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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좌담회 창조질서 보전 어떻게 구체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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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7-26 ㅣ No.1844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좌담회 ‘창조질서 보전 어떻게 구체화할까’


“그린 뉴딜도 기업 지원에 불과… 환경 정책 전면 재검토 돼야”

 

 

전 세계적인 감염병 팬데믹 속에서, 기후위기에 직면해 생태계와 자연환경의 파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가톨릭교회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7년 여정에 돌입했다. 가톨릭신문사(사장 김문상 신부)는 가톨릭기후행동(공동대표 강승수 신부·임미정 수녀·최경해)과 함께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어떻게 부응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기획 ‘기후는 공공재입니다’를 총 14회에 걸쳐 연재했다. 이어 기획을 마무리하는 좌담회를 통해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소명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생각해본다.

 

진행 : 최용택 취재팀장

일시 : 2021년 7월 15일 오전 11시

장소 : 서울 중곡동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

 

 

- 최용택 취재팀장(이하 최 팀장) : 먼저 우리 사회와 교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나 깊이 인식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임미정 수녀(이하 임 수녀) : 과거에 비해서 환경 문제, 특히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은 나름대로 모두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삶 전체의 통합적 변화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부분적인 실천 노력에 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도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도자들의 삶을 일관하는 총체적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개인적 노력과 실천을 넘어서는, 수도회의 회칙과 양성 지침 등에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전체 수녀회에 공문을 보내고, 총회 등에서 통합생태론의 실천을 위한 지침을 다루고 수도회 양성 과정에 그러한 요소들이 포함되도록 지침을 제안했습니다. 개인이나 소그룹의 영역을 넘어서 수도회 전체로 생태적 회개의 노력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 강승수 신부(이하 강 신부) : 기후위기를 포함한 생태환경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임계점에 거의 다 왔다는 것입니다.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집에 들어와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땀을 식히면 마치 더위가 없는 것처럼 생각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 지구의 기후는 조금 더 더운 정도가 아닙니다. 약간만 더 온도가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됩니다. 생태계 멸망으로 이어질 임계점이 바로 우리 턱밑까지 와 있다는 현실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합니다. 생태환경, ‘녹색’을 말하면서도 여전히 개발과 성장을 최고 가치로 여깁니다. 갈 길은 먼데 땅거미는 집니다. 녹색과 경제성장은 결코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 황인철 위원장(이하 황 위원장) : 지난해 여름 녹색연합에서 시민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응답자 대다수가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기후위기를 환경 운동가나 단체들의 관심사로 여겼지만, 지금은 기후위기를 자기 문제로 인식하는 시민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수치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과연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얼마나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는 고민해야 봐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에는 개인적 실천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화석연료를 펑펑 쓰고 대량 생산과 소비를 하며, 엄청난 폐기물과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우리 삶의 양식과 구조를 통째로 바꾸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의식은 여전히 시민과 기업, 정부 모두에게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 최 팀장 :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환경운동과 기업, 정부의 환경 관련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 임 수녀 : 회칙 반포 목적이 파리기후협약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종교가 사회적 이슈에 큰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지요. 바로 그해에 세계가톨릭기후행동이 발족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에 한국가톨릭기후행동이 출범했습니다.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후 교회 환경운동의 행보, 회칙 반포 5주년과 이어진 7년 여정 등 교회 안에서의 환경운동 맥락은 과학자들이 지적하는 지구 멸망의 임계점과 직결됩니다. 바로 그런 차원에서 시민사회, 단체들과의 연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봅니다. 이처럼 「찬미받으소서」의 메시지가 교회 밖에서도 큰 공감을 불러왔고, 나아가 가톨릭교회가 지닌 조직적인 움직임이 시민사회의 환경운동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황 위원장 : 「찬미받으소서」는 현재 지구가 처한 상황, 그리고 인류가 어떻게 기후위기를 비롯한 생태환경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지, 정확한 사실과 분석을 토대로 지적하고 제안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종교적 입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큰 보편성을 담고 있습니다. 회칙의 핵심은 자연 생태계의 울부짖음과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것이 시민사회의 기후 운동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과 일치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불평등과 정의의 문제를 외면한 채, 기후위기를 기업활동을 통해서 해결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녹색 자본주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정의의 관점에서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습니다. 「찬미받으소서」가 바로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 또한 엄청난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 강 신부 : 「찬미받으소서」 반포에 대해서 일반 환경단체에서 먼저 소식을 들었습니다. 회칙은 생태환경을 지키는 일이 더 이상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본래 성덕 생활의 핵심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환경운동을 하면서 개인의 실천과 관련해서 조금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욕망 충족을 최고 가치로 삼는 자본주의 체제가 굳건한 상황에서 과연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지요.

 

이런 고민을 나누다가 어떤 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환경운동은 독립운동 하듯 해야 한다고. 정황상 도저히 독립을 이룰 수 없을 것처럼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후손들에게 떳떳한 아버지로 남기 위해서 독립운동을 해야 했던 것처럼요. 개인적 노력이 지구 생태계의 멸종을 결정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시대적 요청에 대한 투신은 개인의 구원에도 지대한 영향 미칠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 황 위원장 : 개인의 실천적 노력과 사회 구조 변화는 같이 가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불 꺼라’, ‘재활용해라’ 등 개인적 실천에 초점을 맞춥니다. 각자 자기 가정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처럼요. 하지만 개인이 아무리 전기를 아껴도 석탄발전소 한 곳에서 내뿜는 온실가스조차 감당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실천이 사회 구조 변화를 이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합니다. 소비자로서 의무를 다하고, 정치적 사회적 행동의 주체로서 소명을 자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환경보호를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투표를 통해서, 집회와 시위를 통해서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을 바꿔야 합니다.

 

- 가톨릭신문과 가톨릭기후행동이 공동기획한 ‘기후는 공공재입니다’를 마무리하며 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가톨릭신문사 최용택 취재팀장,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 분과장 임미정 수녀,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승수 신부, 기후위기비상행동 황인철 공동집행위원장. 사진 박영호 기자.

 

 

- 최 팀장 : 사회 구조와 환경 정책의 변화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현재 정부의 환경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강 신부 : 지금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개발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그린’을 내세우지만, 가덕도, 새만금,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는 신공항 추진 경과를 보면 그야말로 ‘기후악당’의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유럽에서는 2시간 이내 항로는 폐쇄하는 추세인데, 이미 충분한 공항이 있음에도 계속 새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서 탄소제로를 실현한다는 구상, 이미 자라고 있는 나무를 뽑고 베어내고 새로 나무를 심는다는 그런 구상도 어이가 없습니다. 나무들을 베어내면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생명들은 어쩌란 말이지요? 원전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반생명적이고 감당할 수 없는 핵폐기물을 만들어내는 원전을 소형화해서 전국에 뿌려놓겠다는 발상 등등 정부의 환경 정책을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 황 위원장 : 거대 양당과 정부가 항상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경제 성장, 특히 대기업의 이익입니다. 대기업의 이익이 근본적으로 침해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정부 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됩니다. 현 정부가 출범 초기에 내놨던 수많은 개혁 정책들이 지금은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공공의 것을 사유화하는 것이 문제지요. 기업들이 오염물질을 내뿜고 그 비용은 전체 사회에 전가합니다. 이는 공공성의 파괴입니다. 그런데 정부정책을 보면 그런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합니다. ‘그린 뉴딜’ 역시 대기업의 경제활동 지원입니다. 자동차 산업 전환 과정에서 정작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한 것은 노동자들인데, 미래차를 구상하는 정부 기구 안에 참여하는 이들은 기업가들뿐이고 노동자들은 원천적으로 배제됩니다.

 

- 최 팀장 : 가톨릭기후행동은 한국천주교회의 기후위기 대응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동안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짚고 가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 임 수녀 : 올해 초에 출범 1주년을 기념하면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물론 변화와 진전이 있었지만, 신자들의 인식과 실천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조사를 실시하면서 참조했던 자료가 20년 전에 실시한 ‘초록교회만들기’ 설문조사였는데, 그 조사의 제안들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제도교회 안에서의 환경운동이 다소는 기계적이고, 신자들의 참여도 역시 저조한 상황입니다.

 

▲ 황 위원장 : 저는 시민단체의 활동가로서 가톨릭기후행동의 활동을 높이 평가합니다. 워낙 열심히 기후행동을 전개하셔서, 시민사회 안에서도 큰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경운동에 있어서도 가톨릭교회의 영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염병과 기후위기가 종종 사람들에게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유발합니다. 큰 재앙과 위기 앞에서 많은 이들이 좌절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습니다. 그렇게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도록 힘을 주는 분들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영성이라고 생각하고, 가톨릭교회 안에는 그 풍부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그 영적 자산을 사회와 나누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강 신부 :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이 시작됐는데, 개인적으로는 제주교구의 기후위기 대응 로드맵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교구 사목국장 신부님이 생태환경위원장을 겸임하고, 교구 전체 사목에 생태환경, 7년 여정을 핵심 가치로 상정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교회 활동과 사목의 근간으로 자리 잡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생태적 회개와 환경보호가 신앙의 부수적이고 부차적인 임무가 아니라, 신앙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소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이기도 하지요.

 

- 최 팀장 : 이제부터라도 ‘모든 이’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천적 대응에 나서기를 함께 희망합니다.

 

[가톨릭신문, 2021년 7월 25일, 정리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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