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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와 일치기도주간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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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종 [fpyc] 쪽지 캡슐

2006-01-11 ㅣ No.178

 

2006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 안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에서는 개신교와 함께 아래와 같이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를 개최합니다. 한국 그리스도교 일치 운동를 위해 열리는 일치 기도회의 주제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마태 18, 20) 입니다.


  일치 기도회에 참여하는 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 그리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구세군대한본영,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입니다


  많은 분들이 일치 기도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보도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제목: “2006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


주제: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마태 18, 20)


일시: 2006년 1월20일(금) 19:30


장소: 천주교 광주대교구 북동성당 (☎062-562-3407)


주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체진행 


  사회: 김 광준 신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일치위원회 위원장)

  강론: 백 도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축사: 박 경조 주교(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최 창무 대주교(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강복: 김 희중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2006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주간 담화문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

(마태 18, 20)


  ‘일치’는 인류 공동의 소망이자 교회가 세상에 파견된 이유입니다. 20세기 가톨릭 교회의 전환기였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폐막 40주년을 기억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교회는 공의회의 가르침대로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교회헌장 1항)로서 “일치의 재건을 모든 그리스도인 가운데에서 촉진”(일치교령 1항)해야 하는 소명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열의 역사를 살아온 인류를 향해 파견된 교회가 오늘날 인류의 일치와 평화를 바라는 많은 종교인들뿐만 아니라, 모순과 갈등의 역사를 넘어 조화와 화해의 삶을 지향하는 선량한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일치의 희망을 선포해야 한다는 것은 교회의 본질에 속합니다.

  그러나 교회가 하느님과 인류의 일치,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그 일치의 표징을 세상에 드러내고 증언하여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과제는 거창한 대의명분을 내세우거나 교파 간의 갈등을 표면적으로 해소하는 형태로 채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 끝 날까지 당신 제자들과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을 통해서 가능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탄의 신비인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마태 1, 23)으로서 우리 가운데에 다양한 방식으로 현존하고 계실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실천될 때, 그분을 기억하며 성찬의 빵과 포도주를 바칠 때, 또 어린아이, 굶주린 이, 감옥에 갇힌 이, 우리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 안에, 모든 이웃 안에, 이 세상에서 당신의 사명과 직무를 수행하는 이들 안에 예수님께서는 현존하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에게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는 약속을 지켜 주십니다.

  가톨릭 교회가 매년 1월 25일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을 앞두고 한 주간 동안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주간을 마련하고 교회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며 노력할 것을 권고하는 일은 매우 뜻 깊다고 하겠습니다. 이미 교회 분열의 아픔을 겪었던 서구의 교회들이 교회 일치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교파간의 대화는 물론 서로 불신의 장벽을 허물지도 못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생각할 때 사도 바오로의 개종을 이끌어주신 성령의 도우심 없이 교회 일치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치의 여정으로 불린 천주교와 개신교는 교파 간의 상이한 교리 논쟁에 앞서서 먼저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로 불렸음을 깨닫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 안에 활동하시는 하느님과 그분의 영의 움직임에 자신을 맡긴 신앙 공동체들이 각기 맡은 책무를 다하면서도,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여” 하느님의 무한하신 화해의 힘을 본받아 서로 한없이 용서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공동 기도의 힘과 궁극적으로는 그분의 이름으로 모인 공동체 안에 함께 계신 예수님의 현존을 믿는 순례의 여정을 살아갈 교회의 공동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주간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일치가 은총임을 깨닫고, 이 은총을 끊임없이 간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일치 촉진은 교파들이 지난 세월 동안 묵혀둔 인간적인 오류나 편견을 벗어 버리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여 그분의 현존 안에서 한 마음으로 바치는 기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한국 천주교가 특별히 1986년부터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주간에 개신교와 더불어 공동 기도회를 꾸준히 개최해온 것은 교회 일치가 무엇보다 먼저 함께 기도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함을 강조해온 결과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참된 일치는 이 기도 안에서 얼마나 많은 목소리가 있는지가 아니라, 이 목소리들이 기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일입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일치를 향한 괄목한 만한 진전이 교회 안팎에 일어난 것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그리스도인들이 다양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고자 하는 열정 속에 발견해 낸 한 목소리에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서로 사랑하라.”(요한 15, 12)는 계명입니다. 예수님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 35) 하고 가르치셨습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그분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예수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것은 그 ‘두세 사람’의 상호 사랑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 일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이되 그분의 사랑에 동참하는 데 있습니다. 이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내는”(1코린 13, 7) 사랑입니다.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 신앙직제위원회는 이 사랑을 함께 체험하기 위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삶에서 교회 일치’를 함께 실천하는 법을 배우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우리 시대에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공동으로 건설하기 위하여 상호 의존의 문화를 배워야 하고, 서로가 공통으로 가진 유산을 잊지 않을 때 우리를 갈라놓는 요소들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삶에서 교회 일치’란 교파를 뛰어 넘어 우리를 예수님의 현존 안에서 살게 하시는 성령의 생명에 더 깊이 동참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곳에서 공동 기도와 공동 증언 그리고 공동 사명에 참여하는 일이 필요함을 일깨워 줍니다.

  2006년에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현장으로 교회는 파견될 것입니다. 대규모의 평화 운동과 평화 활동에 대한 희망이 솟아오르기도 사라지기도 하는 현실 앞에서 교회는 두세 사람의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함께 모이는 소박한 움직임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교파간의 대화 없는 편견 보다는 인간애에 근거한 상호 인정과 대화의 문화를 교회 안에 정착시켜야 할 과제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파들이 지닌 과거의 아픈 기억과 해묵은 앙금에 대한 청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우리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 수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공통된 증언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목 현장에서 교직자들 간의 인간적인 만남이나, 신자들의 격의 없는 상호 방문과 공동 기도회를 개최하는 일, 인생의 여정에서 함께 겪은 신앙의 체험들을 나누는 일, 지역 사회의 현안 문제들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면서 그리스도인의 희망을 삶으로 증언하는 일들이 일선 사목자들과 평신도들 사이에서 일어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모든 일들은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진리의 영인 성령의 인도에 모든 것을 맡기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증언들이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의 일치를 촉진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며, 이러한 공동의 노력이 한국 땅에서도 지속적으로 교회 일치 운동의 결실로 나타나기를 기원합니다.


2006년 정월 18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 희중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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