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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사목] 본당사목 프로그램: 미사 전례에서 시작하는 주일학교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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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1-07 ㅣ No.296

미사 전례에서 시작하는 주일학교 활성화

 

 

오랜만에 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미사에 참례할 기회가 있었다.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학생들로 채워져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고, 몇 안 되는 학생들조차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힘이 없어 보였다. 사제의 강론도 학생들이 아니라 뒷자리에 있는 어른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런 모습은 본당마다 차이가 있을 터이지만 많은 본당에서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주일학교의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활성화하고자 각 본당과 교구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가운데 미사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사목을 통해 주일학교를 활성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고양시 일산본당의 최재영 시몬 신부를 찾아, 청소년들이 신명나게 주일학교에 참여하게 한 요인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1. 청소년 사목의 구체적인 목표 설정

 

해마다 교사회, 학생회와 논의하여 본당 청소년 사목의 목표를 설정한다. 일산본당에서는 지난해에는 학생들이 미사를 통해 힘과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청소년 전례의 축제화’를 목표로 삼았으며, 올해에는 ‘신앙의 내실화’를 목표로 설정하여 전례의 축제화를 통해 얻은 활력을 학생 개인의 탄탄한 신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 목표 실천 방안 

 

1) 축제의 미사

 

일산본당 주일학교가 활성화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미사’를 중심으로 한 사목에 있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성찬례 거행에 그 기초와 중심을 두지 않으면 결코 세워질 수 없으므로, 공동체 정신을 기르는 모든 교육은 성찬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사제 생활 교령, 6항). 곧 교회생활의 정점이고 원천(전례 헌장, 10항)인 성찬례에 모든 주일학교의 활동을 집중함으로써 인간적 노력을 넘어 미사를 통해 주어지는 하느님의 은총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청소년들이 미사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끎으로써 하느님을 체험하고, 참 신앙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① 청소년들만의 미사 신설

 

먼저 청소년들이 미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어른들은 들어오지 않고, 청소년들끼리만 봉헌하는 미사를 신설하였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청소년들이 만드는 미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장소도 변화를 주었는데, 소성당으로 미사 장소를 옮겨 가운데에 제대를 두고 그 주위에 둘러서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청소년들만의 폐쇄적 분위기를 피하고자 한 달에 한 번은 부모님과 함께하는 미사를 마련하고 있다. 

 

② 말씀 전례: 더욱 역동적 분위기를 이루어 학생들이 말씀의 식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액션송, 극의 요소 등을 적극 도입하여 활용한다. 특히 강론은 전례와 복음에 맞게 학생들에게 친밀한 내용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연극, 노래, 영상 등의 기법을 활용하여 꾸민다. 사제 혼자 강론을 하는 경우에도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여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강론을 이끌어간다. 

 

③ 성찬 전례: 예수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구원의 희생제사에 더욱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거룩하시도다”가 끝나면 조명을 이용하여 제대만 환히 비추고 다른 부분은 어둡게 한다. 그리고 학생들을 제대 주위에 가까이 모여들게 하여 ‘그리스도 몸의 식탁’에 더 친밀하게 동참하도록 이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사제의 동작 하나하나 경문 한 줄 한 줄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④ 평화의 인사: 이 시간에는 청소년들이 즐겁게 인사하고 공동체의 평화와 일치를 청하며 서로 사랑을 표시할 수 있도록 매주 다양한 인사법을 개발하여 선보인다(예: 돼지 인사, 고양이 인사, 삼위일체 인사, 비둘기 인사, ET 인사 등). 

 

이 시간만큼은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떠들 수 있도록 한다. 노래 한 곡 정도의 시간이 되게 하는데, 노래가 끝나면 ‘샬롬’ 노래를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모여, 옆 친구와 손을 엇갈려 잡은 뒤, 차분한 분위기에서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한다. 

 

2) 교사회 분위기 쇄신

 

① 교사 가정 미사: 한 달에 한 번 ‘교사 성화의 날’을 정하고, 돌아가며 각 가정에 모여 함께 미사를 드린 뒤,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다. 평소 회합 때 나누지 못한 어려움이나 개인적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한편, 사목자는 교사들을 격려하고 교사들의 부모님께 이해를 구하며 지원에 감사하는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② 교사들이 성서모임, 피정 등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여 영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한다.

 

③ 교사들은 담당 학생들의 교리교육뿐 아니라 학업, 고민 등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도록 노력한다. 학기를 시작할 때 담임교사가 학생 상담을 실시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 연락을 한다. 여유가 있는 교사는 스터디 그룹을 담당하여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도 한다.

 

④ 지도신부의 꾸준한 관심과 회합 참여, 친교의 자리에 함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⑤ 초등부 교사회와 중고등부 교사회 간의 원활한 교류를 통해 서로 돕도록 한다.

 

3) 청소년 예비신자 반 운영

 

① 주일학교 교리시간을 이용하여 전 학년이 참여하는 청소년 예비신자 반을 운영한다.

 

② 처음 본당을 찾는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돕는다.

 

③ 예비신자 반에는 경력이 많은 교사를 배치한다.

 

④ 교리 과정을 다 마치면 중고등부 미사 중에 세례성사를 거행한다.

 

⑤ 세례성사를 거행하는 동안 학생들에게 각각의 의미를 설명한다. 이미 세례를 받은 학생들도 세례성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된다. 

 

⑥ 환영식을 통해 예비신자들을 한 식구로 받아들인다. 

 

4) 자모회 활성화

 

① 몇 명씩 조를 만들어 활동한다.

 

② 학생들이 대부분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고 주일학교에 나오므로 미사와 교리가 끝나면 점심식사(또는 간식)를 제공한다. 성당에 나오면 영육을 든든히 하고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③ 자모회 기금 확보: 본당 내 자동판매기 등에서 생기는 수익금을 자모회 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5) 본당의 적극적 지원

 

① 교회의 미래를 일군다는 생각으로 아낌없이 본당 예산을 투자한다.

 

② 본당 주임신부, 사목 평의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3. 일산 본당 주일학교의 변화된 모습

 

1) 학생 수 증가: 초기에는 50여 명에 불과했지만 현재(2004년 7월)는 150여 명으로 늘었다. 매주 12-15명 정도의 새로운 학생들이 찾아온다. 대부분 학생들이 스스로 주일학교에 재미를 느끼고 주변의 친구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이다. 또래 집단의 권유로 온 것이므로 다른 어떤 선교방법보다도 효과가 좋다.

 

2) 무표정하던 얼굴에 웃음을 띠게 되었으며, 미사 시간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등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미사에 참여하는 분위기이다. 무엇보다 미사가 엄숙한 가운데에서도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3) 각 부서(성가대, 전례부, 액션송부) 활동이 자발적이며 더욱 활발해졌다. 때로는 서로 경쟁하기도 하면서 조용하던 주일학교가 활기가 넘치게 되었다.

 

4) 성당에서 놀거나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사목, 2004년 8월호, 편집부, 정리 이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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