 4개 항의 결론을 앞뒤로 배치해 전체 105개 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 마리아의 전구를 청하는 감동 어린 글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나가며

모순된 현대 문명에 대한 진단이 참 다르지요? 추기경회의와 교황님 시각에 의하면 자연을 거슬러서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 중심이 아니라서 현대 문명의 모순이 발생한 것입니다. 인간 생명은 도롱뇽보다, 새만금보다, 그리고 그 위대하다는 자연보다도 더 소중하고 또 존엄합니다. 유일하게 "하느님의 모습"(창세 1,27)을 간직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일부 인간 생명이 똑같이 존중받지 못하고 동ㆍ식물 생명의 수준으로, 또는 자연의 부속품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황폐화'된 것이지요.

우리글 중에는 분명히 같은 단어를 쓰는데 그 의미와 가치가 다른 것들이 있습니다. 그 결과 각자가 머리 속에 다른 그림을 가지고 같은 단어를 쓰게도 됩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과 하느님 피조물로서의 자연(Nature)은 남자와 여자에 따라, 인간관과 세계관에 따라 사뭇 다릅니다. 그러므로 다음에는 '우리말 번역본'의 어려움 일부와, 내용상 다른 문헌과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끝까지 읽고 따라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화신문, 2013년 6월 2일, 이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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