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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생명의 문화: 인공피임과 자연출산조절 방법,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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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8-01 ㅣ No.756

[생명의 문화] 인공피임과 자연출산조절 방법, 무엇이 다른가?

 

 

틴스타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할 때,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어차피 아기를 갖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인공피임이나 자연출산조절 방법이나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과연 인공피임과 자연출산조절 방법은 별 차이가 없는 것일까? 차이가 있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먼저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사람들은 왜 피임을 할까?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피임 방법일까? 피임을 선택하는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피임을 선택하는 것일까?

 

누구나 알고 있듯이 100% 완전한 피임법은 없다. 정관수술과 난관수술조차 완전하지 않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피임을 선택하는데, 문제는 그 선택이 그들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적에 들어맞는가에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성관계에 필요한 피임을 선택하기 전, 왜 성관계를 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 사랑하기에 서로 내어놓고 받아들이며 하나가 되고자 한다. 이것은 창조의 순간에 하느님께서 인간 내면에 깊이 심어놓은 본성이다. 그런데 그들이 선택한 피임이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사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거나, 사랑을 오히려 왜곡하며 성(性)의 본래의 의미를 훼손시킨다면 그 성관계는 온전한 것인가?

 

인공피임은 크게 약물, 기구, 수술의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사람의 몸에 인위적 처치를 가함으로써 배란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거나, 자궁경부 점액의 양상을 변화시켜 정자가 여성의 자궁경부를 통과하지 못하게 막거나, 정자와 난자가 만나지 못하게 하며, 수정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곧, 인공피임은 여성이 엄마가 될 수 있는 능력과 남성이 아빠가 될 수 있는 힘을 방해한다. 곧 창조에 동참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훼손시키는 방법이다.

 

신체의 생리적 변화를 방해함으로써 임신을 막는 인공피임의 폐해는 신체적 국면에 그치지 않는다. 행복을 지향하며 가족계획을 하고자 했던 부부가 처음 의도와는 달리 인공피임에 습관이 들면 배우자의 몸과 마음의 질서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습관적으로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 따라서 서로의 정서와 관계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참고 기다리고 인내하는, 서로에 대한 존중 능력이 감소함에 따라 행복하고자 했던 원래 뜻과는 달리 계속해서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에 변화를 일으킨다.

 

틴스타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낙태에 대한 죄책감, 인공피임에 대한 부작용, 부부관계에서 존중받지 못할 때 기피하게 되는 많은 성(性)과 관련된 신경증은 온전하게 서로 받아들이고 내어놓지 못하기에 따라오는 신체적, 정서적, 관계적, 영적 아픔들이다. 또 많은 부부들에게 발견되는 것은, 피임 성공으로 자녀 수가 적은 것만이 결코 그들의 행복 지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공피임을 하면서 온전히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내어놓고 또 온전히 상대가 주려고 하는 것을 다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나됨의 결합 안에는 사랑과 함께 생명을 전달할 수 있는 온전함도 담겨 있다. 그런데 생명은 주고 싶지 않고, 사랑만을 나눈다는 것이 가능한가? 이것이 온전한 사랑이며, 하나가 되고자 하는 태도와 시선인가 물어야겠다.

 

어느 누구도 부부관계에서, 인격적 존재로 사랑받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원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인공피임과 참고 인내하며 대화하고 부인의 생식력을 온전히 존중하는 자연출산조절 방법은 같을 수가 없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목적은 같을지 몰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은 다르며 그 과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질을 얼마나 높일지 실천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연출산조절 방법은 부부 간 상호협조와 대화 없이는 불가능하며 생식력에 대한 자각 없이는 할 수 없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공피임의 많은 부작용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겨 준다는 사실과, 그 부작용이 사랑하는 사람뿐 아니라 가족 관계와 정서 그리고 영적 측면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자연출산조절 방법이 가져다 줄 그 많은 선익(善益)을 생각해 본다면 선택은 분명하다. 모든 사람은 언제나 존중받고 사랑받기를 바란다. 모든 이들이 서로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며 사랑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를 바랄 뿐이다.

 

[평화신문, 2010년 8월 1일, 배미애 수녀(착한목자수녀회, 한국틴스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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