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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사목] 본당사목 프로그램: 장애아부 주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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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1-06 ㅣ No.279

[본당사목 프로그램] 장애아부 주일학교

 

 

어느 학교에서 꽃동네에서 단체 봉사활동을 한 다음에 감상문을 쓰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쓴 내용은 대부분 “그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다. 내 몸이 성한 데 대해 다시 한번 부모님과 하느님께 감사한다.”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말들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은 반드시 불행할 것이라는 생각이 담겨있다. 과연 그럴까? 또 그래야만 할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모습과는 상관없이 모든 이를 사랑하신다. 장애인이든, 행려자이든, 죄인이든 상관없이 하느님의 사랑은 무한히 그들에게 내린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 똑같이 사랑받는 존재이며, 행복에 이르는 길 또한 동일하게 열려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모든 활동의 출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소외된 이들을 돌보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장애인들이 본당에서 생활하기에는 여러 제약들이 많다. 성전에 이르는 계단은 높기만 하고, 소공동체, 단체에 참여하는 것도 수월치가 않다.

 

주일학교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교리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있는 본당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 안에서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아무런 차별 없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며,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하는 데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교구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소영 가타리나 선생님을 만나 현재 각 본당에서 어떻게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새롭게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시작하려는 본당에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장애아부 주일학교 현황과 운영 형태

 

장애아부 주일학교는 정신 지체, 자폐증, 뇌성마비 등을 겪는 발달 장애아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체 장애아는 신체만 불편하지 인지 발달 면에서는 차이가 없으므로 일반 주일학교에서 수용하도록 한다.

 

현재 장애아부 주일학교는 서울대교구에서는 14개 본당, 곧 가락동, 구로본동, 금호동, 노원, 대화동, 등촌1동, 명동, 명일동, 봉천동, 신당동, 신월동, 오류동, 청량리, 화곡본동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수원교구에서는 광북, 금곡동, 야탑동 성 마르코, 인천교구에서는 남동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각 본당에서는 본당 사정에 맞게 조금씩 다른 형태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크게 세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경우, 둘째, 일반 주일학교 내에 장애아반으로 존재하는 경우, 셋째, 청년회 산하 봉사활동 부서로 존재하는 경우이다. 이 가운데 초등부, 중?고등부를 합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일관성과 체계를 갖추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년회 산하로 있는 경우는 점차 주일학교로 편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경우라도 대부분 교리교육만 따로 실시하고, 미사와 캠프, 피정 등의 행사는 일반 주일학교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장애아부 주일학교의 필요성

 

1) 장애가 있다고 하여 하느님께 다가가는 길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주일학교 교육에 대해서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2) 인지 정도에 따라 교수법을 달리 적용하는 개별화 학습을 통해서 하느님을 더 잘 알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완전 통합교육을 실시했을 때, 수행 정도가 떨어짐을 볼 수 있다. 

 

3)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자연스럽게 본당 공동체에서 어울리면서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고,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형제자매임을 깨닫는다.

 

4) 눈먼 이, 오그라진 손을 가진 이들에게 다가가셨던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다.

 

5)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기 어렵다면, 일반 주일학교 내에 장애아반이라도 만들어 장애아들이 교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1. 운영 방침 설정 

 

1) 무엇보다 사목자가 장애아부 주일학교 운영에 대한 방침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별도로 조직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 주일학교 내에 장애아반을 운영할 것인지를 정한다. 

 

2) 시혜적 차원이나 단순히 돌보는 차원이 아닌 똑같은 본당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주일학교 교육을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세부 방침들을 설정한다. 

 

3) 인근 지역 본당과 연합하여 두세 개 본당에서 하나의 주일학교를 운영할 수도 있고, 지구 단위로 운영할 수도 있다. 

 

2. 교사 모집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 가운데 하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는 특수교육 등 관련 분야를 전공한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적 지식은 교육의 방법적 측면에 도움을 주는 정도이며, 실제로는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전공을 하지 않은 교사, 어머니 교사가 많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홍보를 할 때 선입견을 없애고, 일반 주일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여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격려한다.

 

본당 주보를 통해 교사 모집 공고를 내고, 미사 시간에 공지한다. 가까운 특수학교에도 학생과 교사를 모집하는 홍보물을 배포하도록 한다.

 

3. 교사 양성 · 교육

 

1) 서울대교구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필요한 정보와 자료, 자문을 구할 수 있다.

 

2) 서울대교구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에서는 주일학교 교사를 위해 해마다 교사 학교, 피정, 분기별 교육(전례력에 따른 교안, 창의적 교안을 짤 수 있도록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달이 본당 교감단 회의를 갖는다. 주일학교가 신설된 뒤 1,2년 동안은 교사연합회 프로그램만 따라 해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3) 사목자는 교사들과 함께,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다른 본당 주일학교를 견학한다. 직접 보고 배우며, 평가를 하고, 본당 상황에 맞게 재편성한다.

 

4. 학생 모집

 

1) 어느 정도 준비가 진행되면, 학생들을 모집하도록 한다. 역시 주보 공고를 하고, 또 적극적으로 대상 학생을 찾아나선다.

 

2) 대상 학생의 가정에 주일학교에 대한 안내 공문을 발송한다.

 

3) 부모와의 적극적 연대가 필요하므로, 부모와 면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어려움과 주의점

 

1) 주일학교 내 장애아반이 있는 경우는, 부모가 장애아를 주일학교에 보내니까 그 아이들을 따로 교육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경우 시혜적 차원으로 접근하기가 쉬워 봉사자가 그만두거나 학생 수가 줄어들면 금방 사라지게 될 우려가 있다.

 

2) 때로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에 부딪히기도 한다. 장애아가 영성체하는 것을 성체 모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사목자는 이를 교정해 주도록 한다.

 

3) 지나친 관심이나 특혜를 주는 것은 곤란하다. 다른 단체와 똑같이 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처음 미사나 행사에서 신자들과 만났을 때, 서로 서먹해하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나, 3-4개월이 지나면 편안해하고, 자연스러워진다. 어색한 분위기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므로 편안하게 기다린다.

 

5)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교리를 가르치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가이다.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교리교안과 장애아부 주일학교 운영에 대해서는 「가톨릭 디다케」(서울대교구 교육국 발행)에서 2002년부터 연재하고 있는 ‘함께하는 주일학교’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사목자가 장애아를 대할 때

 

1) 아동에게 애정을 보여주어 자신의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 긍정적인 언어 표현, 밝은 얼굴 표정, 부드러운 신체 접촉을 많이 하면 금방 친해진다.

 

2) 못한다고 야단치지 않는다. 아동이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끝없이 요구하면 지치게 된다. “우리 OO가 이렇게 해보면 더 잘 할 것 같구나!”라는 말 등으로 잘못된 행동을 고칠 수 있도록 한다.

 

3) 지켜야 할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한다. 미사 시간 잘 지키기, 기도 손 하기, 성호경 긋기, 영성체 등 신앙인으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에 대해서는 힘 있는 목소리로 강하게 이야기해 준다.

 

4)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도록 한다. 비교하기보다는 스스로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한다.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각 본당에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데 든든한 뒷받침이 되는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는 각 본당에서 산발적으로 생긴 장애아부 주일학교의 교사들이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함께 모이면서 시작되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으로 있다가 4년 전 서울대교구 초등부 교사연합회 내 장애아부로 편입되었으며, 2003년에는 특별기구로 독립하였다. 

 

이곳에서는 교구를 초월하여 각 본당의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위한 교재 개발, 교안 연구, 교사 지도와 피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연례행사로 연합 체육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교사들을 위한 교리 상식, 부모들을 위한 나눔방, 생활지도 마당 등을 운영하며, 온라인상에서의 주일학교 간 활발한 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커뮤니티: http://home.freechal.com/littleangels

* 문의: 02)763-7966

 

[사목, 2004년 4월호, 편집부, 취재 이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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