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3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성경자료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즈카르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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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4-22 ㅣ No.9533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즈카르야의 노래

 

 

잠깐 한 가지를 짚어두고 갑시다. 루카 복음 첫머리에서는 “존귀하신 테오필로스 님”(루카 1,3)께 이 책을 적어 드린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은 “테오필로스님, 첫 번째 책에서 저는...”(사도 1,1)이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 문제를 애써 다루지 않더라도, 두 책이 이어지는 형태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첫 권인 루카 복음은, 다른 이들이 “처음부터 목격자로서 말씀의 종이 된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것을 그대로 엮은” 것처럼 이 책의 저자도 그 일을 자세히 살펴보고 적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처음부터 목격자였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목격자가 전해 준 것을 정리했다고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루카 1,1-4) 루카 복음에 대한 설명서입니다. 그리고 사도행전은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에 이르기까지”(사도 1,8) 복음이 전해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두 책의 전체 구도에 따라 루카 복음은 예루살렘에서 시작됩니다.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가 성전에 있을 때, 그에게 요한의 탄생이 예고되는 장면입니다. 요한의 탄생 예고와 예수님의 탄생 예고의 비교는 대개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나이 많은 엘리사벳과 처녀인 마리아, 믿지 않은 즈카르야와 믿었던 마리아...

 

마태오 복음은 예수님이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마태 1,1)인 메시아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요셉까지 이르는 족보 이야기로 시작하는 반면, 루카 복음은 성모님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라는 말씀도 마태오 복음 1장 21절에서는 요셉에게 전해지는데, 루카 복음 1장 31절에서는 마리아에게 전해지지요.

 

그런데 한 가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리아의 노래가 즈카르야의 노래보다 먼저 나온다는 점입니다. 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진 지 여섯 달이 되었을 때 마리아가 찾아가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라고 노래를 부르고, 그 엘리사벳이 아기를 낳은 다음에 즈카르야가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라고 노래합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즈카르야는 말을 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왜 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까?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믿었기에 선포할 수 있었고, 즈카르야는 믿지 않았기에 선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 없이는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즈카르야의 노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노래에서 요한에 대해 말하는 부분은 짧습니다. 노래의 앞부분에서는 하느님이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미 예수님의 탄생도 얼마 남지 않았고, 그러기에 아기(요한)가 예언자가 되고 길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달리 말하자면, 즈카르야는 요한이 태어남을 기뻐하지만 그가 노래하는 것은 하느님이 예수님의 탄생을 통해서 이루시는 구원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즈카르야가 마리아보다 앞서 노래를 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4월 19일(가해) 부활 제3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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