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05년 전교의 달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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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10-06 ㅣ No.169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2005년 전교의 달 담화문


청소년 선교에 힘을 모읍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2005년 전교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새삼 주님의 간곡한 명령에 귀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이 숭고한 사명을 실행하기 위해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순교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아직도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 각자의 피할 수 없는 사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근래 가톨릭교회의 선교 현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향후 중점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선교의 부진

 

근래 수년간의 교세 추이를 관찰하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드러나는 것이 청소년 선교의 부진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특히 40대 미만의 연령대에서 교세가 줄곧 감소세를 보여 왔습니다. 이는 외적으로 유아 세례율의 급감, 초ㆍ중ㆍ고 주일 학교의 운영난, 본당 청소년 신자의 공동화 등의 현상으로 체감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청년들도 경제가 어려워지고 경쟁이 더욱 치열하며 생활이 각박하게 되자, 성당에서 만나기가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신앙생활보다는 일반 세속의 생활이 더욱 관심을 끌게 되고 복음적 가치는 등한시 되었습니다.

  

 

청소년 선교에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입시다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의 선택은 오직 하나 뿐입니다. 청소년층에 대한 대비책을 조속하고도 체계적으로 강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소위 ‘인터넷 세대’로 일컬어지는 청소년층의 취향에 파고드는 복음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곧 이들 세대가 지니고 있는 의문, 문제, 욕구 등에 부응하는 선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이고 그들의 요청에 적절히 응해주어야 합니다. 이들의 필요에 눈높이를 맞추어 때로는 해방자(루가 4,16-21)로, 때로는 치유자(마르 1,40-42)로, 때로는 착한목자(요한 10,1-6. 10-16)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이들 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느낌, 재미, 편의, 자율, 감각 등입니다. 이런 기준에서 이들이 바라보는 가톨릭 신앙은 ‘재미없고’,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신앙으로 비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들이 선호하는 방법을 통해 복음을 생활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각 연령대별로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적극 제언합니다.

 

1) 유아 세례를 적극 권장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유아 세례율은 30%를 밑돌고 있습니다. 이를 제고하기 위해서 신혼부부의 신앙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아가 철이 든 다음 신앙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가정의 어른들은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세례를 베풀도록 적극 권장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할 것입니다.

 

2) 취학 이전 아동을 위해서 가정의 조기 신앙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입시다. 가정에서의 규칙적인 기도 생활과 전례력에 따른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신앙 안에 머물도록 하여 믿음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3) 취학 연령층인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신앙 교육을 위해 종합적인 접근을 꾀해야 할 것입니다. 이 세대에게는 신앙 형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격도야와 학업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아울러 청년들은 이미 “사도직 활동의 주체들이자 협력자”로서, 교회의 정신에 따라서 교회를 위하여, 또한 동료와 부모, 이웃을 위하여 활동할 장을 적극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4) 캠퍼스 선교에 보다 큰 관심과 역량을 쏟아야 합니다. 그동안 가톨릭교회는 캠퍼스 선교를 거의 방치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해당 지역 교회 당국은 심기일전하여 전문 사목자를 양성하여 파견하고, 신자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관여를 독려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복음화 노력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군인 선교에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20대의 젊은 청년들이 한국 가톨릭교회의 미래요, 그들이 제일 많이 모여 있는 대학과 군부대가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말로만 강조하고 느낄 뿐이지 이를 위한 인적 및 물질적 지원은 미흡하였습니다. 기도와 관심을 쏟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6) 혼인을 앞둔 신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혼인과 가정의 중요성, 자녀의 신앙 교육에 대한 사명감,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원리 등을 교육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7) 근로 청소년을 위해 복음화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가톨릭 근로 청소년들이 직장 및 근로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여 복음을 증거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조직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길은 ‘신앙의 대물림’을 위해 전 교회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박해 시대 가톨릭교회가 존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신앙의 대물림이었습니다. 오늘날 가톨릭교회의 어려움은 교회가 신자들에게 이 원리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데 소극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유아 세례, 첫영성체, 주일 학교, 견진성사 등을 꼬박 챙겨주는 것은 ‘신앙 대물림’ 교육원리를 터득한 다음의 구체적인 방안일 따름입니다. 그리고 결국 20-30대 신앙의 양상은 신앙 대물림 교육의 성패에 따른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아직도 어둠 속에 살고 있는 젊은 세대가 기쁜 소식을 접하여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다음의 고백은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의 선교 사명을 일깨우는 경종이 되어야 합니다.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1고린 9,16).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최영수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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