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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교회문헌ㅣ메시지

2001년 서울대교구장 사목교서 및 세부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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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seoul] 쪽지 캡슐

2000-11-13 ㅣ No.50

2001년도 사목교서


선교하는 공동체

 

 

우리는 구세주 강생 2000년 대희년을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감사로이 보냈습니다. 그리스도의 강생은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시려는 하느님의 사랑 그 자체이십니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대희년에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동서가 화합하고 국경과 장벽이 무너지는 이 지구촌의 시대에 자기 피붙이의 소식조차 알지 못하는 모순 가득한 이 땅에 새 생명의 기운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런 기쁜 소식과 함께 우리는 여전히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세계화와 정보화의 와중에서 강한 나라는 약한 나라를 정치· 경제 · 문화적으로 지배의 속도를 더해가고 국가간, 계층간 빈부의 격차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생명경시풍조와 환경파괴로 인해 인간 존엄성은 손상되고 있으며 우리의 생존이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는 갈수록 ‘잃어버린 양들’이 늘어나서 우리를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모든 피조물이 탄식하며 진통을 겪을 뿐만 아니라, 성령을 하느님의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날과 우리의 몸이 해방될 날을 고대하면서 속으로 신음”(로마 8,22-23)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로마 8,28)을 믿습니다. 우리는 이런 어두운 현실 앞에서도 그리스도께 대한 희망과 믿음을 굳게 하여 세상을 복음화시키는 누룩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국교회 역사상 신유박해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박해를 받으면서도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죽기까지 간직했던 순교자들의 얼을 본받아 우리도 신앙을 삶으로 증거해야 하겠습니다. 

 

 

1. 소공동체와 선교

 

1) 우리 교구는 그동안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복음선포에 참여해온 모든 사람들의 순교자적인 증거와 선포를 통해서 하느님을 믿지 않던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선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되었고 동시에 선교를 하면서 신자들의 신앙이 성숙해지고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 곳에서 들려옵니다. 이러한 소식을 들을 때면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마태 11,26).

 

2) 복음선포의 첫째 형태는 삶의 증거입니다. 이 땅에 복음이 전해진 이후 교회의 많은 사람들이 헌신적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증거하였습니다. 복지 시설이나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 이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투신한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이 보여준 증거의 삶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복음, 곧 기쁜 소식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실천적인 사랑의 증거는 복음을 더욱 설득력있게 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복음선포의 두 번째 형태는 말로 전하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분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은 삶의 증거와 함께 복음을 말로 전해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훌륭한 증거라 하더라도 설명되고 납득되지 못하면 때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현대의 복음선교, 22항). 현대 세계의 특징은 대중매체의 발달입니다. 따라서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같은 현대의 여러 홍보수단을 잘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3)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공동체 구성원 각자가 책임과 역할을 나누며 자율적이고도 창조적으로 복음적 삶을 살아내는 교회의 삶의 방식이 다름 아닌 소공동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소수의 신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소공동체는 신자양성은 물론 복음화의 도구이자 ‘사랑의 문화’에 바탕을 둔 새로운 사회의 출발점입니다”(교회의 선교사명, 51항).

 

이제 우리의 소공동체는 차츰 본당 공동체 안에서 선교의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소공동체가 선교에 적극 참여하고, 예비신자들의 신앙 여정에 함께 하며, 신자들의 신앙을 성숙시키는 못자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공동체에서 양성된 평신도 지도자들은 본당과 사회에서 평신도 사도직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적으로 소공동체는 사귐과 섬김과 나눔의 삶을 더욱 발전시켜서 냉담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소공동체는 그 지역사회 안에 뿌리를 내려 가난한 이들과 소외받는 이들을 돌보며 사회변혁의 의무를 충실히 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교구는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선교의 방향 또한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선교’를 지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2. 새천년기의 교구 시노드

 

1) 우리 교구는 새로운 천년기를 맞이하여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교구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을 이루는 교구의 전체 교우들, 성직자와 수도자들 모두가 참여하는 거교구적인 대회의입니다. 아직은 우리들 사이에 시노드에 대한 이해가 널리 확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시노드를 왜 해야 하는가?”하는 그 당위성에 대하여 함께 인식하는 것입니다. 

 

2) 교회는 안팎으로 많은 변화의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외형적으로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외적으로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음을 봅니다. 다같이 우리의 이러한 처지를 신앙의 눈으로 깊이 ‘바라보고’, ‘판단하고’, ‘우리의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찾아 나서기’ 위해 시노드를 하자는 것입니다.

 

3) 금년 한 해 동안 우리 모두는 시노드 정신을 배우며 기도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교구에서는 시노드 자료들을 마련하여 누구나 손쉽게 시노드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교구 차원으로 혹은 지구단위나 본당 그리고 단체들에서 모임을 가질 때마다 시노드에 관심을 갖고 함께 연구하고 기도하며 ‘시노드가 교구 발전의 다시 없는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당부합니다. 시노드는 무엇보다도 그 과정이 중요합니다. 과정에 충실해야만 우리의 시노드는 풍성한 결실을 거둘 것입니다. 우리들 가슴에 품고 있는 교회 발전과 쇄신의 방안들을 다 내어놓고 축제를 벌이는 열린 마당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성령께 마음을 열고 열심히 기도하면 성령께서는 우리의 나아갈 길을 비추어 주실 것입니다. 

 

 

3.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할

 

1) 지난 역사적인 6 · 15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다시는 두 민족이 갈라지지 않을 것”(에제 37,22)이라는 말씀이 실현되길 고대합니다. 비록 제한된 인원이기는 하지만 8 · 15 이산 가족상봉은 남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만남과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진 지난날의 역사를 뒤로하고 평화의 역군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하겠습니다.

 

2) 우리가 추구하는 민족공동체의 모습은 더불어 사는 삶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동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경제적 고통을 겪는 북한의 형제들에게 형제애적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은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물질적 나눔은 지속되어야 하겠습니다. 동시에 그들이 나눔의 대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형제 · 자매라는 인식이 교회 안에 굳게 자리 잡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50여 년을 서로 다른 사회체제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질적인 면이 너무도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형제 · 자매로서 일치를 이루는 일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교구장인 저는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21).

 

2000년 11월 4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 정진석

 


2001년도 사목교서 세부지침

 

 

아래 세부지침을 본당과 지구, 수도회 및 각급 교회 기관의 실정에 맞게 적용해주시기 바랍니다.

 

 

1. 소공동체와 선교 

 

1) 전 본당 공동체가 적극적인 “공동체선교” 과정을 마련하여 선교에 참여해 주십시오(공동체선교를 위한 자료는 교구 평신도 사목국에서 제공함). 

 

2) 소공동체들이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는 활동이 무엇인지 찾아서 실천해 주십시오.

 

3) 남성신자들이 소공동체에 참여하도록 배려해 주십시오.

 

4) 본당 사목계획 수립시 각 구역별 사목계획을 수렴해 주십시오(구역별 행사, 실천사항 등). 

 

5) 성서를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해 주십시오(청년 성서모임, 어버이 성서모임, 여정, 못자리, 40주간 등). 

 

 

2. 시노드

 

1) 교구청 각 국, 단체에서 실시하는 교육이나 본당에서 실시하는 각종 모임에서 시노드 자료를 열심히 연구해 주십시오.

 

2) 교구에서 실시하는 ‘설문 조사’에 적극적이고 성심성의껏 참여하여 교회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 주십시오.

 

 

3. 사회사목

 

1) 지구와 본당의 사회복지분과를 사회사목분과로 확대 · 조정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사회사목의 전반적인 활동들이 균형된 활동으로 이루어져 나갈 수 있도록 관심자들을 모아 조직해 주십시오(사회사목부서 : 교정사목위원회, 노동사목위원회, 민족화해위원회, 빈민사목위원회, 사회복지회,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경찰사목위원회, 환경사목위원회). 

 

2) 사회사목부의 각 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교육 및 연수, 세미나 등을 적극 참여하여 사회사목 활동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사회사목 분과위원 연수회, 가톨릭 사회복지학교, 사회교리학교, 환경학교, 참생명학교, 노동법강좌, 노동사목연수회, 가톨릭 상담봉사자학교, 나눔의 묵상회 등). 

 

3) 지구 사회사목담당 지도신부를 임명해 주시고 지구 사회사목분과장 모임을 월 1회 등 정기적인 모임으로 지구 사회사목활동의 활성화에 노력해 주십시오.

 

4) 각 본당과 지구에서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사목활동을 개발 실시하고 소외계층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을 시도해 주십시오(본당내 제 단체의 참여, 그밖에 프로그램에 대한 자문이나 협조는 교구 사회사목부 각 위원회로 문의). 

 

5) 각 본당지역과 지구 내의 시설에 관심을 갖고 교회 공동체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함께 해 주십시오. 

 

 

4. 민족의 화해와 일치 

 

1) 각 본당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십시오.

 

2) 각 본당의 신자들이 북한의 굶주리는 형제들을 위해 6월과 8월 단식을 실시하고, 이 단식을 통하여 모금된 성금을 봉헌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3) 각 지구에서 실시하는 민족화해학교에 본당의 사목위원, 교리교사, 청년 및 구역반장들이 참여하도록 해 주십시오. 

 

 

5. 가정사목

 

1) ‘가정 공동체' 성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배려해 주십시오(행복한 가정운동의 성교육, 자연가족계획, 라헬프로그램, 가정성화 6주 세미나, ME, 선택프로그램, 외짝 교우에 대한 배려 등).

 

2) 가정의 제반 문제 상담에 대한 사목적인 배려를 해 주십시오. 

 

 

6. 청소년사목

 

1) 신앙교육(초등부 및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육)이 신앙인들의 의무교육임을 부모들에게 상기시켜 주십시오.

 

2) 교구 내 신앙교육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교구에서 발행한 주일학교 교재를 사용하여 주십시오.

 

3) 청소년 사목 지도자 양성을 위해 ‘청소년 사목학교’에 청소년 사목위원들을 참석시켜 주십시오.

 

4) 지구 차원의 청소년들의 만남과 활동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지원해 주십시오.

 

5) 전례가 청소년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는 축제가 되도록 전례상 응용이 가능한 부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주십시오.

 

6) 본당 관할 내에 각급학교(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에 대한 사목적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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