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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에바 슈츠 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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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시성 대상자 약전] 에바 슈츠 수녀 시복시성 예비심사에 올라간 덕원 수도원 소속 사제 및 수사 27명, 연길 수도원 사제 1명, 원산 수녀원 수녀 및 헌신자 4명, 덕원 자치 수도원구와 함흥 교구 소속 사제 4명, 연길 교구 사제 2명의 삶을 소개합니다.
1931년 부원장으로 임명된 에바 수녀는 활동영역을 넓혀나갔다. 그녀는 주일에만 공소를 찾아가거나 개별적으로 여성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한 한국인 청원자와 함께 평일에도 오후에 비어 있는 수녀원 유치원으로 여성들을 불러 모아 진도에 따라 반을 나누어 교리를 가르쳤다. 그들 대부분이 글을 읽을 줄 몰랐기 때문에, 한마디 한마디 반복하여 가르쳐야 했다. 그러나 애쓴 보람도 없이 다음 시간이면 대개 배운 것을 몽땅 잊어버렸고 그때마다 다시 시작해야 했다. 에바 수녀는 한국에 들어오면서부터 건강이 나빠졌다. 『원산 수녀원 연대기』에는 그녀의 심장병을 언급했지만, 직접적인 원인이 과로였음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했으며 기회가 닿는 대로 사람들과 만나면서 그들을 하느님께 이끌었다. 그녀는 타고난 선교사이기도 했다. 1933년 3월 19일 원산 수녀원에서 처음으로 설립한 고산 분원장으로 파견되었다. 그 후 에바 수녀는 폐병까지 얻은 상태에서 1938년에는 회령 분원장 그리고 1943년에는 함흥 분원장을 맡으며 선교 일선에서 헌신했다.
1949년 5월 11일 원산 수녀원에서 체포되어 평양 인민교화소로 압송된 에바 수녀는 석 달가량 수감되었다가, 8월 5일 동료 선교사들과 함께 자강도 전천군에 위치한 옥사덕 수용소로 이송되었다. 옥사덕 수용소에서 그녀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디오메데스 메퍼트(Diomedes Meffert, 1909-1998) 수녀는 그녀의 마지막 순간을 이렇게 증언했다. “수녀님은 체포되기 전에도 이미 병약했고 특히 심장이 약했습니다. 3개월간의 수감 생활이 수녀님의 건강을 매우 해쳤습니다. 수용소로 올라오다 찌는 듯한 8월의 더위를 먹고 길에서 졸도를 했는데, 장뇌 주사를 맞고 나서야 소에 태워져 무사히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서서히 회복되어 다시 바느질에 전념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종과 위장 장애 그리고 장 질환으로 1949년 성탄절 무렵부터는 전혀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냉수욕과 이런저런 약초를 써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이 부질없었습니다. 심한 부기에 이어 갑작스러운 탈수 현상이 번갈아 일어났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주에 수녀님의 심하게 부은 다리 한쪽이 짚대에 찔렸습니다. 밤낮으로 진물이 흘러나왔고 결국 감염으로 이어졌습니다. 열이 자꾸 올라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라우렌시오 성인이 달궈진 석쇠 위에 누워 순교했듯이, 수녀님은 8월 10일에 준비된 마음으로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했습니다. 베일과 화관을 씌우고 하얀 조팝나무꽃 사이에 수녀님의 시신을 묻었습니다.” 0 1,989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