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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구환경 이야기: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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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3 ㅣ No.1048

[빛과 소금] 지구환경 이야기 -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만이 아니다


이산화 탄소와 수증기는 지구에 유입하는 태양에너지를 적당하게 붙잡아주는 기능을 수행해왔다. 많은 탄소성분들은 오랫동안 바다와 습지, 땅 속, 생명체의 몸속에 붙잡혀 있었고, 생명활동을 통해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절묘한 균형관계가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모두 지하 깊이 묻혀 있던 탄소를 끄집어내 태우면서 이산화탄소의 과다배출이 시작되었다. 메탄 중 많은 양은 열대우림의 습지 아래 갇혀 있거나 시베리아 동토층에 꽁꽁 묻혀 있던 것이 개발과정에 공기 중으로 나왔고, 자연이 허용한 초식동물보다 훨씬 많은 가축을 육식을 위해 사육하는 과정에서 과다하게 배출되었다. 그런가 하면 석유화학 관련공정에서 주로 배출되는 아산화질소는 현대농업의 핵심인 화학비료 사용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과불화탄소(PFCs), 수소불화탄소(HFCs), 육불화황(SF6) 등 F가스라 부르는 불소화합물은 모두 성층권 오존을 파괴했던 프레온 가스의 대체물질로서 인간의 창작품이다. 이와 같은 6가지 물질이 국제협약에 의해 온실가스로 규제되고 있는데, 원래의 공기 중 농도보다 급격히 증가한 이산화탄소와 메탄, 그리고 산업혁명 이전에는 공기 중에 존재하지 않았던 아산화질소와 3가지 불소화합물이 그것이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대기 중 농도가 아산화질소와 불소화합물에 비해 워낙 높은 편이지만, 동일한 농도의 온실가스가 공기 중에 존재할 때 지구온난화 기여정도를 표시하는 지구온난화 지수는 새로운 시사점을 갖게 한다. 이산화탄소의 온난화지수를 1이라고 할 때,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각각 21과 310이며, F가스의 지구온난화 지수는 수백 배에서 수만 배에 이른다. 예를 들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공정에 주로 사용되는 SF6의 지구온난화지수는 23,900인데, SF6 발생을 단지 1㎏만 줄이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24톤을 줄이는 결과와 매 한가지다. 더욱이 SF6은 자연 상태에서 완전히 소멸하는데 3,200년이나 걸린다고 하니, SF6 발생억제는 지구온난화의 지속강도 역시 크게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6가지 물질 외에는 온실가스가 없을까? 국제사회는 반도체 및 LCD제조공정과 태양광전지 박막생산에 다량 사용되고 있는 삼불화질소(NF3) 등 무려 12종의 화학물질을 기후변화협약의 온실가스에 추가할 것을 검토 중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17,000나 되는 NF3의 전 세계 생산량은 연간 8,000톤가량인데, 이 중 국내에서 연간 5,000톤에 달하는 양을 생산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반도체와 LCD제조공정에서는 NF3를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NF3가 온실가스로 지정될 경우 해당산업과 국가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심히 걱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구온난화의 문제도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는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동시에 기후변화를 대처하기 위한 녹색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생활혁명이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물론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우려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것은 상처입고 아파하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치유를 위한 염원일 수 있다. 하지만 온전하고 합당한 접근일까? 참다운 녹색 리더십은, 대충 편리하게 이해하여 자연과 일반 국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권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이해해서 알려주고 함께 현명하게 대처하며 자발적 실천의지에 공평한 힘을 보태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2010년 4월 4일 예수 부활 대축일 인천주보, 조경두 프란치스코(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환경사목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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