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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설립 25주년 맞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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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6-08 ㅣ No.1064

설립 25주년 맞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발자취

생명ㆍ나눔 문화 토대 구축과 저변 확산에 기여


고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자신의 집무실에 마련한 헌미함에 '사랑의 쌀 모으기' 스티커를 붙이는 모습. 사진제공=한마음한몸운동본부.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정성환 신부)가 올해 설립 25주년을 맞았다.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1989년)를 한 해 앞두고 설립된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지난 25년 동안 생명운동과 국제협력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생명 및 나눔 문화의 토대 구축과 저변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은 초대 이사장을 맡아 '사랑과 생명의 나눔을 이웃 안에서 실현하자'며 본부를 출범했다. 국내에 장기기증운동에 대한 인식은커녕 이름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음에도 장기기증운동과 헌혈운동을 시작함으로써 한국사회 생명운동의 서막을 알렸다.


한국교회 생명운동의 효시

본부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생명나눔운동 기관'이자 '가톨릭 생명운동의 요람'이다. 본부의 생명운동이 성장을 거듭하며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최후 만찬 때 당신 몸과 피를 내어주신 성찬례의 의미를 실제 삶과 연결하자는 교회 공동체 염원 때문이었다.

본부는 설립 직후부터 다양한 생명운동을 전개했다. 장기기증과 헌혈운동뿐 아니라 조혈모세포기증운동과 제대혈기증운동, 장기이식대기자 치료비 지원, 희귀 난치병 치료비 지원사업 등 생명나눔운동의 저변을 넓혀나갔다. 또한 우리 사회 생명문화 확산에 온 힘을 다했다. 최근 들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낙태와 자살 예방, 입양, 성체줄기세포 연구 등 한국교회가 펼치는 생명운동은 본부의 생명존중 및 생명나눔 운동의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소속 수녀가 지난 2008년 난치병 유아 가정에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마음한몸운동본부.


특히 1988년 '우리 아이 우리 손으로'라는 표어 아래 성가정입양원과 결연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2280여 명의 영유아를 국내에 입양시킨 것은 본부의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특히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성가정입양원은 이를 계기로 1993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이 됐다.

또한 1991년 낙태반대 심포지엄을 계기로 생명수호활동에도 박차를 가해 참생명학교와 낙태반대운동, 성교육 등 활동을 펼쳐왔다. 이 운동이 초석이 돼 2005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발족됐다. 1991년 시작한 환경운동은 1994년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설립과 2000년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발족으로 가지를 뻗어 나갔다.

1989년 3750명의 참여로 시작한 장기기증 희망자 모집은 24년이 지난 현재 33배가 늘어난 12만 2000여 명이 됐고, 이것이 계기가 돼 2009년 가톨릭장기기증전국네트워크를 출범시키기에 이른다. 본부는 지금도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전국 차원의 캠페인을 매년 100회 이상 실시하며, 장기기증에 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함께 인식개선 교육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생명윤리 정책 수립에도 이바지했다.
 

한국교회 국제협력운동 68% 담당

아울러 본부가 역점을 두는 사업은 해외원조사업으로도 불리는 국제협력운동이다. 제44차 세계성체대회는 한국교회가 원조를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의 역할 전환을 의미하는 대회였다. 대회를 계기로 '헌미헌금운동'을 펼치게 된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도 자신의 집무실에 헌미함을 놓고 손수 쌀을 채워넣었을 정도로 참여 열기가 뜨거웠던 헌미헌금운동의 정신은 '하루 100원 모으기 운동'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루 100원 모으기 운동은 '나눔가게'와 '나눔기업' 캠페인으로 잔가지를 뻗어 본부 나눔활동의 귀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2010년 한국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의 2006~2010년 한국교회 기관ㆍ단체 해외원조 현황에 따르면, 본부가 펼친 국제개발협력(해외원조) 규모는 한국교회 전체의 68%에 이른다. 본부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

본부는 1991년부터 베트남에 29회 걸쳐 2억 3000여만 원을 지원했으며, 1995년에는 중국과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 미얀마, 몽골 등에 19억 9000만 원을 지원했다. 1995~2000년에는 북녘동포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을 추가로 진행하면서 1997년 민족화해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본부는 2005년부터 중장기 지원방향을 수립하고, 재정 확충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힘입어 초창기부터 2004년까지 해외에 매년 2~3억 원을 지원했던 본부는 성금 규모를 매년 1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게 됐다. 본부는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중점 지원국가 6~8개국을 선정, 국제개발협력(해외원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인도적 차원의 국제지원과 청소년 및 청년을 지구시민으로 양성하는 '지구시민교육' 등 국제지원 활동을 통한 국제협력 방식 다각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www.obos.or.kr, 02-774-3488,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평화신문, 2013년 6월 9일, 이힘 기자]


설립 25돌 맞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본부장 정성환 신부

우리 사회 나눔, 생명문화 확산에 온 힘


"우리 전통문화는 서로 돕는 문화입니다. 이웃이 이사 와 떡을 돌리면, 답례로 과일을 나누던 정(情) 넘치는 삶이었지요. 앞으로도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교회와 사회에서 아름다운 나눔과 생명 문화를 확산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설립 25주년을 맞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하 본부) 본부장 정성환(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신부는 "삶이 팍팍해진 요즘이야말로 나눔과 생명의 문화가 절실한 때"라며 "25년, 50년 뒤에도 본부가 생명과 나눔 문화 전파라는 맡은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반세기 동안 본부가 걸어온 길에 대해 정 신부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어가며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하느님께서 점점 키워주시는 모습을 엿봤다는 것이다.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 정신을 잇는 본부 덕분에 한국교회가 생명과 환경, 민족화해 등 분야에 사목적 관심을 둬 성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 신부는 특히 25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발전한 것으로 나눔 문화와 관련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과, 전문위원을 구성해 좋은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것 등 '새로운 열정과 표현과 방식으로' 생명과 나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정 신부는 그럼에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통계에서 천주교 신자 1인당 한해 기부 액수가 100원 이하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더 충격적인 것은 각 종교별 비교에서 천주교 신자가 그나마 나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이라며 "우리 국민이 얼마나 나눔에 인색한지 알게 해준 의미있는 통계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최근 들어 각종 사고와 자연재해 등이 자주 발생해 국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 중 한 사람이 나를 배신할 것이다'고 했을 때, 유다를 비롯한 제자들이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애써 외면했지요. 우리가 '나는 아니겠지'하는 마음으로 이웃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주위에는 안타까운 사연으로 목숨을 잃는 이웃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속적 나눔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정 신부는 "이웃을 위한 나눔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따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수님께서 당신 살과 피를 우리에게 온전히 내어주셨듯, 나눔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따라야 할 의무"라면서 한마음한몸운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평화신문, 2013년 6월 9일,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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