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성경자료

[신약]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29: 그리스도의 법(갈라 5,26-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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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5-03 ㅣ No.5613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9) 그리스도의 법(5,26-6,10)

 

 

맺음(5,1-6,10)의 마지막 단락(5,26-6,10)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락에서 바오로는 갈라티아 신앙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법”을 완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충고를 제시합니다. “잘난 체하지 말고 서로 시비하지 말고 서로 시기하지 맙시다”(5,26);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영적인 사람인 여러분은 온유한 마음으로 그를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6,1); “말씀을 배우는 사람은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과 좋은 것을 모두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6,6); “모든 사람에게, 특히 믿음의 가족들에게 좋은 일을 합시다”(6,10).

 

바오로의 메시지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충고들이 성령에 따르는 삶의 결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앞선 단락에서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육”이 아니라 “성령”에 따르는 것임을 설명하며 갈라티아인들에게 성령에 따라 살아가라고 권고했습니다(5,16-25). 현 단락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령, “영적인 사람인 여러분”(6,1), “성령에게 뿌리는 사람은 성령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거둘 것입니다”(6,8)라는 표현에서 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바오로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충고들은 인간적인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를 따르는 믿음의 결실로 여겨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일치 속에 머무르는 이들은 하느님께서 보내주시는 성령에 힘입어 믿음의 공동체에 사랑, 기쁨, 평화, 인내와 같은 결실들을 맺기 때문입니다(“성령의 열매” 5,22-23 참조).

 

바오로는 이와 같은 삶을 “그리스도의 법”(필자 번역)을 완수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새 번역에 “그리스도의 율법”(6,2)이라 번역된 그리스어 표현(ὁ vóμο󰐠 toû Xριστοû)은 하느님이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준 생활과 행위의 규범인 토라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법”, 곧 신앙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따라야 할 “성령의 법”(로마 8,2)을 의미합니다. “육”이 아니라 “성령에 따르는 삶”, 곧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을 믿는 삶을 가리킵니다. 바오로는 이러한 “법칙을 따르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평화를 빕니다(6,16).

 

또한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에게 “서로 남의 짐(τὰ βάρη)을 져 주라”(6,2)고 권고합니다. 그들이 율법이라는 짐보다는 이웃에게 사랑으로 봉사하는 삶, 곧 상대방의 나약함도 받아들여 짊어지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신앙인이면 누구나 저마다 “자기 짐(τò φορτίον)”을 져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6,5). 그 책임이란 “서로 남의 짐”을 짊어지는 것, 곧 믿음으로 하나 된 형제자매들에게 서로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6,10).

 

[2022년 5월 1일 부활 제3주일(생명 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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