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30일 (목)
(백) 부활 제4주간 목요일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다.

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9: 최덕기 주교 착좌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4-29 ㅣ No.2008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9) 최덕기 주교 착좌


시대 앞서 ‘시노달리타스’ 구현한 선구자… 교구 내외적 성장 이끌어

 

 

수원교구 제3대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는 교구의 내적 성숙과 새로운 도약을 일군 교구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7년 정자동 교구청 시대 개막과 함께 탄생한 새 교구장의 첫걸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 1996년 2월 2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덕기 주교의 주교서품식 중 최 주교가 엎드려 성인호칭기도를 바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최덕기 부교구장 주교 임명

 

1992년 제2대 교구장 김남수(안젤로) 주교가 만 70세가 됨에 따라 교구는 사제평의회에서 부교구장 주교 임명 필요성에 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논의는 김 주교의 교구장 착좌 20주년이던 1994년 본격화됐고, 마침내 1995년 1월 25일 최덕기 신부가 부교구장 주교에 임명됐다.

 

최 주교 임명으로 교구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두 명의 주교가 함께 사목하는 교구로 거듭났다. 부교구장 주교는 교구 사목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임명된 교구장 후계권을 지닌 주교다. 최 주교 임명 당시에는 ‘부주교’라는 명칭으로도 불렸다. 보좌주교의 경우 교구장을 계승할 권한이 없지만, 부교구장 주교는 교구장 퇴임 시 교구장으로 임명된다.교구는 1996년 2월 4일 「수원주보」를 통해 최 주교의 부교구장 주교 임명 소식을 알리며, 최 주교에게 “급속히 성장해 가는 교구의 활성화와 2000년대 복음화를 기해 바람직한 소공동체로의 전환”이라는 과제가 주어졌음을 시사했다.

 

같은 해 2월 22일 주교로 서품된 최 주교는 교구 총대리를 맡으며 교구 사목에 뛰어들었다. 특히 주교 임명 당시 교구청 직제 개편과 정자동 신교구청사 마련이라는 교구의 큰 사업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최 주교는 교구장을 보필하며 교구 체계를 다져나갔다.

 

교구 체계를 다지면서 최 주교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교구청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작업이었다. 최 주교는 ‘좋은 생각 창안제도’ 등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분위기를 쇄신했고, 교구청의 활성화를 위해 관심을 기울였다.

 

1997년 1월 교구청의 정자동 이전과 함께 ‘소공동체 기도모임’도 시행했다. 최 주교는 교구청 직원들이 매주 국별로 소공동체 기도모임을 실시하며 서로 삶과 신앙을 나누고, 일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교구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교구청에서 소공동체 기도모임을 활성화시킨 것으로, 향후 전개될 소공동체 운동을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기도 했다.

 

- 1996년 2월 2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덕기 주교의 주교서품식을 마치고 최 주교가 교구민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제3대 교구장 착좌

 

최 주교가 부교구장 주교로 활동한 것은 1년 4개월 정도에 불과했다. 김 주교의 교구장 사임 청원이 1997년 6월 7일 교황청에서 수락된 것이다. 이에 따라 최 주교는 제3대 교구장으로 교구장직을 계승했다.

 

최 주교는 주교 서품 당시 사목표어를 ‘그리스도와 함께’로 정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세상을 위한 교회, 교회 구성원 모두 함께하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의미를 담은 성구다. 주교 문장 역시 그리스도를 따라 사목함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세상 구원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뜻을 담아 만들었다.

 

같은 해 9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교구장 이취임식에는 하느님의 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 초대교구장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 등 한국 주교단과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를 비롯해 사제단, 수도자, 평신도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 1997년 9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최덕기 주교의 착좌식 중 최 주교가 주교좌에 앉아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최 주교는 교구장으로 취임하면서 내적으로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교구 공동체, 외적으로는 사랑·정의·평화를 사회에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 전례의 활성화 ▲ 간부 교육 ▲ 소공동체 활성화 ▲ 복음선포 ▲ 사회복음화 등의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최 주교는 자신이 설정한 사목 목표와 실천 방안을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하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구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경청하고자 했다. 그 대표적인 모습이 ‘성직자·수도자·평신도 합동 총회’다.

 

성직자·수도자·평신도 합동 총회는 교구장의 결정을 교구민에게 공표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전 교구민의 의견을 수렴해 공동 목표를 설정하는 자리였다. 교구민들이 능동적으로 복음화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다짐함으로써 목표를 더 강하게 추진할 힘을 얻고, 또한 교구 구성원들이 일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997년 10월 9일 열린 합동총회에는 최 주교를 비롯해 교구 내 사제, 수도자, 평신도 대표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합동총회를 통해 교구는 1998년 교구 공동 실천 목표를 ▲ 성령의 힘으로 소공동체를 활성화하자 ▲ 성경 말씀을 읽고 쓰고 묵상하자 ▲ 성령의 힘으로 복음화에 앞장서자 등으로 정했다. 

 

합동총회는 교구 역사상 최초로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교구장의 사목 목표와 실천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수립한 자리였다. 교구 내 각계각층의 구성원들이 복음화를 위해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함께 식별하는 오늘날 ‘시노달리타스’라 부르는 정신을 이미 구현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최 주교는 후에 이 합동총회에 관해 “하느님을 향한 하나의 사랑으로 일치한 우리들의 다짐은 더욱 뜨거운 내·외적 선교 열정이었다”며 “특히 전 교구민들이 능동적으로 복음화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다짐한 것은, 교구의 공동복음화 목표 설정을 더욱 쉽게 해줬을 뿐 아니라 강력하게 추진하는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 1997년 9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최덕기 주교의 착좌식이 거행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6년 4월 26일, 이승훈 기자] 



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