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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세계의 성모 성지: 프랑스 케리앙(성모 발현 성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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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성모 성지] 프랑스 케리앙(성모 발현 성지) 영원한 도움의 성모
- 케리앙 성모 발현 기념 성당
1) 성모님 발현 이전
아일랜드 출신의 성 골롬반(543~615년)은 사제 서품을 받은 후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유럽 선교 여행을 떠났다. 전승에 따르면 574년 그는 12명의 제자와 함께 첫 번째 선교지인 프랑스 브리타뉴 지방에 상륙하여 수도원을 설립하고 금욕과 청빈한 공동생활, 고해와 기도생활을 실천하였다.
이어 아일랜드 출신으로 골롬반의 제자이자 선교 여행의 동반자였던 성 갈루스(프랑스어 생 갈)도 브리타뉴에 도착했다. 성 갈루스는 610년경 브리타뉴에 있는 마을인 케리앙에서 치유와 영적 정화를 상징하는 샘물이 솟아나게 했으며, 그 인근에 소박한 목조 경당을 세운 후 자신이 직접 나무로 조각한 성모상을 경당에 모셨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경당은 점차 훼손되어 폐허가 되었고, 9세기 중반에 이르러 성모상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2) 성모님 발현
1652년 8월 15일 목요일, 태어날 때부터 청각장애로 말을 하지 못하던 열한 살의 목동 소녀 잔 쿠르텔에게 성모님이 나타났다. 성모님은 빛나는 후광 속에 흰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구름으로 둘러싸여 서 계셨다. 성모님은 초원에서 양을 돌보고 있던 잔에게 어린 양 한 마리를 달라고 하셨다. 잔은 이 소리를 듣고 “이 양들은 내 것이 아니고 내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버지가 동의한다면 양을 드릴게요”라고 말하였다. 성모님에 의해 잔에게 듣고 말할 수 있는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성모님은 부모님에게 가서 자신의 요청을 전하라고 하셨고, 이에 잔이 양 떼를 걱정하자 성모님은 자신이 돌보겠다고 말씀하셨다.
잔은 집으로 돌아가 성모님의 말을 전달하였다. 부모님과 이웃들은 그녀가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감탄하였다. 잔의 아버지는 여인이 딸에게 듣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으니 그분께 양 떼 전체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잔은 초원으로 돌아가 성모님께 아버지의 약속을 전달했지만 성모님은 아무런 반응 없이 사라졌고 잔은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성모님이 잔에게 다시 나타나 “나는 너희를 도우러 온 동정녀 마리아다. 나는 공경을 받기 위해 이 장소를 선택했으며 이 마을 케리앙 한가운데에 나를 위한 성당이 세워지길 바란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아버지는 주교에게 성모님을 위한 성당을 짓도록 요청하겠다고 약속하였고, 마을 사람들과 잔을 데리고 교회법을 전공한 올리비에 오드랭 신부를 만나러 갔다.
- 성 갈루스의 샘(좌) 첫 번째 성모 발현지에 있는 십자가
이후 8월 17일, 18일, 19일에도 성모님은 잔에게 나타나셨으며 8월 20일에는 성모님이 “나의 메시지가 하늘에서 온 것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나는 너에게 말한다. 오래전에 공경받았던 나의 조각상을 성 갈루스의 샘물 근처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주셨다. 그날 마을 사람들이 성모님이 가리킨 장소를 파내자 성 갈루스가 조각했던 성모상이 나와 사라진 지 800년 만에 찾아낼 수 있었고, 잔의 이야기가 진실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3) 성모님 발현 이후
1652년 9월 11일, 생브리외 교구의 주교 드니 드 라 바르드(Denis de La Barde)는 성모님의 발현을 조사하기 위하여 케리앙으로 가서 잔 쿠르텔과 여러 증인들을 직접 조사하였다. 그리고 주교는 성모님 발현을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으며 성모님께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Our Lady of Eternal Aid)이라는 호칭을 부여하였다. 또한 주교는 성모님이 발현한 지 한 달 후인 9월 20일, 성모상이 발견된 자리에 성모님을 위한 성당의 초석을 놓았다. 이후 수많은 순례자들이 케리앙으로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1656년 8월 9일에 성모 발현 기념 성당이 완성되었으며 여러 차례의 개보수와 확장 등을 통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성모 발현 기념 성당의 중앙 제단과 스테인드글라스(좌) 성모 경당의 제대와 성 갈루스의 성모상(우)
성당은 라틴 십자가 형태의 평면으로 되어 있는데 십자가의 상부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중앙 제단이, 십자가의 좌측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성모 경당이, 우측에는 성 안나 경당이 있다. 성당 중앙 제단의 뒤쪽 제단벽 중앙에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님의 성상이 모셔져 있으며, 그 좌우에 성모님의 아버지인 요아킴(우측)과 성모님의 남편인 성 요셉(좌측)의 성상이 배치되어 있다. 중앙 제단의 좌우측 벽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1개씩 있는데 좌측은 주교가 잔 쿠르텔을 조사하는 장면이, 우측은 주교가 경당의 초석을 놓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성모 경당에는 성 갈루스가 조각하였고, 사라졌다가 다시 찾은 성모상이 제대에 모셔져 있으며, 벽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성 갈루스가 성모상을 안고 지팡이로 샘물이 솟아 흘러나오게 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성모님의 어머니인 안나에게 봉헌된 성 안나 경당의 제대에는 성 안나가 어린 성모님을 안고 있는 성상이 있으며, 벽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구름에 둘러싸인 성모님이 시현자인 잔 쿠르텔에게 발현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중앙 제단 앞쪽 바닥에는 시현자인 잔 쿠르텔의 무덤이 있다.
성지에는 성모 발현 기념 성당 외에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홀, 시현자 잔 쿠르텔 홀, 성 갈루스의 샘물, 순례자를 위한 회관과 숙소, 안내 데스크와 성물방, 넓은 정원이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6년 9월 20일 프랑스 브리타뉴 지방의 생트 앙 도레의 성 안나 대성당에서 약 15만 명의 신자가 모인 가운데 미사를 집전하였다. 미사 후 교황은 식당으로 이동하던 중 케리앙 성지의 모형을 보게 되었고, 프뤼쇼 몬시뇰은 케리앙에서 일어난 성모님 발현과 당시 진행 중이던 성지의 조성 상황, 그리고 재정적 어려움에 관해 설명하였다. 이에 교황은 세 번이나 “여러분은 반드시 해 낼 것이며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고 격려하였다. 이 일화를 기념하여 이후 야외 미사가 거행되는 건물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홀’이라 불리게 되었다. 해마다 8월 15일(성모 승천 대축일이자 케리앙 성모님 첫 발현 일자)과 9월 둘째 주 일요일(주교가 발현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날)에 케리앙 성모상의 행렬이 진행되는데 성당에서 성모님이 잔 쿠르텔에게 처음으로 발현하신 장소까지 만 명의 순례자가 함께 참여한다.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케리앙 성지 모형 앞에서 설명을 듣고 강복하는 모습(좌)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홀
한편 1950년 8월 5일, 교황 비오 12세는 케리앙의 성모상에 대한 대관식을 공식적으로 승인하고 축복하였다. 그해 8월 14일, 추기경과 주교, 수도원장 그리고 200명이 넘는 사제와 2만 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모상에 왕관을 씌우는 대관식이 거행되었다. 2002년에는 성모님 발현 350주년 기념식이, 2020년에는 대관식 70주년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성모님의 군단, 2026년 4월호, 최하경 대건안드레아(서울대교구 도곡동성당)] 0 9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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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갈루스가 조각한 성모상
- 시현자 잔 쿠르텔의 얼굴(성모상 경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