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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시성] 신의 건축가 가우디 가경자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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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05-15 ㅣ No.2373

‘신의 건축가’ 가우디 가경자 선포


프란치스코 교황이 승인, 하느님의 종 이후 22년 만에 가경자

성가정성당은 144년째 공사 중, 시성이 완공보다 빠를까 관심

 

 

 

- 4월 가경자로 거듭난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정) 성당. OSV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정 성당) 건축가로 알려진 안토니 가우디(1852~1926)가 가경자로 선포되면서 시복 절차에 한발 더 다가섰다. 144년째 공사 중인 성가정 성당은 예정대로 내년에 완공될 수 있을 지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하느님의 종’ 가우디는 4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영웅적 덕행’을 인정하면서 가경자로 승인했다. 교황청과 스페인 교회는 가우디의 시복시성을 추진해왔고, 2003년 하느님의 종이 됐다. 그리고 22년 만에 가경자가 된 것이다.

 

- 안토니 가우디.

 

 

가우디는 ‘신의 건축가’로 잘 알려져 있다. 성가정 성당을 비롯해 구엘 공원 등 바르셀로나 곳곳에 그의 건축물들이 있다. 이 중 성가정 성당의 아름다움을 보고자 매년 수백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찾고 있다. 이 성당에는 가우디가 신앙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곳곳에 서려 있다.

 

영혼의 작업과 같았던 성당 건립은 가우디가 임종 전까지 40여 년간 헌신했다. 임종 무렵에는 성당 내 작업실에서 투숙하면서 많은 이에게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골몰했다. 파사드에 투과된 빛과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18개의 첨탑을 통해 주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애썼다. 양쪽 파사드는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 등 생애를 뜻한다. 18개 중 12개는 사도, 4개는 네 복음사가, 1개는 성모 마리아, 1개는 예수 그리스도를 뜻한다. 다만 그는 동쪽 파사드와 첨탑이 1개가 지어진 것만 보고 유명을 달리했다.

 

2010년 준대성전 승격 겸 축성 미사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 건축을 보고 그의 업적을 칭송한 바 있다. 당시 베네딕도 16세 교황은 “가우디는 창의적인 건축가이자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신앙의 횃불을 밝히며 검소하게 살았다”며 “이 성당은 신앙에서 태어난 거룩함의 역사이며 예술적·시적 창조”라고 평했다. 성당 공식 안내자이자 건축가인 하비에르 비야 신부는 “가우디의 제자들이 ‘성가정 성당의 탑이 높아짐에 따라 가우디의 신앙도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가우디는 영혼의 작업이었던 성가정 성당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1926년 사고로 숨졌다. 그는 공사가 길어지는 것에 대해 “내 의뢰인(예수님)은 기다릴 수 있다”며 온전히 작업에 매달렸다.

 

가우디는 일상에서도 신앙적 면모를 보였다. 그는 성가정 성당 설계자가 되기 전 당시 바르셀로나의 시대적 격변의 소용돌이에 있었다. 유흥과 사치에 관심을 기울이며 종교에 무관심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성가정 성당의 건축을 담당하면서 금욕주의자가 됐고, 노동자와 교구민 자녀들을 위한 학교도 세웠다. 옷도 간소하게 입어 때로는 비루해 보이기까지 했다. 사순 시기 40일간 단식도 잊지 않았다. 그는 생애 마지막 말로 “아멘,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을 외쳤다고도 전해진다.

 

이러한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가우디의 가정부는 1962년 “그는 성자였다”며 “그가 성인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고 증언했다.

 

성가정 성당은 1882년 착공 이후 144년째 미완성 상태다. 당초 스페인 정부는 가우디 서거 100주기를 기념해 내년 완공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내부 디자인 작업을 이유로 2030년 이후에나 완공될 전망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25년 5월 11일, 이준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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