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봉사회
성령 강림 대축일 특집: 한국교회 청년 성령쇄신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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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강림 대축일 특집] 한국교회 청년 성령쇄신운동 “우리는 성령 체험하고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가는 젊은이들”
- 서울대교구 청년 성령쇄신봉사회 ‘루하’가 지난 3월 서울대교구 성령쇄신봉사회관에서 마련한 성령 세미나에 청년들이 손을 들고 기도를 하고 있다. 루하 제공
교회는 부활 시기가 끝나는 날을 ‘성령 강림 대축일’로 지낸다. 이날 사도들에게 성령이 강림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이 완성됐음을 경축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의 도움 덕분이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교회가 탄생한 날로 여기는 이유다.
한국교회 신자들은 삼위일체를 이루는 성령 하느님을 얼마나 알고 성령의 힘에 의지하고 있을까. 한국교회 각 교구에는 성령쇄신봉사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보통 높은 연배의 신자들이 활동하는 단체로 인식돼 있다. 그러나 청년들의 성령 운동 열기도 뜨겁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맞아 한국교회 청년들의 성령 운동 열기와 그들이 체험하는 성령의 은총을 짚어 본다.
전국 청년들이 성령을 찾고 있다
“‘루하’에서 봉사자 활동을 시작하면서 세상의 것들을 멀리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머릿속에서만이 아니라 실제적 삶 안에서 살아 계신 하느님과 동행하면서 성령님이 저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청년 성령쇄신봉사회 루하(회장 김하윤 가타리나, 담당 최영섭 후고 신부) 황수은(로사) 부회장은 2019년 5월부터 루하에서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사람이 됐다”고 말한다. 변화상은 구체적이다. 어머니와 마찰이 잦았고 자주 화를 냈지만 성령쇄신운동봉사회 활동 이후로 어머니와의 관계가 점점 좋아지고 마음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해 지금은 어머니와 불편했던 과거 모습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황 부회장은 자신이 ‘성령수술’을 받은 것처럼 변화됐다고 고백했다.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애덕의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하게 됐다는 점이다.
전국 각 교구 청년들의 성령쇄신봉사회 활동은 잘 드러나지 않는 듯하면서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5월 18일 서울대교구 성령쇄신봉사회관 3층에 모인 김하윤 회장을 비롯한 루하 임원진들은 이구동성으로 “성령님을 만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회계를 맡고 있는 정해정(효주 아녜스)씨는 “성령 안에서 새 생활을 하게 되면서 절대 용서 못 한다고 여겼던 이들을 용서할 수 있었고, 직장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겨낸 것도 내 의지가 아닌 성령의 도움으로 가능했다”고 밝혔다.
인천교구 청년 성령쇄신봉사회 ‘프네우마’(지도 김석훈 안드레아 신부) 임병호(루카) 회장은 6월 2~4일 인천교구청 심조이 바르바라 피정의 집에서 마련하는 제27차 ‘청년 성령 안의 새생활 피정’을 앞두고 “청년들의 신앙 재출발과 더불어 본당 청년 활동 활성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이 피정에 청년들의 많은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변에 적극적인 지지와 독려를 부탁하고 있다. 프네우마는 2006년 7월 창립된 후 매년 ‘청년 성령 안의 새생활 피정’을 열고 있다. 임병호 회장처럼 이 피정에 참여해 성령의 은총을 깊이 체험한 청년들이 자신이 받은 은총을 나누고자 주변 청년들을 성령께로 인도하고 있다.
루하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 서울대교구 성령쇄신봉사회관에서 기도회와 미사로 구성되는 ‘찬양의 광장’을, 프네우마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인천 주교좌답동성당 성령홀에서 기도회를 열고 있다. 그 외에도 전국에서 청년 대상의 다양한 정기, 비정기 성령 세미나와 피정이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성령님은 언제, 어디서 만날지 알 수 없지만 그 만남은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청년들은 2001년 ‘한국가톨릭젊은이성령쇄신연합’(회장 김태홍 요한 세례자, 지도 이규성 요셉 신부)을 조직했다. 서울·대구·전주·부산·대전·인천·수원·마산·제주·의정부교구 등 10개 교구와 꽃동네, ICPE 선교회가 한데 어우러져 활동하고 있다.
성경에는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사도 2,1)고 오순절 성령 체험 상황이 기록돼 있다. 청년들도 한자리에 모여서 성령을 체험하기를 원한다. 한국가톨릭젊은이성령쇄신연합은 2001년 12월 서울 동성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제1회 찬양의 밤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장소를 옮겨 가며 ‘전국 젊은이 성령축제’를 열어 성령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전국 성령쇄신 청년 봉사자들이 잠시 봉사직으로부터 부담을 내려놓고 지친 몸과 영혼을 회복하면서 성령 세례를 통한 성령님의 현존을 체험하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전국 젊은이 성령쇄신 봉사자 워크숍 및 은사세미나’도 진행 중이다. 청년들이 모여 성령의 은사를 분별하고 성장시키는 한편 우정과 친교를 나누는 기회가 되고 있다.
- 지난해 5월 제26차 ‘청년 성령 안의 새생활 피정’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인천교구 청년 성령쇄신봉사회 ‘프네우마’. 프네우마 제공
성령님은 누구신가
“‘성령’ 하면 어렵고 낯설게 느낄 수 있지만 이미 성령께서는 우리 일상 신앙생활 안에 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모든 기도를 시작하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고 성호경을 바치고, 미사 중 성찬의 전례에서도 사제는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니다.”
한국가톨릭젊은이성령쇄신연합 김태홍 회장은 “수많은 선택과 고민의 순간에 성령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다”고 말했다. 또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1코린 12,3)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성령께서는 늘 은총과 은사를 우리에게 부어 주시고자 기다리고 계신 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루하 최별(루치아) 찬양부장은 “성령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불러 주시지만 성령을 체험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십자가의 고통도 지고 갈 수 있는 힘을 주시는 분, ‘작은 예수님’처럼 살겠다는 각오를 하도록 이끄시는 분이 성령이시고, 성령으로 변화된 사람은 기쁨도 있지만 고통도 받아들이게 된다”고 밝혔다.
루하 담당 최영섭 신부는 “성령강림 이후 사도들과 공동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 두려워 숨기만 했던 제자들은 성령을 받은 후 담대히 나아가기 시작했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베드로 사도의 오순절 설교가 이를 증명한다”며 “오늘날까지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활력을 부여하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신앙인들의 삶 안에 현존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교회 내에서 이뤄지는 성령 세미나 등의 목적과 관련해 “성령 체험 자체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 삼아 성령의 이끄심을 받음으로써 하느님 중심의 생활을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령은 같은 상황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을, 불신이 아닌 사랑을 우리에게 심어 주신다”며 “성령은 우리를 초대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23년 5월 28일, 박지순 기자] 0 144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