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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생명의 문화: 올해는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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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7-31 ㅣ No.755

[생명의 문화] 올해는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

 

 

2010년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를 지내며 생물다양성 보존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기로 하자.

 

지난 30년 동안 생물종들의 개체수와 서식지는 40%나 감소했다. 해마다 2만6000종이 멸종하며 평균 20분마다 한 생물종이 사라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멸종 속도에 가속이 붙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후변화와 마찬가지로 근원적으로 인간이 자연과 생명을 경시한 데서 초래한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밀림을 포함해 생물 서식지의 40%가 사라졌다. 그래서 2006년 유엔총회는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생물다양성 손실의 속도를 줄이는 데 기여하며 △생물다양성 보전 우수사례를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2010년을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로 지정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환경개발회의는 158개국이 참가해 지구상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해 생물다양성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생물다양성 보존,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생물자원으로 얻은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분배를 목적으로 한다.

 

주요 내용은 환경영향평가 도입을 유도하고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생물에 대한 나쁜 영향을 최소화하며, 유전자원의 이용은 상호 합의된 조건과 사전 통보된 협의에 따르며, 그에 따른 기술접근과 기술이전을 공정한 조건으로 각 당사국에 제공하는 것이다.

 

 

청정 환경 가늠하는 잣대

 

생물다양성은 지구촌의 청정 환경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이며, 한 국가의 중요한 재산이다. 다시 말해 석유나 천연가스처럼 생물종이 많은 국가는 부유한 자원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종에 대한 권한은 고유종을 갖고 있는 국가가 소유한다. 그래서 고유종을 복원시키려는 각국의 노력이 치열하다. 이 협약은 생물 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유전자조작생물의 이송, 취급, 이용 절차 등에 대해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100년 후 30-50% 멸종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거시적 추정치는 200만에서 1억종이다. 그러나 보통 1300만~1400만종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생물종은 2008년 현재 3만3253종으로 밝혀져 있다.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이렇게 적은 것은 생물분류학자의 부족으로 아직 국내 생물종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생물다양성이 중요한가?

 

인류는 의식주, 특히 음식물과 의약품 및 산업용 산물들을 생물다양성의 구성요소에서 얻어 왔다. 생물다양성은 환경오염물질을 흡수하거나 분해해 대기와 물을 정화시키고, 토양의 비옥도와 적절한 기후조건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생태계의 모든 생물은 인과관계 속에서 공생과 상생하며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조화를 깰 때 인류는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은 우리가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위대한 유산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는 생물다양성이 숨 쉬고 있다. 다양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자연유산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생물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생태계가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생물다양성이 급감하는 것은 생태계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게다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중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1세기에는 지금보다 종의 감소가 100배에서 1000배 이상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세기에 생물종의 50% 이상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세계자원연구소는 "급격한 종의 감소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인류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OEC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생물종의 감소를 '하나의 커다란 재앙'이라고 밝혔다. 지난 50년간 물고기 종(種) 가운데 20%가 사라졌다. 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던 1990년대 중반에만 동물 5200여 종이 사라졌고, 식물 3만4000여 종이 자취를 감췄으며, "100년 후에는 현존하는 식물과 동물을 합해 전체 생물종의 30~50%가 멸종할 것으로 추정되며 유기적인 생태환경의 조직체계를 망가뜨려 인류에게 재앙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돌연변이 일으켜 인간 공격

 

생물종이 급감할 때 많은 생물들은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가장 위험하게 다가오는 것이 생물의 유전학적 변이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생물이 어떠한 방법으로 인간을 공격할지 모른다. 최근 조류독감이 무서운 전염병으로 등장했다. 또 돼지 독감이라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등장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독감 발생원인도 생물다양성의 파괴로 말미암아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들의 등장이라는 학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는 것이 지구 파수꾼으로서 우리의 살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평화신문, 2010년 7월 25일, 진교훈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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