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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07년 제13회 생명의 날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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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5-11 ㅣ No.236

제13회 생명의 날 담화문

(2007년 5월 27일)


제13회 생명의 날을 맞이하여

 

 

오늘 우리 사회에서 생명의 가치는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마저 희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 보존하고 유지하여야 할 생명이 오히려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희생되거나, 심지어 실험의 도구로 이용된다는 것은 우리 자신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며, 더욱 하느님을 생명의 창조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느님께 대한 심각한 불순종입니다.”(생명의 복음 57항)

 

무고한 생명을 침해하는 것은 언제나 ‘도덕적인 악’이며, 비록 선한 목적을 위한 수단일지라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무고한 생명을 침해하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어느 단체에게도 허용될 수 없습니다. 그 생명이 배아이든, 태아이든, 유아이든, 성인이든, 경제력이 없는 노인이든, 심각한 심신의 장애자이든, 불치병의 환우이든, 죽어가고 있는 사람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이나, 자기에게 맡겨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죽일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으며, 어떤 권위도 이러한 권리를 합법적으로 권장하거나 허가할 수 없습니다. 생명권에 관한 한 모든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절대적으로 평등하기 때문입니다(생명의 복음 57항 참조).

 

청소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자살율’과 ‘세계적 수준의 낙태 시술 국가’라는 통계는 우리 생명 의식의 수준과 문화를 적나라하게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 십 년간 ‘인구 정책’과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고의적 낙태’를 합법적으로 조장하였던 ‘모자보건법’은 어떻게 국가 권위가 생명권을 침해하는지 잘 보여주며, 우리를 참으로 부끄럽게 하는 사례입니다.

 

생명 공학의 발전을 위해 배아의 실험을 합법화하고, 실험을 위해 난자의 증여를 허용하자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경제적 논리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배아 실험은 불가피하게 배아의 살해를 수반합니다. 인간의 배아나 태아를 실험의 대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범죄입니다. 배아 역시 출생할 아기들을 존중하는 것과 똑같이 존중되어야합니다. ‘인간은 임신 그 순간부터 한 인격’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며, 인격체로서 지닌 생명의 절대적 권리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미 참된 인간 존재인 배아를 학문적 연구와 실험의 대상으로 합법화하고, 낙태, 안락사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살해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법들은 모든 개인들에게 고유한 생명불가침권을 완전히 위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법률이 양심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 수는 없습니다(생명의 복음 72-73 참조).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에서부터 공동의 윤리적 노력을 기울여 ‘생명 문화의 쇄신’을 시작해야 합니다. 생명 문화의 쇄신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오직 하느님만이 생명의 주인이라는, 생명의 불가침성을 인식하는 ‘양심의 형성’이 그 기본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교육과 훈련이 다양한 차원에서 전개되어야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성과 사랑의 올바른 가치를 교육시켜야 합니다. 혼인한 부부들에게도, 출산을 통해 생명의 신비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도록 훈련되어야 하며 가정은 ‘생명의 성역’으로서 생명 문화 쇄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생명 문화의 쇄신에는 또한 여러 교육 기관의 선생님들과 생명 과학에 종사하는 연구원, 생명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의료인이나 보건 정책 관계자, 다양한 언론 매체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도 막중한 책임이 맡겨져 있으며, 그 분들의 도움도 절실합니다(생명의 복음 95-98 참조).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인들은 “인간 생명을 공격하는 것은 하느님을 공격하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합니다.(생명의 복음 9항) 교도권의 가르침대로 “모든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며, 그것을 위해 봉사하십시오! 오직 그 안에서만 인간은 참된 자유와 정의, 발전, 평화와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생명의 복음 5항)

 

2007년 5월 27일

제13회 생명의 날에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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