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헌ㅣ메시지

1999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주교회의 담화문

스크랩 인쇄

서울대교구 [seoul] 쪽지 캡슐

1999-07-02 ㅣ No.27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메시지


평화는 함께하는 삶을 통해서 실현돼

 

 

오늘은(6월 20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우리 민족이 그 동안 겪었던 민족적 아픔, 분단의 고통이 하루빨리 청산되어 참된 민족적 화해와 평화의 실현을 기약하는 희망찬 21세기와 새 천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의 남북관계는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북녘 형제들의 어려움을 남쪽에서 외면하지 않고 정성껏 돕는 노력이 거듭되면서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가슴 밑바닥에는 아직도 불신의 그늘이 남아 있어서 화해와 협력의 숨을 고르지 못하게 합니다. 그 이유는, 화해의 주인이 그리스도라는 사실, 화해의 은총과 권한이 하느님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통해서 비로소 화해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구원의 신비를 깊이 깨닫지 못한 결과인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의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곧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의 피로써 평화를 이룩하셨습니다"(골로 1,20).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의 죽음을 통해 인류를 용서하셨으므로 우리 역시 아무런 조건 없이 그들을 용서해야만 진정한 화해와 일치의 길이 열리게 되며 이것이 바로 구원의 신비입니다.

 

사도 바오로께서 말씀하셨듯이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몸을 바쳐서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버리시고,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셨으며 그들을 갈라놓았던 율법 조문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 우리도 몸을 바쳐 눈에 보이는 분단의 벽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벽까지 허물어버리고 남과 북을 갈라놓았던 온갖 인위적인 장애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남북한의 정치지도자들은 정치적 이해타산을 앞세운 대화를 할 것이 아니라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는 길을 마련하기 위해 대화에 무조건 임해야 하며,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실질적 통일의 기반을 확충해나가는 통일정책 추진에 온갖 힘을 다하도록 눈물로 호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민족적 화해와 일치의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2000년 대희년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희년은 '은총의 해'(루가 4,19)이며, '구원의 날'(2고린 6,2)입니다. 희년의 은총과 구원의 기쁨을 북녘 형제들과도 함께 나누기 위해 그들을 대희년 축제에 초대하고 화해의 제사를 통하여 참된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이런 뜻에서 2000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에는 북녘 형제들과 진정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화해의 정점이자 궁극 목표는 평화이며, 평화는 '함께하는 삶'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끊임없는 자기 희생과 관용, 그리고 사랑의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예상보다 빨리 경제위기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바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북녘 동포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계속한 대가로 하느님께로부터 주어진 선물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수백만의 북녘 형제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도록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그것은 동포애 이전에 하느님의 정의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재앙을 외면한다면 우리 민족의 참된 구원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구하고, 갈라진 형제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는 기쁨을 사랑과 평화의 인사에 담아 북녘 형제들에게 전하는 바입니다.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 이동호 아빠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북한 선교위원회는 6월20일(일) 오전 11시 명동 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기념미사 를 봉헌하고 이날 특별강론이 있습니다.  

 

 

북한교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9일 기도

 

12일 - 민족 분단의 죄책에 대해 생각합시다 

13일 - 참된 용서로 분단의 아픔을 씻어냅시다 

14일 - 남과 북의 진정한 화해를 위하여 

15일 - 갈라진 민족의 일치를 위하여 

16일 - 북한 동포를 위하여  

17일 - 북한교회를 위하여 

18일 - 북한 선교를 위하여

19일 - 평화통일을 위하여

20일 - 사랑의 완성을 위하여



41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