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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유익한 심리학: BEING과 DOING 사이, 존재의 상대화(相對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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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심리학] BEING과 DOING 사이, 존재의 상대화(相對化)
우리에게 비교 평가는 매우 익숙한 행동이다. 너무도 익숙하여 비교하고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잊고 산다. 그런 결과 우리 자신은 물론 타인, 사랑하는 이, 자녀 등 소중한 사람들까지도 상대화(相對化)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간은 상대화해서는 안 되는 절대적 존재다. 인간이 절대적 존재라고 해서 하느님의 절대성에 견주는 절대성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자기만의 유일성(하느님을 닮은 모습)을 지닌 개별자로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심부름을 잘하는 아이와 말 안 듣는 아이,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 등 이러한 평가에 쉽게 노출되다 보니 당연한 것으로 익숙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점차 자신을 상대화하거나 타인을 상대화하는 일에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 평가한 그 위에서 살아가는 인생이라니! 그들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배우기도 전에 비교당하고 평가당한다. 이것은 존재에 대한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으로 인하여 우리의 존재는 인생 시작 전부터 뇌사상태에 빠진다.
뇌사상태의 존재가 자유 의지로 선택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자유 뒤에는 책임이 따르고, 권리 뒤에는 의무가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자유만 누리고 권리만 주장할 뿐 대부분의 사람이 성장을 멈춘 아이처럼 미성숙한 상태로 성인기를 맞는다. 이들은 자기가 얼마나 유일한 존재인지, 다른 자연 대상과는 달리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지를 배우기 전에 서로 비교하고 평가당하는 경험 속에서 존재에 대한 방어 감각만 잔뜩 끌어올린다.
타인의 눈치를 보는데 예민한 감각을 소유하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불편해하고 불안해하며 심지어는 두려워하기도 하여 우울, 불안, 대인기피라는 증상까지도 만들어낸다. 억지 부리기, 툭하면 성질내기, 작은 일에도 억울하고, 폭력적 언어사용 등 마치 초등학교 2, 3학년 생이 된 아이가 막무가내로 생떼를 부리는 모습과 흡사하다.
유독 심해지는 사람 사이의 갈등과 리더의 미성숙함으로 인한 혼란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함을 제안하고 싶다. 우리 사회가 바벨탑처럼 쌓아 올린 무차별적 비교 평가의 문화와 존재에 대한 왜곡된 태도가 빚어낸 죄악상이다. 방어 감각만 각성된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란 이룰 수 없는 꿈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한 비교 평가를 피할 길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비교 평가는 행위나 능력에 대한 비교 평가지 존재에 대한 비교 평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은 뛰어난 행위를 할 수도 있고 저열한 행위를 할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고 어떤 면에서는 무력함을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으로 사람의 존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노동력과 자본이 깊게 결합한 사회다 보니 능력 있는 사람이 경제력을 획득한 결과로 높이 평가되어 대단한 사람처럼 보일 뿐이다.
이는 단순한 착시현상일까? 아니면 현대판 우상숭배 중 하나일까?
[2024년 10월 27일(나해) 연중 제30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김정민 라자로 신부(아중성당)] 0 22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