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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 한국 천주교회 통계로 본 선교 사목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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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1-06 ㅣ No.289

“한국 천주교회 통계”로 본 선교·사목 동향

 

 

들어가는 말

 

한국 천주교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신자 수만 보아도 1955년 215,554명에서 2003년 4,430,791명으로 20배 이상 늘었고, 인구 대비 신자 비율도 1955년 1%에서 2003년 9.1%로 9배나 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의 선교·사목 통계를 분석해 보면, 한국 천주교회의 미래는 매우 비관적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막연하게 인식해 온 신자 증가율 감소, 유년 · 소년 · 청년 신자 비율 감소, 성소자 감소, 냉담자 증가 현상 등을 대개 지난 10여 년 동안의 통계 수치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동향 분석은 한국교회의 사목 현실을 바로 이해하고 적절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1. 복음화 동향

 

2003년 말 한국의 천주교 신자는 4,430,791명으로, 이는 총인구 48,823,837명의 9.1%에 해당한다. 이러한 신자 수는 전년도인 2002년의 신자 수(4,347,605명)와 비교할 때에 1.9% 증가한 것이지만, 이러한 전년도 대비 신자 증가율은 30년 만의 최저 기록이다. 

 

한국전쟁 종료 후 안정을 되찾기 시작한 1955년 이후의 전년도 대비 신자 증가율 동향을 살펴보면, 1959년까지는 12%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1960년부터 1966년까지는 6-9%,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말까지는 5% 미만(1972년과 1973년 제외), 그 뒤 1980년대에는 6-10%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82년 이래 전년도 대비 신자 증가율은 계속 떨어져 1990년대의 증가율은 3-5%에 불과하고, 2003년에는 마침내 1%대로 떨어졌다. 2003년 증가율 1.9%는 1982년의 9.6%와 비교하면 5분의 1에 불과하며, 1992년의 4.9%와 비교하여도 그 절반에 훨씬 못 미친다. 2000년 대희년을 전후하여 약간 회복하는 기미를 보이는 듯하였으나, 실제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였다. 

 

전년도 대비 신자 증가 수에서, 2003년의 신자 증가 수(83,186명)가 최근 5년 가운데 최저라는 점도 적신호이다(2001년에는 156,928명, 2002년에는 119,117명 증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체 유년·소년·청년 인구에서 천주교 신자의 비율이 개신교나 불교에 견주어 매우 낮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2004년 2월에 발표한 「2003년 사회통계자료」에 따르면, 15-19세 인구에서 개신교 신자는 23.2%, 불교 신자는 14.6%인 반면, 천주교 신자는 7.3%로서 개신교의 3분의 1, 불교의 2분의 1에 불과하였다. 또 20-29세 인구에서도 개신교 신자는 20.0%, 불교 신자는 16.9%, 천주교 신자는 6.9%였다. 

 

남녀 구성비를 보면, 2003년 말 현재 남자와 여자가 각각 41.7%, 58.3%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인 1993년과 비교할 때에, 남자는 1.5% 증가, 여자는 1.5% 감소한 것이다. 

 

요컨대, 한국교회의 복음화 동향에서 복음화율(전체 인구 대비 천주교 신자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1955년 0.1%에서 2003년 9.1%), 1982년 이래 전년도 대비 신자 증가율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1982년 9.6%에서 2003년 1.9%). 또 한국의 유년 · 소년 · 청년 인구에서 천주교 신자의 비율이 개신교나 불교에 견주어 매우 낮으며, 천주교 내부에서도 40세 미만의 모든 연령대에서 신자 비율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이다. 반면에, 60세 이상의 신자 비율은 점점 늘어나 우리 사회의 고령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남자 신자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속도가 매우 느려서 성비의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교회의 지상 과제인 복음화를 위해서는, 유아 세례를 강조하고 유·소·청년 사목을 위한 시설과 단체와 프로그램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령화 시대에 부응하는 사목, 또 외짝 교우를 위한 사목적 배려 등을 더욱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2. 사목 인력

 

1) 성직자

 

성직자는 아직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3년 현재 성직자 수는 3,615명으로, 2002년보다 200명 이상 증가하였다. 

 

본당사목 신부는 1994년에 교구 소속 사제의 64.2%였으나 2003년에는 59.5%로 그 비율이 감소하였다. 반면에, 특수사목과 해외 선교사목에 종사하는 성직자의 수는 1996년 이후 미미하게나마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봉헌생활회 소속 성직자는 최근 10년 동안 4-5%의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사도생활단 소속 성직자의 경우는 외국인 선교사들이 본국으로 귀환하거나 또는 선종하여 줄어드는 반면, 해외선교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과 함께 설립된 방인 선교회(한국외방선교회) 소속 성직자는 2-3년 전부터 미미하지만 늘어나는 추세이다. 

 

성직자 수는 1990년 이래 해마다 100명 이상씩(1995년과 2001년 제외) 늘어났다. 그러나 대신학교 입학생 수가 2000년부터 감소하는(2000년 254명, 2001년 203명, 2002년 166명, 2003년 144명) 추세임을 감안하면, 사제 성소자 감소에 대한 특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 수도자

 

남녀 수도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03년 현재 남자 선교수도단체는 47개 단체에 회원수 1,352명으로 1963년 398명에 견주어 3배 이상 증가하였고, 여자 수도단체는 2003년 현재 101개 단체에 회원수 9,343명으로 1963년 1,557명에 견주어 6배 증가하였다. 최근 10년간의 동향을 살펴보면, 남자 선교수도자는 1993년 742명에서 2003년 1,352명으로 10년 동안 610명 증가하였고, 여자 수도자는 1993년 6,868명에서 2003년 9,343명으로 2,475명 증가하였다. 그러나 특히 여자 수도회의 수련자는 전체적으로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1994년 1,091명, 1998년 880명, 2002년 702명, 2003년 676명). 

 

3) 신학생 

 

신학생 수는 1994년(1,676명)을 정점으로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증가 현상을 보였지만, 이는 학제가 7년으로 연장되었기 때문이며, 2001년 1,606명에서 2002년 1,436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은 이러한 조정이 마무리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언급하였듯이, 대신학교 입학생 수가 2000년부터 급감(2000년 254명, 2001년 203명, 2002년 166명, 2003년 144명)하였으므로 앞으로 10여 년 뒤에는 사제 수품자 수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3. 성사 사목 

 

1) 세례

 

2003년 영세자는 135,379명으로 전년도 137,723명보다 2,000명 이상 감소하였다. 지난 50년간의 동향을 보면, 1960년대 중반부터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1980년대 초반에 15%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그 증가율은 계속 이어가지 못하다가 1996년에 증가세로 돌아서 1998년과 1999년에 10% 이상의 증가를 보였으나, 2000년부터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2) 혼인성사, 견진성사, 병자성사

 

혼인성사의 경우, 성사혼이나 관면혼의 건수로 보면 2002년까지는 약간씩 늘어난다고 할 수 있었으나, 2003년에는 둘 다 줄었다(2002년 성사혼 10,245건; 2003년 성사혼 9,733건, 관면혼 15,609건). 전체 신자 대비 성사혼율은 1993년에는 0.29%였으나 2002년에는 0.24%로, 2003년에는 다시 0.22%로 줄었으며, 관면혼율도 1993년 0.51%에서 2002년 0.38%로, 2003년에는 0.35%로 줄어들었다. 견진자 수는 1998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병자성사 건수는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 

 

3) 판공성사와 냉담자 그리고 주일미사 참여자 

 

2003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성탄 때 판공성사를 받은 신자 수는 1,407,590명, 부활 때 판공성사 참여자는 1,326,893명으로, 전체 신자 대비 각각 33.3%, 31.4%만이 판공성사에 참여하였다. 이는 전년도의 28.7%, 28.1%보다 늘어난 것이지만, 이전까지는 특히 1999년 이래 판공성사 참여자는 감소하는 추세였다. 

 

반면에, 3년 이상 판공성사에 참여하지 않은 냉담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1993년 냉담자 수는 792,473명으로 신자 총수의 24.7%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2003년에는 1,581,321명으로 신자 총수의 35.7%를 차지하면서 지난 10년 사이에 냉담자 수는 두 배로 증가하였다. 

또한 주일미사 참여자 수와 참여율 역시 지난 10여년 동안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였다. 다만, 2003년 신자 총수 4,430,791명 중에서 26.9%에 해당하는 1,191,114명이 주일미사에 참여하여 전년도 26.5%(1,152,374명)보다 약간 증가하였다. 

 

성사 사목 동향을 요약해 보면, 먼저 영세자와 예비신자 수는 모두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7세 미만의 어린이 영세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커다란 문제로 떠오른 출산율 감소에도 그 원인이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자녀 세례에 대한 부모들의 무관심과 냉담자 증가 때문일 것이다.

 

성사혼율과 관면혼율을 비교할 때에 성사혼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신자 총수 대비 성사혼율이 낮아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판공성사와 주일미사 참여자 수 감소, 냉담자 수 증가 문제는 한국 천주교회의 오랜 과제이다. 2003년도 판공성사와 주일미사 참여자가 전년도보다 다소 늘어나기는 하였으나, 지난 10년 간을 분석해 보면, 신자 수는 최근 10년 사이에 100만 명이 늘어났는데 견주어 판공성사 참여자 수는 10년 사이에 20만 명 정도나 줄어들었다(1993년 부활 판공성사 참여자 1,530,452명에서 2003년 1,326,893명). 이처럼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는 성사 사목과 관련하여 일곱 가지 성사에 대한 사목적 영성적 대안 연구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4. 사목구 증감 동향

 

마지막으로 사목구 동향을 살펴보면, 최근 10년 동안 본당 사목구 수는 해마다 평균 3.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2002년도 1,313개에서 2003년도 1,359개로 증가). 그러나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다른 해에 비해 증가율이 낮다. 이는 당시 국가 경제의 어려운 사정이 교회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공소가 도시보다는 시골 지역에 분포되어 있어 시골 지역의 신자가 감소하면서 폐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오는 말

 

지금까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펴내는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복음화 추세를 비롯하여, 사목 인력, 성사 사목, 사목구의 변동 상황을 분석하였다.

 

요컨대, 한국의 복음화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1955년 0.1%에서 2003년 9.1%), 1982년 이래 전년도 대비 신자 증가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1982년 9.6%에서 2002년 1.9%). 또 한국의 유년·소년·청년 인구에서 천주교 신자 비율이 개신교나 불교에 견주어 매우 낮으며, 천주교 내부에서도 40세 미만의 모든 연령대에서 신자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이다. 반면에, 60세 이상의 신자 비율은 점점 늘어나 우리 사회의 고령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지상 과제인 복음화를 위해서는, 유아 세례를 비롯하여 유·소·청년 사목을 위한 시설과 단체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고령화 시대에 부응하는 사목, 또 외짝 교우를 위한 사목적 배려 등을 더욱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사목 인력에 속하는 성직자와 수도자 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지만, 그 바탕이 되는 성소자 수의 동향을 보면 미래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으므로 특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교황청 문화평의회(의장 폴 푸파르 추기경)는 2004년 3월 11-13일 총회를 준비하면서 실시한 ‘불신앙’에 관한 설문조사(Survey on Unbelief) 결과 보고에서 전세계적으로 “무신론이 줄어들고 있지만 동시에 종교적 무관심과 ‘대안 종교’가 늘어나고 있다.”, “종교적 탐구보다는 영성적 탐구가 늘어나는데, 이는 전통적인 종교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였다. 이제 교회가 맞서 싸워야 하는 대상은 ‘투쟁적 무신론’이라기보다는 ‘사람에게 하느님이 완전히 무의미한 개념이라는 주장’ 또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하느님이 불필요하거나 욕구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심지어 신자들에게까지 파고드는 사이비 신흥영성 운동이나 초월적 가치를 도외시하는 웰빙(well-being) 주의 등은 비신자 선교와 신자 사목에서 마땅히 고려해야 할 사안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지난 10년 동안 한국 천주교회에 나타난 적신호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 글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거론된 한국교회의 일부 문제들에 관하여 구체적 통계 수치를 가지고 분석하고 동향과 추세를 밝혀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난 과제들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고 이행하는 것은 우리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맞서야 할, 그러나 사실은 교회가 늘 맞서왔기에 아주 오래된 과제이다.

 

[사목, 2004년 7월호,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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