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8일 (토)
(녹)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전례ㅣ미사

[미사] 전례 탐구 생활50: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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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6-01 ㅣ No.2127

전례 탐구 생활 (50)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주님의 기도는 마태 6,9-13과 루카 11,2-4에 나오는데, 실제로 예식을 거행하거나 개인이 기도를 바칠 때는 마태오 복음에 실린 기도문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가톨릭 『성경』 마태 6,13에는 다음과 같은 주석이 달려있습니다.

 

“후대의 많은 수사본에는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이라는 말이 덧붙어 있다.”

 

처음 기록되고 전승된 마태오 복음에는 없던 일종의 ‘영광송’이 후대에 기록된 다수의 마태오 복음 수사본에 들어 있다는 말입니다. 성경뿐 아니라 『디다케』 같은 초기 그리스도교 문헌에서도 발견되는 본문입니다. 아마 공동체 전례 중에 주님의 기도를 마친 뒤 덧붙이던 영광송이 나중에는 주님의 기도의 일부인 양 덧붙여 기록된 것 같습니다.

 

개신교와 성공회에서는 이 영광송까지 붙여서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동방 예법에서는 주님의 기도를 바친 뒤 집전 사제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것이나이다.” 하고 혼자 영광송을 바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 교회는 전례 쇄신의 맥락과 초기 그리스도교 전통, 동방 교회 및 개신교 형제들과 이루는 친교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이 전례문을 주님의 기도 후속 기도를 마무리하는 신자들의 환호로 삼았습니다.

 

다른 전례문처럼 천상 전례의 환호를 빼닮은(묵시 5,12-13; 19,1) 이 전례문도 성경의 목소리를 되울립니다. 역대기에는 다윗이 치세를 마무리하면서 아들 솔로몬에게 왕위를 넘겨주기 전 마지막으로 하느님께 드린 찬미의 기도가 나옵니다.

 

“저희 조상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신 주님, 영원에서 영원까지 찬미받으소서. 주님, 위대함과 권능과 영화와 영예와 위엄이 당신의 것입니다. 주님, 정녕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고, 나라도 당신의 것입니다. 또한 당신께서는 으뜸으로서 만물 위에 드높으십니다.”(1역대 29,10-11)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들 가운데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드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왕입니다. 그의 왕권은 강력하고 영화로워서, 이스라엘을 그 역사상 가장 높고 화려한 위치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런 다윗이 왕위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의 치세 동안 생긴 모든 좋은 일들은 하느님에게서 왔다고 겸손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가 소유했던 모든 권능과 영광과 나라는 그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임을 다윗은 모르지 않습니다.

 

주님의 기도 전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늘 하듯이 “아멘!”하고 외치는 대신, 다윗 임금이 기도하던 그 마음 그대로 이렇게 환호합니다.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이 응답으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삶의 진정한 주인이심을 받아들이고, 그분께서 우리 위에 내리시는 모든 은총에 감사하며 하느님을 찬미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좋은 일을 하든, 우리가 어떤 성취를 이루어 내든, 궁극적으로 그것은 모두 하느님에게서 나와 이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도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기 위한 좋은 준비가 될 것입니다.

 

[2021년 5월 30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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