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8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신앙] 내리신앙 깊어가는 믿음: 아이가 신앙을 굳게 하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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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1-24 ㅣ No.1749

[내리신앙 깊어가는 믿음] (23) 아이가 신앙을 굳게 하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저희 아이는 주일미사도 거르지 않고, 주일학교도 잘 나가고, 전례부 활동도 열심히 합니다. 가족들과 식사 전후 기도나 아침 저녁기도도 거부감 없이 잘 바치고요. 그런데요,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하니 이렇게 열심히 성당에 다니지만 가끔은 ‘얘가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될 때가 있어요. 아이가 자기의 신앙을 굳게 하도록 도와주려면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살면서 관계 맺은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그것은 그저 아는 사람과 친밀한 사람입니다.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바로 관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심이란 상대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상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관심을 말합니다. 이러한 관심이 일방적인 것이 아닌 상호 간의 관심일 때 우리는 친밀한 사람, 바로 친구로 여깁니다.

 

특별히 유년기에 이러한 친구를 만드는 일은 중요한 과업입니다. 이 시기는 개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 부모, 교사에서 친구로 전환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우정을 맺으며 충분한 정서적 지원과 인정을 받은 아이는 자아존중감을 갖는데 큰 도움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성장 과정 안에서 진실한 친구인 ‘베프’(Best Friend)를 사귈 수 있도록 애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자녀의 신앙 여정에서 부모는 자녀가 예수님을 그저 좀 아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무엇을 원하실까?’를 고민하고 예수님을 향한 깊은 관심을 표현하는 베프로 여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에서 예수님의 우정 어린 초대를 마주한 두 인물을 언급하십니다. 바로 베드로와 부자 청년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시몬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6)고 묻습니다. 이는 곧 “너는 나를 벗으로서 사랑하느냐?”하시는 물음입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베드로는 기꺼이 응답하며, 그물을 버리고 사랑하는 벗 예수님을 따라 우정 어린 삶을 살아갑니다. 한편 좋은 지향을 두고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켜온 부자 청년이 있습니다.(마르 10,17-27)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던 예수님은 그 청년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으니,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손을 내미십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그는 자신이 가진 많은 재물을 버릴 수 없었기에 슬퍼하며 떠나갔고, 예수님의 사랑 가득한 시선을 깨닫지 못한 채 멋진 우정이 될 수 있었던 만남의 기회를 놓칩니다. 만약 그가 예수님의 초대에 응답했다면 그는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복음 속의 두 인물의 예를 통해 자녀의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우정 어린 초대에 얼마나 열려있는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 아이가 가정의 신앙 문화 안에서 기도와 전례, 교회공동체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 아이는 신앙의 습관을 익히고, 무엇보다 예수님을 접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이 한 아이가 진짜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자녀가 깊은 신앙을 갖도록 돕기 위해서는 자녀가 의무감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교회 공동체의 재미있는 활동이나 친구 관계에만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교리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설령 죄를 짓고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도 늘 사랑으로 기다리시며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우리와 우정을 맺고 싶어 하시는 분이시지요. 그런 예수님을 자녀가 알고 느끼도록 부모는 자녀에게 내가 만났던 예수님에 대해, 그리고 예수님과의 만남 안에서 느꼈던 사랑을 자주 나누어 주십시오. 그때 자녀 또한 부모가 예수님과 맺고 있는 친밀한 우정 안으로 초대될 것입니다.

 

사랑이신 예수님과 벗이 된다면 우리의 자녀들은 세상의 가치가 예수님의 가치와 반할 때 그것을 식별해 낼 것입니다. 예수님과 친구가 되고자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헤아리려 하고, 가르침을 따르고자 할 것입니다. 그렇게 눈앞의 작은 일들보다 더 큰 하느님의 꿈을 품고 실천하는 복된 삶으로 나아가게 되겠지요. 오로지 자발적인 기대와 기쁨으로 기꺼이 그분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순간에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자녀들에게 우정의 초대를 건네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 자녀, 손자녀들의 신앙 이어주기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 조부모들은 이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시면, 지면을 통해서 답하겠습니다. 이메일 : hatsal94@hanmail.net

 

[가톨릭신문, 2022년 1월 23일, 조재연 비오 신부(햇살사목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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