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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태아의 성감별과 의료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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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233

태아의 성감별과 의료윤리 

 

 

얼마전 주요 日刊紙들을 비롯해서 T.V. 뉴스를 통해 胎兒의 性鑑別을 해준 産婦人科 醫師들이 무더기로 拘束된 사건을 접하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醫療人들이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니, 의료인들의 性鑑別 行爲에 대한 檢察의 강력한 法執行 意志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現行 醫療法은 의료인의 姙婦에 대한 성감별 행위 뿐만 아니라 진료를 통해 알게된 胎兒의 性別을 임부나 그 家族, 다른 사람이 알게해서도 안된다고 정하고 있으며, 이를 違反할 경우 비교적 높은 罰則으로서 3年 以下의 懲役이나 일천만원 이하의 罰金刑, 그리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를 위반한 의료인의 면허까지도 취소할 수 있는 강력한 법규이다.

 

필자는 이 사건에 대한 보도와 論評들을 접하면서 事件의 核心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대부분의 言論들이 태아의 성감별 행위와 그에 따르는 女兒 落胎의 문제를 심각한 性比 不均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보다 더 根本的인 문제는 現代社會의 심각할 정도의 人間生命의 輕視現狀이다. 곧 社會學的 차원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存在論的 차원에서의 문제인 것이다. 단순히 女子라는 이유로 人間生命에 대해 너무 쉽게 死刑宣告를 내릴 수 있는 이 社會의 미래 모습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실상 이 문제는 法의 문제라기 보다는 의료인들의 倫理意識의 문제이다. 일부 의료인들의 이 사건에 대한 視覺은 어쩌면 상당히 否定的일지도 모른다. 의료인들의 醫療行爲에 대해 법이 介入함으로써 나타나게될 심각한 波長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人間의 人間다운 삶과 生命 保護를 위한 의료인들의 使命에서 看過할 수 없는 것은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철저한 윤리의식이다. 기원전 4-5세기경에 살았던 히포크라테스는 "나는 누가 요청하더라도 죽음에 이르는 약은 주지 않겠으며, 여인에게 流産시키는 도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순수하고 성스럽게 나의 人生과 醫術을 지키겠다"는 그 有名한 '히포크라테스 宣誓'를 후배 의료인들에게 남겼으며, 오늘날 모든 의료인들은 이 선서를 자신들의 職業倫理로서 삼고 있지 않는가? 만일 의료인들의 사회에서 이렇듯이 崇高한 직업윤리의식이 무너질 때, 그럼으로써 重大한 倫理的 誤謬가 한 사회에서 횡횡한다면 그 오류에 대해 國家는 傍觀者일 수 없다. 왜냐하면 국가의 存立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윤리의식의 基本 위에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인간생명의 보호를 위한 法의 領域은 틀림없이 存在하며, 태아의 性鑑別 禁止法이 이에 해당된다고 본다. 곧 생명 보호를 위한 豫防 次元에서의 效果를 위해서이다. 인간생명의 尊嚴性을 지키려는 법의 努力은 이제 사건의 結果에만 매달리기보다는 豫防的인 차원에서의 規範的인 努力으로 나타나야할 것이다. 의료인들의 拘束 事態까지 몰고간 위 사건을 볼 때 인간생명의 보호를 이제 단순히 醫療倫理의 차원에 맡길 수만은 없다는 슬픈 現實이기 때문이다. 법의 效果가 生命文化를 지키는데 一助를 한다면 이제 인간생명을 對象으로하는 行爲들이 의료윤리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점이 明確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일부 의료인들에게서 행해지고 있는 태아 성감별 행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만 실상 오늘날 醫療技術의 영역에서 아무런 윤리의식 없이 행해지고 있는 인간생명의 온전성에 대한 侵害는 엄청나다. 의료기술의 영역에서 試圖, 實驗되고 있는 인간 胚兒의 動物 子宮에의 着床이라든가, 인간 배아를 위해 인공자궁을 만들어내는 일, 複製人間의 可能性을 現實化시킬 수도 있는 受精卵의 人爲的 複製 등을 위한 의료인들의 행위가 人類의 未來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예상할 때 '受精卵 保護法'과도 같은 법의 立法은 매우 時急하며, 이 또한 인간생명의 보호를 위한 豫防次元에서의 立法일 것이다.

 

그러나 法 차원에서의 豫防보다 더 根本的인 것은 인간생명을 직접 擔當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올바른 生命文化를 위한 철저한 倫理意識이다. '우리는 인간생명의 保護를 위해 落胎 施術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宣言을 할 수 있는 良心的인 醫師들의 集團이 생겨난다면 인간생명의 보호를 위해 얼마나 큰 實踐的 힘이 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동익 신부 / 이동익 신부님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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