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헌ㅣ메시지

1999년 부처님 오신 날 불자들에게 보내는 교황청 경축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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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seoul] 쪽지 캡슐

1999-05-15 ㅣ No.4

1999년 부처님 오신 날(5월22일)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1999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인류의 선익을 위하여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는 그리스도인과 불자

 

 

사랑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1. 다른 종교 전통을 가진 신자들과 가톨릭의 관계를 맡고 있는 교황청 부서인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으로서, 저는 불자 여러분에게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2000년 대희년 경축을 준비하는 이 때,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불자 여러분과 함께 몇 가지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2000주년을 맞는 우리의 기쁨에 불자 여러분도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가톨릭 교회는 또한 이를 계기로 세계 여러 종교들과 우애와 대화의 노력을 새로이 하여 인류의 선익을 위하여 함께 협력함으로써 우리가 모두 마음의 정화와 회개를 더욱 깊이 체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러한 마음의 회개는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께 마음을 여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교의 법과 그리스도교의 신앙은 서로 다르긴 하지만, 대화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다분하며, 지금까지 이룩한 대화의 성과도 상당합니다.

 

2. 우리의 세계는 수많은 성취를 자랑할 수 있습니다. "인간 생명에 봉사하는 과학 기술의 진보, 특히 의학의 진보, 환경에 대한 우리의 책임에 관한 더욱 깊은 각성, 평화와 정의가 침해되는 곳에서 이를 회복시키려는 노력, 다른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특히 세계의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에서 추구하는 화해와 연대를 위한 열망"(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서 [제삼천년기], 46항) 등이 그렇습니다.

 

3. 그러나 이 세계에는 흔히 우리 인간들의 이기심과 탐욕으로 빚어진 고통스럽고 위태로운 상황도 많이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객관적인 도덕 규범의 거부, 도덕의 쇠퇴, 가정 가치의 상실, 온갖 형태의 불의와 배타, 불용과 폭력, 증오, 성 과 인종과 종교의 차별 등은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는 몇 가지 사례일 뿐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불교와 그리스도교 전통의 가르침에 어긋나며, 종교의 모습 그 자체를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지역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우리 두 종교 전통 사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우호 관계를 토대로, 그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불자와 그리스도인이 더욱 긴밀히 연대하여 협력할 수는 없겠습니까? 저는 그럴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4. 여러분에게 이 메시지를 보내면서, 저는 우리 그리스도인과 불자들이 각각의 전통이 가르치는 대로 언제나 서로 사랑하고 존중해 오지는 않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리스도인과 불자가 서로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알리고 또 거기서 힘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함께 져야 할 공동 책임을 더욱더 자각하고, 함께 새로운 천년기를 맞이하여, 다가오는 세대들에게 더 큰 희망을 주는 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5. 사랑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풍성한 복이 내리기를 빌며, 다시 한 번 저의 우정과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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