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68: 독일 후기 고딕의 지역주의 - 트리어의 성모 마리아 성당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1-31 ㅣ No.832

[성당 이야기] (68) 독일 후기 고딕의 지역주의


트리어의 성모 마리아 성당 Liebfrauenkirche(Church of Our Lady) in Trier

 

 

프랑스의 고딕 보편주의를 따른 쾰른 대성당을 독일 고딕의 전성기로 본다면, 이후의 독일 고딕은 지역주의가 강세를 이루어 다양한 형태로 분화됩니다. 그중 하나가 14-15세기에 유행한 장식 양식인데, 비록 프랑스나 영국의 장식 양식과는 그 형태가 다르지만, 장식 양식이 후기 고딕의 한 경향이라는 점에서 공통된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프랑스 구조주의의 산물인 플라잉버트레스도 나타나지 않고, 네이브월도 3단이 아닌 2단에 머무는 등 건물의 구조가 단순화되는 대신에 장식이 많아졌습니다. 지역별로 건축이 활발해진 이 시기, 독일 고딕은 가장 많은 건축물을 남기게 됩니다.

 

독일 후기 고딕의 특징은 ‘홀 양식’과 ‘중앙집중형 양식’이 합쳐진 ‘중앙집중형 홀 양식’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쾰른과 함께 라인란트 하류에 위치한 트리어의 성모 마리아 성당입니다. 이 성당은 독일 초기 로마네스크 양식을 대표하는 트리어 대성당과 나란히 서 있습니다(→성당이야기 17회).

 

성모 마리아 성당은 여러 단계에 걸쳐 형성된 둥근 평면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네 방향 모두 두 베이의 그릭 크로스 형태로 중앙집중형 양식과 선형 양식이 혼합된 평면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십자형 성당의 북쪽과 서쪽과 남쪽 끝이 앱스 모양으로 둥글게 처리되고, 슈베가 있는 동쪽은 두 베이가 더해져 성가대석이 만들어졌습니다. 끝으로 십자가의 네 팔 사이에 두 개씩의 반원형 소성당이 들어서면서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집중형 양식의 성당은 반지 형태인데 이 성당은 선형 양식을 유지하면서 중앙집중형 양식을 취하여 방사선 형태에 가깝습니다. 하중을 많이 받는 중심 쪽의 기둥은 두꺼운 다발 기둥의 형태이며, 다음 기둥은 다발 기둥의 코어 기둥 정도의 두께를 가진 원형 기둥입니다. 외벽과 붙어 있는 바깥 기둥은 세 개의 리브를 받는 가벼운 대응 기둥으로 되어 있습니다. 네이브월의 경우, 네 팔 부분은 아케이드와 클리어스 토리의 2단 구성이고 그 사이의 8개 소성당들은 1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성모 마리아 성당은 마르부르크의 엘리사벳 성당과 함께 ‘중앙집중형 홀 양식’을 완성하였고, 이후 독일의 후기 고딕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성당은 1951년 비오 12세 교황에 의해 Basilica Minor(준대성전)의 품격을 받았습니다.

 

[2022년 1월 30일 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1,034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