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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13: 불교식 장례에선 두 손 모아 마음으로 기도하면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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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와 이웃 종교] (13) 불교식 장례에선 두 손 모아 마음으로 기도하면 돼
가족의 장례를 불교식으로 할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죽음을 이기셨으며, 이로써 모든 인간에게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 주셨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019항)
가족의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불교 신자이고 고인이 세례를 받지 않은 경우, 가족과 친척의 뜻을 존중해서 고인의 장례를 불교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인이 세례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를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고 자비를 청하는 것은 가족 일원의 소중한 의무입니다.
불교식 장례 시 불단 앞에서 손을 모을 때, 예를 들면 ‘주님, ○○○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고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거나 기일 등에는 고인을 위하여 위령 미사를 봉헌할 수 있습니다.
불교식 혼례 또는 장례 예식에 참석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삶의 대화를 통하여 사람들은 개방적인 정신과 좋은 이웃의 정신으로 살려고 노력하면서 서로의 기쁨과 슬픔, 고민거리, 인간적 관심사들을 나눈다.”(「대화와 선포」 42항)
다종교 사회에 살고 있는 가톨릭 신자로서 불교식 혼례 또는 장례 예식에 참석할 때가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 혼인 또는 장례 예식이 있을 경우 이웃 종교인들도 마음을 모아 참석합니다. 이웃 종교의 예식에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가 예의 있게 행동하고 예식의 당사자를 위하여 마음을 다하여 기도하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애덕 행위입니다.
예식에 참석하였을 때 사찰·불상·스님·불교 신자에 대하여 존중하는 마음을 지니고 합장·인사·분향·헌화 등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도 예를 들어 ‘주님! 이 신혼부부에게 은총을 베푸소서!’ 또는 ‘주님! ○○○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고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로서 사찰에서 제공하는 공양을 해도 됩니까?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인간 생명의 거룩함을 함양하여 인류 가족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도록 다시금 연민과 형제애를 가지고 계속 협력해 나갑시다.”(교황청 종교간대화부, 2013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전통적으로 사찰의 무료 공양은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을 원조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곧 사찰은 부처께 봉헌한 것을 그 안에서 모두 사용하지 않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부처의 자비를 실천합니다.
특히 공공복지 성격을 지니는 사찰의 점심 공양은 부처의 자비 실천의 일환이므로 가톨릭 신자는 불교문화 체험의 차원에서 점심 공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때 큰소리나 단체로 식사 전후 기도를 하면서 자신의 종교를 과시하는 행위는 예의에 어긋나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불자들의 자비에 대한 보답으로 식사 이후, 다음 공양 짓기나 그 밖의 다른 공공복지를 위하여 자율적으로 사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톨릭 신자로서 템플스테이에 참석해도 됩니까?
“불교 스님과 가톨릭 수도자들은 각자의 수도원이나 사찰에 서로를 받아들여 함께 침묵과 명상, 성찰을 해왔습니다.”(교황청 종교간대화부, 2005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수려한 자연환경과 불교문화가 어우러진 사찰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체험하며 마음의 휴식과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템플스테이(Temple Stay 산사 체험)는 2002년 월드컵 축구 대회가 열렸을 때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숙박시설과 우리 고유문화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시작되었고, 지금은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 개인이 자발적으로 이웃 종교 체험을 위하여 또는 학교나 회사가 주최하는 단체 행사의 일환으로 템플스테이에 참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긍정하고 자신의 신앙을 깊게 하려는 의도로써 가톨릭 신자가 템플스테이에 참석하는 것은 종교 경험을 나누는 대화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는 종교 간 대화를 촉구하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의 가르침에 부합합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참석의 차원을 넘어 염불이나 예불 같은 불교 예식에 적극적으로 참례하거나, 존중을 표하는 자세를 넘어 신앙의 대상으로 부처를 참배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한편 영혼의 갈증을 채우고자 하는 가톨릭 신자는 ‘영혼의 위로와 마음의 격려’가 필요한 이들에게 생명과 사랑의 그리스도교 문화를 체험하도록 수도원과 피정의 집이 제공하는 소울스테이(Soul Stay)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8월 11일] 0 43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