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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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6: 레지오 단원과 성체, 그리스도 신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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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110

지오 마리애 훈화 (6)


5. 레지오 단원과 성체(교본 제8장 1 - 4항:76 - 83면)
 
1) 미사 성제(교본 76 - 77면)
 
2) 말씀 전례(교본 77 - 78면)
 
미사에는 성찬의 식탁(제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의 식탁(독서대)도 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는 까닭이다. 말씀 전례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 미사가 믿음의 잔치일진대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믿을 수 있다.
 
교회는 주일 미사를 위해 3년 주기로 독서를 배정하였고 평일 미사를 위해서는 2년 주기로 독서를 배정하였다. 신자들은 말씀 전례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 역사 전체를 터득할 수 있다. 주일 미사의 말씀 전례는 제1독서, 화답송, 제2독서, 복음 환호송, 복음 봉독, 강론, 신앙 고백, 보편 지향 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제1독서로서 구약 성서를 봉독한다. 화답송은 시편으로 되어 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말씀해 주셨으니 그분께 시편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제2독서로서 신약 성서를 봉독한다. 제2독서 봉독이 끝나면 '야훼를 찬양하라'는 뜻을 지닌 '알렐루야'가 뒤따른다. 알렐루야는 복음 봉독 전에 그리스도를 환영하기 위해 모두 일어서서 부르는 노래이다. 사순절에는 알렐루야 없이 복음 환호송을 읽는다. 복음은 성직자가 봉독한다. 복음 봉독 전에 성직자의 인사에 응답하면서 엄지손가락으로 이마와 입술과 가슴에 십자 성호를 긋는다. 이것은 머리로 복음 말씀을 이해하고 기억하며, 입술로 복음을 이웃에게 전하고, 가슴에 복음의 진리를 간직하고 따르겠다는 상징적 행위이다.
 
강론은 독서와 복음 내용을 생활 전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주일 미사 강론은 신자들의 신심을 키우고 신자 생활을 성장시키는 데 필수적이며 신자 재교육의 역할도 한다.
 
교회는 평일 미사에도 가능하면 강론을 하도록 권장한다. 강론이 끝나면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한다. 신앙 고백은 하느님의 말씀 전체에 대해 동의를 표명하는 회중의 응답이다. 사도 신경은 천지 창조부터 사후의 영생까지 구원의 역사 전체를 요약해 놓은 믿을 교리이다. 말씀 전례는 보편 지향 기도로써 마무리한다. 보편 지향 기도는 보편적인 청원의 성격을 띤 신자들의 기도이다.
 
"성당에서 성서가 봉독될 때는 하느님 자신이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며, 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선포하고 계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 말씀을 봉독하는 것은 전례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속하며 참석한 모든 사람은 경외심을 가지고 그 말씀을 경청해야 한다. 성서 봉독으로 하느님의 말씀이 모든 시대의 사람들에게 들리고 이해될 수 있으나 전례의 한 부분으로 이루어지는 강론, 곧 산 사람의 입으로 이루어지는 성서 해석으로 그 효과는 더 커지는 것이다"([미사 경본 총지침], 9항).
 
강론 때나 미사 후에 신자들에게 그날 독서와 복음 내용에 대해 질문하면 대다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말씀 전례 때에 정신 집중을 하지 않고 하느님 말씀을 건성으로 듣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말씀 전례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늦게 미사에 온다.
 
레지오 단원들은 미사 중에 생명의 말씀인 하느님의 말씀과 강론을 잘 듣고 실천하여 은혜로운 나날을 보내야겠다. 말씀 전례에서 특히 성모님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한 분이기 때문이다.
 
3) 성모님과 일치하는 성찬의 전례(교본 78-80면)
 
말씀 전례가 끝나면 성찬 전례가 이어진다. 성찬 전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 부분은 예물 준비인데 예물 준비 기도, 예물 봉헌, 예물 기도가 여기에 속한다. 둘째 부분은 성찬 전례의 중심 부분으로서 감사기도이다. 감사기도를 구성하는 요소는 감사송, 거룩하시도다. 성령 청원과 축성문, 기념과 일치 기원,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한 전구, 마침 영광송이다. 성찬의 전례 마지막 부분은 영성체 예식으로서 주님의 기도, 평화 예식, 하느님의 어린양, 영성체, 영성체 후 기도이다.
 
성찬 전례는 빵과 포도주로 이루어지는 십자가상 제사요 잔치이다. 신자들은 사제가 축성된 빵과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들어올릴 때 우러러보면서 마음속으로 토마스 사도처럼 '제 주님, 제 하느님'(요한 20,28) 이라고 신앙을 고백한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변화되지 않은 빵과 포도주가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로 변화되었음을 믿는다는 것은 신앙의 신비이다. 그래서 사제가 '신앙의 신비여'라고 말한다. 축성 기도와 거양 성체는 특히 중요한 순간이므로 모두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과 일치하여, 성찬 전례에 참여해야 한다. 성모 마리아는 미사에서 제관이요, 제물인 그리스도의 모친이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어머니이므로 교회는 성찬의 전례 중에 "영원으로부터 주님의 사랑을 받는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부른다. "구원 사업에 있어서 어머니와 아드님의 일치는 갈바리아에서 그 절정에 이른다. 그곳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하느님께 올리는 흠 없는 제물로 내어 놓으셨고, 성모님은 십자가 곁에 서서 당신 외아드님과 함께 심한 고통을 당하셨다. 성모님은 아드님의 희생 제사에 모성애로 동참하셨고, 당신 자신이 낳으신 아드님을 제물로 봉헌하는 데 사랑으로 동의하셨으며, 당신 자신마저도 영원하신 아버지께 봉헌하셨던 것이다"([마리아 공경], 20항). "그리스도 교인들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신 그리스도의 몸이 현존하는 성찬 전례, 곧 구원의 신비를 기념하는 전례를 통하여 성모님의 모성을 특별히 이해하고 체험하게 된다"([구세주의 어머니], 44항).
 
성모님은 온 인류를 대표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서 계셨던 것처럼 지금도 미사가 봉헌될 때마다 제대 곁에 서 계시면서 기도로써 예수님의 구원 사업을 돕고 계신다. 갈바리아에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시자 성모님과 함께 있던 로마 군단의 백인대장과 병사들이 갑자기 회개한 것도 성모님의 기도 덕분이었다. 그들은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마태 27,54) 하며 두려워하였던 것이다. 로마 레지오에 속한 그들은 성모님이 갈바리아에서 처음으로 맞아들인 특이한 자녀들이었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은 미사에 올바르게 참례하기 위해 미사 중에 성모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곁들여야 한다. 또한 미사 중에 하느님의 아들이 제물로 봉헌되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 자신을 성자와 일치시켜 오직 하나의 제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임과 동시에 단원 자신의 산 제사이기 때문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갈바리아의 숭고한 희생 제사가 실제로 다시 펼쳐지는 미사에 성모님의 의향과 일치하여 진실된 마음으로 무한한 은총을 느끼며 참례해야 한다.
 
4) 우리의 보화인 성체(교본 80-83면)
 
성체는 음식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음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먹고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라는 말도 있고 '식구(食口)가 몇이냐', 곧 '먹는 입이 몇이냐'고 묻기도 한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음식의 중요성을 잘 아시는 분이셨다. 그분께서는 '빵집'을 뜻하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고, 짐승의 먹이통인 구유에 뉘어졌고, 빵을 많게 하는 기적도 여러 번 행하셨고, 하늘나라의 잔치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하셨으며, 잔치에 자주 참여하시어 먹고 마시기를 즐겨 하심으로써 먹보와 술꾼이라는 비난도 받으셨고, 최후 만찬 석상에서는 성체성사를 세워 당신의 몸을 음식으로 남겨 주시고 돌아가신 분이시다.
 
악마도 음식의 중요성을 잘 알았기 때문에 먹는 것으로 인간을 죄짓도록 유혹한다. 원조 아담과 하와로 하여금 지선악수 과일을 따먹도록 유혹했고, 단식하는 예수님께 접근하여 가장 먼저 유혹한 것도 돌을 빵으로 만들어 먹으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육신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영신의 건강은 더 중요하므로 빵의 유혹을 물리치셨다. 하느님과 음식,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하느님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폴란드의 현대 성인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는 하느님과 음식 중에 하느님을 선택함으로써 수용소에서 이웃을 위해 굶어 죽은 분이다.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살펴보면 하느님과 악의 세력 사이에 일용할 양식 때문에 갈등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일용할 양식을 가운데 두고 하느님의 이름과 나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인지, 아니면 남을 용서하지 못하고 유혹과 악에 빠질 것인지 갈등하는 내용이다. 그 예로서 유다스 이스가리옷을 들 수 있다. 그는 예수님과 음식을 함께 먹을 때에 하느님 편에 서야 하는데 악마 편에 서서 은전 30냥에 스승을 팔아 넘겼던 것이다. 신자들 중에도 꽤 많은 사람이 먹고 살기 바빠서 기도도 안 하고 주일 미사도 빠지며 이웃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영육으로 건강해야 한다. 우리 인생이 일용할 양식으로 끝나 버린다면 육신 생명은 건강할지 몰라도 영신 생명은 영양 실조에 걸릴 것이다. 우리는 영신 생명의 건강을 위해 영적인 음식인 성체를 받아 모셔야 한다. 영성체는 하느님과 일용할 양식, 둘 다 만족시켜 준다. 레지오 창설자는 매일 두 번 미사 참례를 하고 영성체를 하였다. 그는 사랑과 나눔의 음식, 은총의 중심이며 보화인 성체가 모든 이의 마음을 다스리도록 하는 것이 레지오 활동의 주목적이라고 하였다. 그는 또한 영성체 하는 이들은 죄를 짓지 않도록 힘써야 하며 영적인 영양소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죄 중에 영성체를 하면 주님을 모독하고 자기 자신을 단죄하는 것이다(고린 11,27-29 참조).
 
성체에서 성모 마리아를 도외시할 수 없다. 성모님은 그리스도 신비체의 어머니이시며 성체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모신 곳이 감실일진대 성모님은 최초의 감실이시다. 성모님은 성체로써 우리를 양육하고자 하신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과 일치하여, 성체를 받아 모시지 않는 현상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단원들은 성체성사에 대한 지식과 사랑을 일깨우고 성체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죄와 냉담을 없애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하여 활동해야 한다.


6. 레지오 단원과 그리스도 신비체(교본 제9장 1-3항:84- 95면)
 
그리스도 신비체란 그리스도는 머리이시고 신자들은 지체로서 서로 결합하여 맡은 바 기능과 역할을 발휘하고 서로 도움으로써 신비로운 몸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 교리로서 레지오 마리애 창설과 사도직 활동의 밑바탕을 이루며 성모학과 더불어 레지오의 핵심 사상이다.
 
1) 이 교리는 레지오 봉사의 기초이다(교본 84-87면)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의 원형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요한 15,5)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제자들에게 최후의 심판 이야기를 하시면서 상선벌악 교리와 함께 도움이 필요한 불우 이웃이 바로 당신 자신임을 가르쳐 주셨다. 그후 사도 바오로가 이것을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로 발전시키고 체계화하였다. 이 교리는 바오로 사도가 행한 설교의 중심 주제로서 무려 163회에 걸쳐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교리를 체계화한 동기는 사도 자신의 개종 체험에서 비롯하였다. 그가 유다교인이었을 때 그리스도교인들을 박해하러 다마스쿠스로 가던 중에 갑자기 하늘에서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라는 음성이 들려왔다(사도 9,3-5참조). 그가 박해한 신자들이 바로 예수님 자신임을 알고 그리스도와 신자들이 서로 한 몸을 이루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그리스도 신비체를 박해했던 것이다.
 
프랭크 더프는 24세 때 빈첸시오 회에 가입하여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를 깊이 깨우쳤다. 그는 성모님과 일치하여 그리스도 신비체에 봉사할 목적으로 레지오 마리애를 창설하였다.
 
그는 실제로 불우한 소년과 함께 하룻밤을 지낸 경험으로 이 교리를 더욱 잘 터득하였다. 어느 날 한 밤중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2층 침실에서 내려가 봤더니 남루한 차림의 소년이 잠 좀 재워 달라고 하소연하였다. 그는 소년의 간청을 기꺼이 들어주고 친절을 베풀었다. 그런데 아침에 보니 그 소년은 온데간데없었다. 환하게 빛나는 소년이 새벽에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는 파출부의 증언에 바로 그 소년이 예수님이심을 확신하게 되었단다.
 
최초의 레지오 회합에서 영적 지도자의 훈화 내용도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였다. 단원들의 봉사 활동은 단순한 선행의 차원을 넘어 초자연적인 원리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곧 단원들은 활동 대상자 하나 하나에게서 주님이신 예수님을 뵙고 섬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초자연적 원리에 바탕을 두고 레지오 단원들은 간부와 동료 단원들에게서도 그리스도를 뵙고 존경해야 한다. 또한 단원들은 활동할 때 믿음의 정신으로 성모님과 일치하겠다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봉사 활동을 할 때 단원들 마음속에 이러한 초자연적 원리를 심어 주려고 레지오는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를 다음과 같이 상훈 셋째 항목으로 정하였다. "믿음의 정신으로 성모님과 일치하여 실질적이며 적극적으로 활동을 수행하며 그 활동 대상자와 동료 단원들 안에서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우리 주님을 다시금 뵙고 섬기시듯이 한다." 레지오 단원들은 이 상훈에 있는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가 레지오 봉사의 기초임을 명심하면서 봉사 활동을 해야겠다.
 
[
사목, 2001년 7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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