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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39: 평신도를 통한 한국 교회의 쇄신, 그 대안은 복음화 - 평신도의 다른 이름, 하느님의 외교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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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39) 평신도를 통한 한국 교회의 쇄신, 그 대안은 복음화 ⑨ 평신도의 다른 이름, ‘하느님의 외교관’ 평신도는 예수님의 구원사업 대신하는 사람들
- 이웃들이 힘들어하고 외로워할 때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우리도 먼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그림은 렘브란트의 ‘착한 사마리아인’ 일부, 1630년. 가톨릭평화신문 DB.
“예수님께서는 교만과 아집으로 가득 찬 율법 교사가 당신을 시험하기 위해 던진 질문에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답하셨다.”(루카 10,25-28 참조)
이 비유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측은지심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마음이고, 우리가 이웃을 사랑할 때 가져야 할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환자를 고쳐주실 때마다 측은하고 가엾은 생각을 가지셨습니다. 또 눈여겨볼 장면은 강도당한 사람이 행여나 가는 동안 상처가 더하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응급조치해 주는 부분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은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염려스러워 함께 밤을 지새웠습니다.
우리는 흔히 평신도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모범이란 나 자신만 정직하고 정의롭게 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간절하고 절박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는 것이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셨던 평신도 신앙인의 모범입니다. 날로 각박해져 가는 현대사회에서 정신적, 육체적 깊은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는 이웃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러하셨듯 사랑 실천
세상 사람들은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 이외에는 관심을 가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웃이 힘들어하고 외로워할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그러하셨듯이, 그리스도인이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도 힘들고 고통받고 외롭고 아파할 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위로받고 치유받고 용기를 얻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살게 되지 않았습니까?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여러분은 분명히 우리의 봉사직으로 마련된 그리스도의 추천서입니다. 그것은 먹물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느님의 영으로 새겨지고, 돌판이 아니라 살로 된 마음이라는 판에 새겨졌습니다”(2코린 3,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신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그분의 소개장입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마음에 새겨진 소개장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께로부터 복음 전파의 사명을 받고 이 땅에 파견되셨듯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평신도들은 각 지역과 여러 분야에 파견된 그리스도의 외교관입니다.
예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복음을 선포하셨고 자비와 사랑을 베풀고 치유를 하셨듯이 우리 평신도들도 세상에 나가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고 선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진 것을 나누고 기도하며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복음화라고 하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파견하실 때 그 사명과 능력을 주셨듯이 하느님께서는 세상에 파견되는 우리 평신도 모두를 무장시켜 주실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무기와 성령의 능력을 주셔서 당신의 외교관으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보호해 주시고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마음의 평화와 기쁨으로, 깊은 회개로, 용기와 확신으로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에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았고 그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평신도들이 먼저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무관심 속에 버려진 사람들,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영적으로 빈곤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 달려가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가 전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안다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성령이 이끄시는 방법으로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복음화를 이끄시는 주역은 성령이시라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이끄시는 방법이 아닌 개인 생각과 판단으로는 복음화를 이룰 수는 없습니다. 파견된 모든 평신도는 성령과 친교를 통해 성령의 이끄심에 충직하게 따르는 종이 되어야 합니다. 복음화는 복음 선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복음 선포는 명백한 선포와 더불어 생활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명백한 선포를 하기 위해서는 성경과 교리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평신도들도 공부해야 합니다. 생활의 증거는 평소의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얼마나 그리스도적인 사상으로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은 삶을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평신도의 또 다른 이름 ‘하느님의 외교관’은 예수님을 대신해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9월 22일, 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0 2,855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