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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일치기도주간에 돌아보는 형제 그리스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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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1-17 ㅣ No.645

일치기도주간에 돌아보는 형제 그리스도교회


다른 듯 닮은 전례공간에서 그리스도인 일치를 희망하다

 

 

-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내부는 서방교회와 동방교회 양식이 결합된 성공회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일치는 선물입니다. 기도로 청해야 하는 은총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월 20일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을 맞아 이렇게 말했다. 교황 말처럼 분열된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해서는 함께 기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매년 1월 18~25일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의 일치와 협력을 위해 기도하는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이다. 이 주간을 맞아 우리와 함께 일치기도주간을 지내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한국정교회 서울 성 니콜라스 대성당, 서울 정동제일교회를 찾아 그리스도인 일치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호기심에서 열린 마음으로

 

서울시청 맞은편에 위치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근사한 유럽풍의 가톨릭 성당같이 보이지만, 성공회 성당이라는 말에 한 번도 담장을 넘어가볼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당 곳곳에서 한국적 요소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까만 기와지붕을 이고 있는 빨간 벽돌 건물이다. 성당 내부, 아담한 창으로 스며드는 스테인드글라스 색감 또한 한국의 오방색을 떠올리게 했다.

 

성공회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에 한국 전통건축기법이 어우러진 건물이다. 이 양식은 성공회의 역사 및 전통과 맥락을 함께한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교회는 크게 두 차례 분열했다. 1054년 서방교회와 동방교회가 분열돼 가톨릭과 정교회로 나뉘었고 16세기 종교개혁으로 교회는 또다시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뉘었다. 이 분열 과정에서 성공회는 다양한 신앙 전통과 개성을 인정하며, 나라와 문화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형태로 이어져왔다.

 

특히 성공회의 전례는 가톨릭교회와 비슷하다. 성호경을 바치고 가톨릭교회와 마찬가지로 누룩 없는 빵을 사용해 성체성사를 거행한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주임 주낙현(요셉) 신부는 “전례전통 측면에서 가톨릭교회와 성공회는 전례양식이 대단히 비슷하다”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구원자이신 예수님 안에서 하나”라며 “주님께서 서로 사랑하라, 하나가 되라고 하신 뜻을 같이 헤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세상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데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 내부는 정교회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성당 전체에서 이콘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 남재성 기자.

 

 

일치는 하느님의 뜻

 

서울 정동 한복판에 위치한 한국 최초의 개신교(감리교) 교회인 정동제일교회. 뾰족한 탑 위에 높게 솟은 십자가와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교회 건물은 여느 성당과는 조금 다른 양식의 건물이었다. 가톨릭교회, 성공회와는 달리 대부분의 개신교 교파들은 성체성사를 단순히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는 예식으로 규정한다는 점에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있지만, 개신교 신자들 또한 우리와 같은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께 기도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함께 일치기도주간을 기념하는 형제 교회다.

 

같은 전통과 역사를 지녔지만 현재의 모습은 닮은 듯 다른 형제 그리스도교회들. 한 분이신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은 우리가 용서를 청해야 할 잘못이다.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은 그리스도교 분열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양한 모습으로 분열된 각 교단은 여러 문제가 파생되자,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했다. 이후 교회의 갱신과 일치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특히 18세기 이후, 갈라진 그리스도인의 일치에 대한 기도와 관심이 커졌다.

 

주교회의는 1965년 ‘전국 그리스도교 재일치위원회’(현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전신)를 설립했고, 이듬해에는 한국천주교회와 대한성공회가 서로 방문하면서 기도회를 시작했다. 이러한 교회일치를 위한 노력은 2014년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창립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가톨릭교회를 비롯 대한성공회와 한국정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한국구세군, 기독교한국루터회 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교단이 일치기도주간을 기념하고 있다.

 

1885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서울 정동제일교회 전경.

 

 

이해는 일치를 위한 첫걸음

 

이번 일치 순례의 마지막 여정으로 서울 아현동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을 찾았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비잔틴 양식의 동그란 지붕이 인상적인 성 니콜라스 대성당은 정교회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성당에 들어서자, 성공회와는 전혀 다른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붉은색 카페트에 성당 벽과 천장 전체가 이콘(성화)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정교회는 넓게 보면 가톨릭교회와 신앙에 관해 일치한다. 성공회와 마찬가지로 정교회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예수님을 통한 구원, 성사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믿는다. 또 가톨릭교회와 마찬가지로 일곱 성사를 거행한다.

 

다만 전례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일단 서양 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율리우스력을 쓰는 교회가 많아 주님 부활 대축일 등 주요 전례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주님 성탄 대축일이 1월 7일이다. 하지만 한국정교회의 경우 율리우스력을 쓰지 않고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을 기념한다. 또 가톨릭, 성공회와 달리 정교회의 성체는 누룩이 들어간 빵을 사용한다.

 

한국정교회 대교구 비서 박인곤(요한) 보제(補祭, 가톨릭교회의 부제)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평일에 성당이 비어있을 때 들어와서 함께 기도할 수는 있지만, 예수님의 몸과 피를 영하는 가장 중요한 성체성사는 함께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지금의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운동에 대해서도 박 보제는 “형식적인 일치, 외적인 일치가 아니라 본질적인 일치가 굉장히 필요한 때”라며 “쉽게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만큼, 교회 안에서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서울 시내에서 1시간 남짓 걸으면 순례할 수 있는 거리에 자리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정동제일교회 그리고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 그리스도교 분열의 역사 속에서 갈라진 형제 교회들이지만, 직접 찾아가 전례공간을 보면서 그 신앙의 뿌리를 이해하고, 서로를 만나고 대화하는 순례를 통해 그리스도인 일치를 향한 희망을 체감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2년 1월 16일, 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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