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22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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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4-14 ㅣ No.1130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2022년(이슬람력 1443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무슬림과 그리스도인

 

 

사랑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우리 가족들을 포함해 전 세계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감염되어 앓고 회복하였지만, 그 후유증으로 아주 오랜 시간 고통과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파재절로 막을 내리는 라마단을 거행하면서 우리는 당신 섭리로 우리 모두를 보호해 주시는 전능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우리는 세상을 떠난 이들과 아픈 이들을 위하여 애도와 희망을 담은 기도를 드립니다.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과, 우리의 모든 생활 방식에 영향을 끼친 그 참혹한 여파로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인 나눔에 새롭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보내는 이 경축 메시지에서 이 주제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선물을 함께 나눕니다. 공기, 물, 삶, 음식, 쉼터, 의료와 제약 발전의 결실,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과 기술 진보의 결실과 그 적용, 우주의 신비에 대한 지속적인 발견 등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풍요로움과 너그러움에 대한 깨달음은 우리 마음을 하느님에 대한 감사로 가득 채웁니다. 이와 동시에 그러한 깨달음은 어느 모로든 도움이 필요한 우리 형제자매들과 그분께서 주신 선물을 나누도록 힘을 줍니다. 실직 때문에, 세계적 감염병과 관련하여 발생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직면한 빈곤과 위태로운 상황들로 우리의 의무인 나눔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박합니다. 

 

나눔의 가장 깊은 동기는, 우리 모든 존재가 그리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우리 재능을 우리 형제자매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데에 사용하여야 하고 가진 것을 그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가장 좋은 나눔의 모습은 다른 이들에 대한 참된 공감과 실천하는 연민에서 생겨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신약 성경에서 의미 있는 도전을 발견합니다.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7-18). 

 

그러나 나눔은 물질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눔에는 모든 인간 삶을 이루는 슬픔과 기쁨을 서로 나누는 것이 포함됩니다. 바오로 성인은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을 다음과 같이 초대하였습니다. “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로마 12,15).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고통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스콜라스 오쿠렌테스[Scholas Occurrentes]의 학생들과의 만남, 2018.5.11. 참조).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을 포함하여 우리의 친지, 친구, 이웃의 삶에서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에 그에 대한 나눔의 자세와 마음가짐은 공감하는 데에서부터 나옵니다. 이들의 기쁨은 우리의 기쁨이 되고 이들의 슬픔 또한 우리의 슬픔이 됩니다.

 

함께 나누는 기쁨에는 자녀의 출산, 질병의 치유, 학문적, 직업적, 사업적 성공, 여행에서의 안전한 귀가 등은 물론 그 밖의 여러 계기들도 있습니다. 또한 믿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기쁨이 되는 주요 종교 경축일의 거행이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종교의 이러한 경축일들에 그 종교를 믿는 친구와 이웃을 방문하거나 축하를 전할 때, 우리는 그 경축일 거행의 종교적 차원을 우리의 것으로 삼지는 않지만 그들이 거행하는 축일의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함께 나누는 슬픔에는, 그 무엇보다도 가까운 이의 죽음, 가족 가운데 한 사람에게 찾아온 병마, 실직, 기획이나 사업의 실패, 때로는 결국 파탄에 이르는 가정의 위기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구들의 친밀함과 연대가 더욱 필요한 때는 기쁨과 평화의 때보다는 위기와 슬픔의 때임이 분명합니다. 

 

사랑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언제나 모든 이웃과 친구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우리의 바람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모든 사람과 온 세상을 품어 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함께 나누는 인류애와 거기서 비롯되는 형제애의 징표로 약속드리며, 평화롭고 풍성한 라마단과 기쁜 파재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바티칸에서

2022년 2월 18일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추기경

사무총장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

 

<원문 Pontifical Council for Interreligious Dialogue, Message for the Month of Ramadan and ‘Id al-Fitr’ (1443 H./2022 A.D.), Christians and Muslims: Sharing Joys and Sorrows, 2022.2.18., 영어와 이탈리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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