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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구환경 이야기: 지구온난화와 춘래불래춘(春來不來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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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3 ㅣ No.1049

[빛과 소금] 지구환경 이야기 - 지구온난화와 ‘춘래불래춘(春來不來春)’


중국 전한시대 때 흉노 왕에게 전략적으로 시집보내진 궁녀 왕소군의 심경을 표현했던 시구 중 한 부분이었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은 금년 들어 유례없는 폭설과 3월까지 지속된 영하의 날씨로 인해 ‘춘래불래춘’으로 변형되어 인기검색어가 되었다. 지구온난화에 폭설과 추위라니 다소 혼란스러운 와중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0년 동안 역사상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구가 더워졌다고 해서 지구촌 모두 평균적으로 더워지는 결과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기상학자들은 지난 혹한의 원인을 북극진동과의 관련성에 두고 있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기압 변화에 따라 북극의 냉기가 ‘진자운동’처럼 저위도 지방으로 내려왔다가 올라가기를 반복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최근 3년 북극의 얼음 면적은 집계 이후 최소 면적 순위 1~3위를 석권할 만큼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북극의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한기 덩어리를 감싸고 회전하는 제트기류가 약화됐고 제트기류의 벽을 뚫고 나온 이 한기가 동북아시아와 유럽 북미 지역으로 밀려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중태평양 해수의 온도가 올라가는 변형된 엘니뇨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미국, 유럽북반구에 따뜻한 수증기가 끊임없이 공급되면서 폭설이 내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밀도가 큰 북극 한파가 쉬지 않고 남쪽으로 밀려들면서 대기 중의 수증기들이 눈구름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뿐이 아니다. 아이티와 칠레, 멕시코 등지에서 대규모 지진과 지진해일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극지방의 얼음과 만년설이 녹아 바다의 수위와 수온, 염분농도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구를 감싸 흐르는 대규모 해류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과 카자흐스탄의 홍수피해 소식이 들리는가 하면, 남미 페루의 마추픽추 유적지에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호주 서부에는 폭염이 이어졌고 아마존 일부유역과 케냐, 에티오피아 등 동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아랄해 주변지역 등은 거의 10년째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가뭄과 굶주림 외에 다른 표현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작금의 사건들은 지구온난화와 그에 수반한 영향들에 기인한 것으로서, 수 천년동안 유지되어 온 기후와 지질구조의 균형 상태에 심각한 자극이 있지 않고서는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는 점에 많은 전문가들은 공감하고 있고, 그 빈도와 강도가 거세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닌 미니 빙하기라는 주장과 인간의 자연 파괴 등으로 더워진 지구가 스스로 그 열을 식히기 위해 이상 한파와 폭설을 만들었다는 ‘가이아 이론’ 등이 제기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애써 비켜가려는 입장보다는 그동안의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성찰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해나가야 할 시기가 아닐까 한다.

[2010년 4월 11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인천주보,
조경두 프란치스코(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환경사목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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