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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은총의 별빛 아래 ‘드러내지 않음’의 미학을 간직한 용잠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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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은총의 별빛 아래 ‘드러내지 않음’의 미학을 간직한 용잠성당
빛의 신비를 간직한 용잠성당
용잠본당의 평범한 매력은 박종선 갈리스도 주임 신부의 사목방침에 있다. 그것은 전례에 자주 참여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만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기도생활 속에서 주님을 만나고 미사참례와 영성체 속에서 회복하는 것이라 하였다. 밥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일상에서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미사여구가 필요 없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명제이다.
숭고한 땀과 하느님의 축복
정병호 라우렌시오 사목회장과 이민숙 아녜스 부회장이 함께 얘기를 나누었다. 특히 부회장은 1998년 준본당 승격 때부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용잠본당의 산증인이다. 두 사람은 용잠본당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교우 간에 응집력이 있어 협력이 잘되는 공동체라고 하였다. 본당 초기 황봉철 베드로 신부가 부임하고 나서 성전 건립 비용을 마련하던 사연이 애틋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발 벗고 나서 장터에서 꽃과 홍삼 등을 팔던 일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했다. 대구까지 올라가 판매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잠은 주임신부의 동창이 운영하는 찜질방에서 해결했다. 쪼그려 하룻밤을 보내고 지친 몸을 이끌며 기금을 마련하려고 다시 기운을 끌어 올렸던 당시였다. ‘십자가의 길’ 책자를 만들어 한 권당 삼천 원씩에 팔기로 하여 포장을 하고 우체국에서 전국 본당으로 보내어졌다. 모두들 애쓴 보람이 있었다. ‘십자가의 길’ 판매만으로도 1억 원 이상의 수익이 났다. 그 결실이 지금의 성모동산과 넓은 성당 공터이다. 그 얼마나 신자들의 숭고한 땀과 하느님의 축복이 컸었는지 모른다.
성전 봉헌식과 인정이 넘치는 용잠본당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성모의 밤 행사가 성대하게 열려, 이웃 주민들의 항의가 들어올 정도로 기도와 성가 소리가 컸다고 했다. 용잠성당은 이렇듯 생기 넘치는 본당이다. 신자들의 살가움과 따스한 나눔이 있으며 행복한 잔치가 이어지는 우리 고유의 천주교 공동체를 무척 닮았다.
은총의 별이 되어 빛나는 용잠본당
성당 입구 계단에서 만난 봄꽃의 향기처럼 순례의 여운은 계속되는 것 같다. 기본에 충실한 신앙생활과 교우간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용잠본당의 메시지가 찻잎 우려내듯 담박한 강점으로 다가온다. 점점 사라지는, 성당에서의 추억과 그리움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용잠본당이다. 그러기에 오늘밤에도 용잠본당은 은총의 별빛 아래에서 빛난다.
[2022년 5월 8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가톨릭마산 4-5면, 이준호 라파엘] 0 925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