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원 산책: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7-01 ㅣ No.421

김선자 기자의 수도원 산책 ⑥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하느님의 정원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자리한 대구 가르멜(Karem Ei, 하느님의 정원과 포도밭) 여자 수도원은 살아계신 하느님께 대한 생생한 믿음과 불타는 사랑으로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를 지향하며 엄격한 봉쇄의 고독 가운데 끊임없는 기도와 봉헌으로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절대성과 사랑의 현존을 보여주면서 온갖 상황에 처해 있는 모든 이들과 영적으로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하느님의 정원에서 고요와 평화를 누리는 가운데 오전 5시 15분 기도를 시작으로 묵상, 기도, 미사, 노동, 대침묵으로 하루하루를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수도원의 발자취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은 대구대교구의 영적성장과 사제들의 성화를 위해 기도하는 수도공동체의 필요성을 절감한 고(故) 서정길(요한, 제7대 대구대교구장) 대주교의 요청으로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가르멜 여자 수도원이 1961년 엘리야 수녀와 예수의 데레사 수녀를 포함한 6명의 수녀를 파견하면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의 수도원 설립을 위해 제의방 빨래와 제병 판매 등으로 부지 매입과 공사 기금 마련을 위해 힘썼고, 오스트리아 부인회 등 세계 각 지역 교회의 수많은 은인들의 도움으로 엘리야 수녀의 감독 하에 공사를 시작하게 되어 1962년 9월 14일 축성식을 가졌다.

이후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사도적 열정으로 기도와 희생의 삶에 투신하며 봉헌한 회원들은 이땅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충실히 드러내며 대구대교구의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기로 약속한 가르멜의 소명을 충실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 일치위원회의 요청으로 교회일치를 위해 기도와 희생으로 영적지원을 해왔다.

수녀들은 제병 작업, 전례초 제작, 양계 등으로 경제적 자립을 이뤄냈고, 특히 전례초 제작은 한국 양초 기술발달에 기여했다.

설립 34년을 맞은 해인 1996년 5월, 상주 가르멜 여자 수도원을 설립하여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설립자인 예수의 데레사 수녀가 첫 회원이 되었다.


영성과 양성과정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은 12세기 가르멜 산 엘리야샘 근처에서 복되신 동정마리아를 공경하며 수호자로 모시던 은수자들의 삶의 양식에 따라 깊은 고독과 침묵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기도와 은둔, 노동, 그리고 온 삶을 교회봉사에 희생하는 것을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수도원에 입회하게 된 자매들은 “묵상기도란 자기가 하느님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하느님과 단 둘이서 자주 이야기하면서 사귀는 친밀한 우정의 나눔”이라는 예수의 데레사 성녀의 정신에 따라 가르멜 성소에 대한 적성과 지향, 그리고 영육간의 건강상태를 재식별하는 1년 6개월 청원기를 보내게 된다. 이어 관상적 데레사 가르멜 특수생활양식을 통해 그리스도를 따르는 정신을 깊이 받아들여 가르멜의 고유한 요구를 알고 체험하는 수련기와 수련기에 익힌 수도적 경험과 교의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완성하고 장엄종신서원의 결정적 봉헌에 적합한 준비를 갖추는 유기 서원기를 지낸다. 그러고나면 공식적인 장엄종신서원으로 복음적 권고를 서약함으로써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께 축성된다. 이후에도 회원들은 수도봉헌생활의 본질을 이루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양성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그분과 한마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묵상하고 일한다.


사도직 활동

가르멜 수녀들은 교구 내 모든 사제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평신도들의 복음화와 쇄신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 회원 감소로 48년 동안 해왔던 전례초 제작을 마감한 수녀들은 2년 전부터 제병 만드는 일을 통해 대구대교구와의 유기적 관계를 이어가며 기도와 봉헌으로 모든 힘을 영혼 구원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은숙(수산나) 원장 수녀는 “세상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도 10년 전부터 난방을 하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매월 첫 토요일 오후 5시 기도를 성소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에게 개방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관상 수도회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피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기도와 은둔, 침묵으로 살아가는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수녀들의 삶은 낯선 이방인처럼 다가오지만 그들이 보여준 삶은 진정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성소 문의 : 053) 622-4408
블로그 : www.cyworld.com/carmeldg

[월간빛, 2012년 6월호, 취재 김선자(수산나) 기자]


6,90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