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콜라레ㅣMBW
인터뷰: 포콜라레 운동 |
---|
[인터뷰] 포콜라레 운동
인터뷰 : 포콜라레 운동 김미영 아가다 서울본부 여성대표, 대담 · 정리 : 최태교 편집위원 * 포콜라레 운동의 출범 계기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포콜라레 운동은 1943년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렌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운동의 창시자인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 1920~2008)은 전쟁의 포화속에서 모든 것이 헛됨을 체험하면서 스물세 살의 나이에 하느님께 자신의 온 일생을 전적으로 봉헌하게 됩니다. 이를 기점으로 포콜라레 운동이 출범하여 오늘날 전 세계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끼아라 루빅은 철학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학업을 지속할 수 없었으므로 진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그의 꿈이 무너지게 됩니다. 또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자 했던 친구는 약혼자가 전사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예쁜 집을 꾸미고 싶어 했던 친구는 폭격으로 인해 자신의 집이 파괴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허무하고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끼아라 루빅과 친구들은 어떤 폭탄도 무너뜨릴 수 없는 이상(理想)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하느님’ 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이 사랑이심’을 발견하고 일생의 이상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은 하루에 11번이나 방공호로 피신을 해야 할 만큼 무자비한 상황이었고, 늘 죽음에 직면해 있었지만 그들은 폭격을 피해 방공호로 갈 때면 오로지 복음서만을 가지고 갔습니다. 어떻게 하느님을 따를 수 있는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복음서가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끼아라 루빅은 전에도 여러 번 읽었던 말씀들이 새롭게 빛을 발하고 그 말씀대로 살도록 강하게 밀어줌을 느꼈습니다.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끼아라 루빅과 친구들은 하루 종일 보잘것없는 형제들을 찾아가 그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사랑하고자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부상당한 사람들,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주어라, 받을 것이다.”
비록 적지만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모두 내어주었는데 매일 더 많은 물건들이 선물로 들어와 또다시 나누어 주곤 하는 기적 같은 경험이 이어졌습니다.
그들은 복음 말씀이 진실하며 가치가 있음을 몸소 체험하며,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복음이 말하는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삶은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몇 달 지나지 않아 500여 명의 사람들이 이들과 함께 복음을 실천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포콜라레(Focolare)는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를 뜻합니다. 끼아라 루빅과 친구들의 삶을 접한 트렌토 시의 사람들이 가정과 같은 따뜻함을 느끼며, 이들이 사는 집을 ‘포콜라레’라고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포콜라레 운동을 ‘마리아사업회’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성모님을 본받아 세상에 영신적으로 예수님이 태어나시기를 지향한다는 뜻에서 가톨릭교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준을 받은 이름입니다.
초창기 어느 날 폭격을 피해 어두운 지하실에 모여 희미한 촛불 아래에서 복음서를 펼쳤을 때 특별히 눈에 띈 구절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였습니다. 이 구절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성부께 바친 기도로 끼아라 루빅은 이 말씀을 접했을 때 특별한 은총으로, 여기서 말하는 ‘일치’를 위해 자신들이 태어났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치와 친교를 목표로 하는 포콜라레의 영성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가, 현재 180여 개국에서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69년에 포콜라레 본부가 문을 열었고, 5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평신도와 수도자, 사제, 어린 아이와 청소년, 젊은이, 어른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 포콜라레 운동의 조직과 주요 활동에 대하여 소개해 주십시오.
포콜라레 운동은 공동생활을 하는 남녀 봉헌자(포콜라리노)들을 중심축으로 하여, 각자 자신의 가정, 직장, 학교, 본당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자 하는 남녀노소 회원들로 구성됩니다.
특히 젊은이와 청소년, 어린이들을 ‘젠(GEN, New Generation)’이라고 부르며, 이들은 또래들을 위한 일치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활동으로는 새가정운동, 새인류운동, 본당운동 등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류를 한 가족으로 모으는 데 봉사하고자 하는 포콜라레 운동 앞에는 5개의 대화의 길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 안에서의 대화, 다른 그리스도교인들과의 대화, 이웃 종교인들과의 대화, 다른 신념을 지닌 사람들과의 대화, 그리고 현대 문화와의 대화 등입니다.(2020년 1월, 이탈리아 트렌토에서 열린 포콜라레 친구 주교들의 세계 대회)
* 특히 올해는 창시자이신 끼아라 루빅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계획하시는 행사나 조만간 있을 행사 중 함께 나누고 싶은 행사가 있다면 알려 주십시오.
가톨릭교회는 끼아라 루빅을 20세기의 카리스마적 인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복음적 가치에 기초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보편적 형제애를 전파하고 평화를 건설하는 데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2008년 선종 당시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역대 교황들의 생각은 끼아라 루빅의 길잡이였으며, 예언자적인 능력을 가지고 이를 실천한 삶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015년에 시복시성 절차가 시작되었고 작년 11월 교구 차원의 심사가 마무리되어 교황청의 시성성으로 이관되었습니다.
한국 포콜라레에서는 “100주년: 기념과 만남의 장”이라는 기치 아래, 올 한 해 동안 많은 사람들이 끼아라 루빅의 삶과 그가 남긴 일치의 영성을 만남으로써, 분열과 투쟁의 사회에서 일치와 화해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치의 영성과 그 사회적 영향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공개강좌와 전시회를 비롯하여, 음악회, 북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기되어 금년 하반기에 열릴 예정입니다. 포콜라레 운동의 정신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국영방송 RAI TV에서 끼아라 루빅의 생애를 조명하는 영화를 제작 중입니다.
* 포콜라레 활동에 평신도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나 참여 방법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평신도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은 다음과 같이 있으며 포콜라레 홈페이지(http://www.focolare.or.kr/primaex.htm)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생활말씀’ 모임
우리의 사고, 행동을 복음화하기 위하여 세계적으로 매달 복음 한 구절(‘생활말씀’)을 택하여 묵상하고 실천한 경험담을 함께 나누는 모임이며, 월 1회 남녀노소, 구역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리아폴리(Mariapoli)
연령과 신분, 종교와 관계없이 모든 계층 사람들이 3~4일 동안 함께 모여 복음적 사랑과 일치를 실천하는 여름 모임이며, 시기와 참여는 홈페이지 게재되어 있습니다.
대중운동
대중운동으로는 정치, 경제, 교육, 의료 등 사회 여러 분야에 복음적 가치에 기초한 문화를 펼치며 사회를 혁신시키고자 하는 ‘새인류운동’, 가정 안에서 복음을 실천하고 부부 사이의 서로 간의 일치를 키우며 혼인성사의 가치가 최대한 드러나도록 노력하는 ‘새가정운동’, 예수님의 유언인 ‘일치’의 정신을 본당공동체 안에서 실천하며 신부님과 본당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참된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만드는 데 협력하는 ‘본당운동’, 일치된 세계를 꿈꾸는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일치를 위한 젊은이 운동’과 ‘Run4 Unity’ 등이 있습니다.
올해 10월에는 매년 열리는 ‘새가정 학교’와 ‘본당대회’가 계획되어 있으며, 가정과 본당의 복음적 삶에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습니다.
각종 영성 서적, 경험담 등이 실린 출판물과 월간 ‘그물’을 통해서도 포콜라레 정신을 만나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 대구, 광주에 포콜라레 본부가 있으며, 전국에 약 3,0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평신도께서는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 계획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에 포콜라레 본부가 열린 지 50년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뿌리를 내리며 전국적인 확산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부터는 특히 복음에 기초를 둔 대중운동과 각종 대화를 통해 밖으로, 변방으로 나아가 사회 각 분야에 평화와 형제애가 자라나도록 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콜라레 운동 창시자 끼아라 루빅을 통해 하느님께서 이 땅에 주신 일치의 카리스마가 널리 확산되어 교회의 모퉁이 돌이 되고, 보다 인간다운 사회, 평화로운 세계의 희망이 되고자 합니다.
[평신도, 2020년 여름(계간 68호)] 0 3,312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