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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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상식: 성가정 성화 중에 요셉 성인을 할아버지로 그리는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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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성가정 성화 중에 요셉 성인을 할아버지로 그린 경우를 봤습니다. 왜 그렇게 어색하게 그렸을까요?
성가정은 예수님의 가족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교우들은 성가정을 바라보며, 우리 가족도 성가정과 같은 가정이 되길 희망하며 신앙생활을 해나갑니다. 성가정에 대한 신심이 깊어지면서 레오 13세 교황님께서 세상의 모든 가정을 성가정에 봉헌하겠노라 하셨고, 1921년에 이르러 베네딕토 15세 교황님께서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성가정 축일을 제정하셔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주변에서 성가정의 모습을 담은 성화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데, 종종 성가정 성화에 그려진 요셉의 모습이 우리의 기대와 사뭇 달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나이 든 할아버지 모습이 낯설어 보일 때가 있지요. 이는 ‘예수님에게 형제가 있다’는 성경 속 표현(가령, 마태 12,46 등)에서 비롯된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이 ‘형제’라는 표현을 단순히 성모님께서 낳은 다른 아이들로 이해하는 개신교와 달리, 우리 교회를 비롯한 다른 종파들은 이 표현이 평생동정의 가르침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 요셉을 노인의 모습으로 그린 바르톨로메오 스케도니의 〈성가정〉
그런데 동방 정교회는 요셉이 첫 번째 아내로 살로메라는 여성과 이미 혼인했었던 홀아비라고 이해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요셉이 성모님과 결혼하고 성가정을 이뤘을 때는, 이미 이전 결혼에서 얻은 배다른 형제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요셉 성인을 나이 많은 노인으로 그리는 것은 이와 같은 설명을 배경으로 합니다. 요셉 성인이 아이를 여럿 낳고 재혼한 만큼, 성모님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평생동정’ 가르침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려고 한 셈입니다.
반면, 우리 가톨릭교회는 오래전에 예로니모 성인께서 이에 대해 밝히신 말씀과 입장을 같이 합니다. 예수님의 ‘형제’라는 말은 사촌을 의미한다는 것이지요. 성경에 이미 그런 용례가 여럿 등장합니다. 가령, 롯은 아브라함의 조카인데,(창세 11,26-28 참조) 형제라고 부를 때가 있었습니다.(창세 13,8 참조, אחים אנשים, 새번역 성경에서는 ‘혈육’이라고 번역) 또한, 당시 문화적인 환경 안에서, 이미 나이가 들고 자녀도 여럿인 남자에게 어린 딸을 시집보낼 때는 경제적인 이유 탓인 경우가 많았는데, 신앙심이 깊으신 ‘요아킴과 안나’ 성인 부부가 그런 목적을 위해 소중한 딸을 보냈을 리가 없다는 믿음도 한몫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모님과 요셉이 그 정도로(!) 나이 차이가 크게 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시각을 통해 순수한 사랑으로 결합하여 삼위일체의 하나 됨을 따라가는 성가정의 진실함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2025년 12월 28일(가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서울주보 4면] 0 12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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