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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II: AI와 교회 (1) AI 시대의 도래와 교회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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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8-21 ㅣ No.496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1) AI 시대의 도래와 교회의 미래


AI 활용으로 교회는 어떠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인가

 

 

- ‘AI 윤리에 관한 로마의 호소’(Rome Call for AI Ethics) 문서에 서명한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 빈첸초 팔리아 대주교(가운데)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월 10일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뒤 문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I 윤리에 관한 로마의 호소’는 지난 2020년 2월 28일 AI에 대한 윤리적 접근을 촉진하고자 교황청 생명학술원, 마이크로소프트, IBM,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이탈리아 혁신부가 로마에서 서명한 문서다. 연재는 앞으로 교회가 AI의 활용으로 인해 어떠한 도전을 받게 될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계획이다. CNS 자료사진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AI에 관한 연구가 대유행을 하고 있고, 언론에서는 날마다 AI 시대의 도래에 대한 기대와 우려, 특히 AI로 인해 다양한 직업군이 사라지는 문제에 대해 대서특필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는 한마디로 ‘AI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때가 된 것이죠. 그 정도로 AI는 우리 사회에 대단히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AI는 영어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로서 국내에서는 ‘인공지능’이라고 흔히 번역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도 정확한 번역이긴 하지만, 필자는 나중에 살펴보게 될 이유로 인해서 이 용어를 ‘인공(적으로 만든) 이해력’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로 이 AI 시대가 도래함으로 인해 우리 사회와 교회에 끼칠 영향이 과연 얼마나 크고 심각할 것인지에 대해 서서히 우려 섞인 진단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떠한 방식을 통해 작동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이 막연하게 AI 시대의 도래에 따른 철학적 문제, 사회 변화, 교회 변화를 언급하는 것은 상당히 피상적이고 부정확하면서 필요 이상의 두려움만 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갖춘 AI의 존재 가능성은 많은 이들이 ‘strong AI’(국내에서는 흔히 ‘강인공지능’이라고 번역합니다)의 출현을 걱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strong AI는 ‘특정 분야를 넘어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의 인간으로 보아도 무방한 수준, 혹은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의 이성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AI’로 흔히 정의되고 있습니다. 현재 SF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 사람들의 큰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는 바로 그것입니다.

 

반면 이와 대비되는 ‘특정 영역에서만 탁월한 이성적 능력을 발휘하는 기존의 AI’를 흔히 ‘weak AI’(흔히 ‘약인공지능’이라고 번역합니다)라고 부릅니다. 이 weak AI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목표를 가지고 개발되고 있는 AI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곧 현재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모든 AI는 weak AI인 것이죠.

 

따라서 저는 본고를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AI가 과연 무엇인지 그 정의에 대해 학문적으로 정확한 설명을 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우선 AI의 정확한 정의와 장점을 지면이 허락하는 한 자세히 다루고자 합니다.

 

둘째, AI가 인간과 비교할 때 갖추지 못한 한계들을 제 나름의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는 AI의 인식론이나 AI의 윤리학 등 AI의 발전에 따라 발생되는 여러 철학적 주제들에 관해서는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논문과 저서들이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주제들은 본고를 통해 자세히 다루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AI가 인간과 비교할 때 확실히 드러나는 한계들을 밝히는 방식을 통해 ‘AI는 결코 인간이 지닌 능력과 동일하거나 유사할 수 없으며, 결코 인간처럼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함으로써 ‘strong AI의 출현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바로 이를 위해 저는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라는 교회의 위대한 두 학자의 철학적·신학적 견해를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교회 역시도 기존의 weak AI를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된다는 점을 보여줄 것입니다.

 

셋째, 앞으로 우리가 실제로 활용하게 될 weak AI가 구체적으로 교회 내 어떠한 영역에서 적용 가능한지, 그리고 그 weak AI의 활용으로 인해 교회가 어떠한 도전을 받게 될지에 대해 저의 입장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저의 이러한 접근이 AI 시대 도래를 접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적절한 대응을 위해 일정 부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AI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AI는 인간의 ‘학습 능력’ 및 이로부터 파생되는 추론 능력, 지각 능력, 판단 능력 등의 여러 ‘이성적 능력’(intelligence·이해력)을 인공적으로(artificially) 구현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또는 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하드웨어를 결합한 컴퓨터 시스템 전체를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또한 그와 같은 인공적 구현을 할 수 있는 방법론이나 실현 가능성 등을 연구하는 과학 분야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Chat GPT’ 시작화면.

 

 

최근 들어 AI에 관한 언론 기사들이나 AI의 인문학적, 철학적 문제들을 연구하는 전 세계의 여러 학자들 중에서 로봇, 기계 혹은 다른 컴퓨터 알고리즘 등을 AI와 엄격한 구별 없이 혼용해서 언급하거나 AI에 대한 정확한 정의 없이 소위 ‘마케팅’의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엄밀한 의미의 AI와 컴퓨터 공학·기계 공학·전자 공학의 다른 연구 분야들을 구분하지 않은 채 그 모든 분야를 뭉뚱그려서 AI라고 부르는 문제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 방식은 AI에 관한 논의의 전개를 명확하게 만들지 못하고 여러 다양한 첨단 기술 문명의 문제들을 AI가 낳은 문제라고 일방적으로 치부하는 문제를 낳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AI의 정의를 ‘인간의 학습 능력과 이해력(intelligence)을 인공적으로(artificially) 구현한 소프트웨어(및 그것을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로만 한정할 것이며, 이러한 학습 능력과 이해력을 갖추지 못한 일반적인 로봇이나 기계들, 컴퓨터 알고리즘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가톨릭신문, 2023년 8월 20일, 김도현 바오로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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