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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상징 속 성인 읽기: 사도들의 상징 (7)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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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속 성인 읽기] 사도들의 상징 (7)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향유 옥합과 빨간색 달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초기 교회의 여성들 중에서 성모 마리아 다음으로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이가 마리아 막달레나일 것이다. 여기서 마리아는 당시 유다인 여성들에게 흔히 붙이던 이름 중 하나였고, 막달레나는 그가 갈릴래아 호수의 서쪽 연안의 마을들 중 하나인 막달라 출신임을 나타낸다. 성경에서는 예수님을 따르던 여러 명의 마리아들을 구별하기 위해서 그를 ‘막달라 사람 마리아’라고 부른 것 같다. 이 이름이 마르코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신 뒤에 비로소 소개되는데(마르 15,40 참조), 루카 복음서에는 이미 예수님의 공생활 때부터 소개된다(루카 8,2-3 참조).
이러한 기록들에 미루어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정서적, 심리적으로 큰 고통과 아픔을 겪다가 예수님에 의해 치유되었고, 그러했기에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헌신이 크고 확고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예수님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정도로 부유했음도 알 수 있다. 나아가 복음서들에서 여성들이 소개될 때면 으레 그의 이름이 맨 앞에 나오는데, 이는 그가 예수님의 활동에 그만큼 중요한 존재였음을 말해 준다.
무엇보다도,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격했다. 네 복음서 모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몇몇 여성이 멀리서 그분을 지켜보았다고 전하는데, 그중 세 복음서에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름이 명시적으로 나온다(마태 27,56, 마르 15,40, 요한 19,25 참조).
또한 네 복음서 모두, 그 세부적인 내용이 각각 다르기는 하지만, 마리아 막달레나가 혼자서든 또는 무리 중의 한 사람으로서든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음을 처음으로 목격했다고 전한다.
마태오 복음서에 따르면,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러 갔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고 흰옷을 입은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서는 무덤 입구의 돌을 옆으로 굴렸다. 천사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으며 갈릴래아에서 그분을 뵙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28,1-10).
마르코 복음서에 따르면, 마리아 막달레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가 안식일이 지나고 해가 뜨자마자 무덤으로 갔는데, 무덤의 입구를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무덤 안에는 희고 긴 옷을 입은 젊은이가 있었는데, 그가 예수님은 되살아나셨다며 갈릴래아에서 그분을 뵙게 될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여자들은 겁에 질려서 그곳에서 달아났고, 두려워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16,1-8).
루카 복음서에는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가 무덤에 갔을 때는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고, 무덤 안에는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그리고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이 나타나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느냐고 일깨워 주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도들은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고, 베드로만이 무덤으로 달려가서 살펴보고는 일어난 일에 대해 놀라워했다(24,1-12). 그리고 되살아나신 예수님은 여성들이 아니라 엠마오로 가던 클레오파스와 다른 한 제자에게, 그다음에는 이 두 제자가 서둘러서 되돌아간 예루살렘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24,13-49).
요한 복음서에서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때 무덤으로 간 마리아 막달레나는 돌이 이미 치워져 있는 것을 보았고, 즉시 베드로와 요한 사도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두 사도는 무덤으로 달려가서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지는 못했다. 그들이 무덤을 떠난 뒤에도 그곳에 남아 있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 안에서 흰옷을 입은 두 천사를 보았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그들에게 누군가가 주님을 꺼내 간 것 같다고 하소연하고는 뒤로 돌아섰는데, 거기에 예수님이 서 계셨다. 처음에는 그분을 알아뵙지 못했지만, 그분이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는 순간에 비로소 알아뵙고는 “라뿌니!” 하고 외쳤다. 그분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라고 이르셨다(20,1-18).
이 말씀, 곧 “내 형제들에게 가서 전하여라.” 하신 말씀으로 해서, 교회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사도들에게 파견된 사도’라고 일컫게 되었다.
이렇듯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제자이자 초기 교회에서 중요한 인물이었음에도, 그에 대한 기록은 별로 없다. 다만 몇몇 기록들에 그는 예수님께서 각별하게 아끼신 제자이자 영적으로 통찰력 있는 인물이었다고 전해 올 뿐이다. 게다가 한때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회개한 매음녀 또는 루카 복음서에 나오는 죄녀(7,36-50 참조)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그리고 동방 정교회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 온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뒤 로마 제국의 티베리우스 황제가 주최한 연회에 초대받았다. 그 자리에서 그는 흰 달걀을 손에 들고서 황제에게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습니다!”라고 외쳤다. 그리스도가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것은 흰 달걀이 붉게 변하는 것만큼이나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황제가 대꾸하는 순간, 마리아 막달레나의 손에 들려 있던 흰 달걀은 밝고 선명한 빨간색으로 변했다.
그리하여 훗날 교회 미술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종종 빨간색 달걀을 손에 든 모습으로 묘사된다. 또는 향유를 담은 옥합을 손에 든 모습으로도 묘사된다. 오늘날에도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는 회개하는 죄인과 가죽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는다.
[성모님의 군단, 2025년 10월호, 이석규 베드로(자유기고가)] 0 1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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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색 달걀과 옥합을 든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 옥합을 든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 빨갛게 물들이고 꾸민 부활 달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